이달에도 결국 또 오바를 해버렸다.최근 들어 음반욕심이 높아졌나? 그전까진 매장가서 음반을 사다가 몇달전부터 인터넷으로 구입처를 바꾸고 난 다음 발생한 일인듯 싶다.시간날때 한번씩 보다가 보관함에 넣어두면 꼭 사게 된다.거기에 요즘 오디오를 구경만 하는데,오디오 구매에 대한 욕구가 채워지지 않으며 음반으로 푸느가보다.아무래도 목돈은 덜드니까.
바흐의 키보드 협주곡 녹음이다.글렌 굴드의 에디션 중 일부인데 6번 협주곡은 들어있지 않다.6번을 굴드가 그다지 선호하지 않았다고 한다.물론 실연에서는 연주한 적이 있지만 말이다.음반 내지를 보면 이 협주곡 녹음에 긴 시간이 걸린 이유가 설명되어 있다.지휘자 선정과 리허설 문제등이 걸림돌이었다고 한다.이 곡에 대한 녹음으로 최근 호평을 받은 머레이 페라이어 연주가 있다.기분에 따라 사실 좀 호불이 갈린다.어떨때는 페라이어의 감성 높은 터치가 맘에 들다가 또 어떨때는 무미건조한 굴드의 연주가 맘에 든다.하지만 피아노로 연주한 바흐에서 굴드를 빼놓으면 별로 남는게 없어진다.

압구정 풍월당 5월 음반 판매 1위라는 음반이다.모짜르트 레퀴엠의 현악 4중주 편곡판이다.피터 리첸탈인가 뭔가 하는 사람이 편곡한 거란다.이 사람은 모짜르트보다 조금 후대의 의사이자 아마추어 음악가였다.밀란에서 오랜기간 살았는데 모짜르트의 곡을 좀 대중적인 장소에서 연주할 수 있는 길을 찾다가 현악 사중주로 편곡하기로 했단다.현악 사중주의 긴장감이 레퀴엠의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하지만 합창부분이 빠져있으니 뭔가 빈 듯한 느낌도 든다.오히려 하이든의 <십자가위의 일곱말씀>처럼 현악 사중주에 합창을 포함한 형태였으면 더 좋았을 듯 하다.커플링 곡은 피아노협주곡20번이다.내가 좋아하는 곡임에도 포르테피아노의 소리때문에 그닥 끌리지는 않는다.

아바도의 구녹음,카플란의 구녹음,래틀의 버밍엄 녹음에 이어 또 하나의 <부활>이 내 CD장에 들어왔다.주빈 메타와 빈필의 75년 녹음이다.주빈 메타가 요즘은 뭐하나 모르겠지만 이때만 해도 절정기를 달리고 있었나 보다.메타의 음악적 특성중 하나가 음색강조라고 한다.그래서 그랬나 뉴욕필과 좋은 관계를 유지했었나 보다.이 음반에서 역시 화려한 음색과 긴장감 있는 템포가 처음부터 끝까지 유지된다.그리고 폭발력 역시 어디 하나 꿀리는 데가 없다.과거부터 비독일계 지휘자가 연주한 최고의 말러 중에 하나로 손꼽힌 음반이었는데 이름 값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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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의 음반 듣다가 이 음반 들으면 "아..오케스트라에 따라 소리가 이렇게 다르구나"를 확연히 느낄 수 있다. 뉴욕필과 레너드 번스타인의 말러3번 교향곡 이다. 그러고 보니 번스타인이 뉴욕필을 메타에게 넘겨주고 유럽으로 갔네.이 곡은 옛날 부터 확대포장한 말러로 유명했던 음반이다.어떻게 보면 과장된 듯 하면서도 끈적끈적함이 묻어있다.뉴욕필의 금관은 여전히 건조하다.에버리 피셔홀의 음향상태에 적응하다가 그렇게 된 듯하다.(가본적은 없지만 그렇다고 하데..)건조한 금관이 주는 직선의 황량함이 또 다른 매력이 되기도 한다.아바도의 최근 녹음과 비교해보면 아바도는 범생이이고 번스타인은 블러핑쟁이이다.하지만 너무 매력적이다.이런걸 주술적 매력이라고 하나.

제랄드 수제는 프랑스 출신의 바리톤가수이다.최근에 과거 음반들이 재발매되면서 세인의 주목을 다시 받는 가수가 바로 그이다.독일 리트를 프랑스가수가 부르면 어떨까? 아주 멜랑콜리해진다.독일어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는 나지만 대충 들어봐도 뭔가 독일어 발음에 두리뭉실하다.피셔 디스카우의 묵직하면서도 무뚝뚝한 딕션과는 차이가 있다.이 변칙성이 주는 독특함이 이 음반의 매력인 듯하다.수제 역시 디스카우에 비해 훨씬 부드럽게 곡을 소화한다.겨울들판을 헤메여도 품위를 잃지 않는 귀족풍의 해석이다.( 음반에는 <겨울나그네><백조의노래>가 들어있다.)

내가 처음으로 산 SACD이다.물론 아직 전용플레이어가 없어서 제대로 듣진 못하고 있다.그래도 하이브라이드라 일반 CD플레이어에서도 구동된다.왠지 음질이 더 나은 것 처럼 들리는데...실제 그럴지 아닐 지는 모르겟다.앞으로 SACD가 대세가 될 듯하다.물론 대중음악에서는 그닥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겠지만.일부에서는 MP3의 고압축이 LP소리까지 따라가서 결국 음반이 필요없게 될거라고 하지만 내생각은 좀 다르다.인터넷 소설이 있다고 종이책이 망하는 것은 아니다.화일도 저장된 CD....이것보다는 표지도 있는 SACD쪽이 더욱 땡긴다.야노스슈타커가 40년전쯤 남긴 드보르작 첼로협주곡 음반이다.

그러고 보니 이번달이 슈타커가 나랑 궁합이 맞나보다.최근에 델로스에서 나온 하이든 첼로 협주곡 1,2번이다.위의 녹음할때 슈타커가 35살정도 였다고 하는데 이 음반 녹음할때는 70정되되었을거다.딸랑 두곡이 들어있어서 뭔가 아쉬운듯 하다.미샤 마이스키의 활달한 하이든에 비해 약간은 거친듯 깊은 숙성이 느껴진다.마이스키의 경쾌하과 밝은 하이든에 익숙해져서 일까 아직까지 확 땡기지는 않는다.물론 슈타커가 긇는 첼로의 질감은 스피커를 타고 느껴진다.마이스키가 첼로에 기름발라 맨질맨질한 연주를 들려준다면 슈타커의 첼로에선 나무냄새가 난다.

클라우디오 아라우의 음반이다.수록곡은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1번과 삼중협주곡이다.사실 후자 때문에 구입했다.삼중협주곡의 라인업은 피아노-클라우디오 아라우/바이올린-헨릭쉐링/첼로-야노스 슈타커/지휘-엘리후 인발 이다.그 유명한 EMI의 오이스트라흐/로스트로포비치/리히터/캬라얀 라인업에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 문제는 조화력인데.... 약간 아쉬운 느낌이 든다.세링의 바이올린도 당당함이 떨어지는 듯하고 아라우의 피아노 음색은 튄다.워낙 독특한 음색이어서 피아노소리가 귀를 장악해버린다.

결과적으로 아라우의 진가를 발휘한 음반은 쇼팽의 <녹턴>이 되었다.아라우는 동시대 살았던 호로비츠,리히터,제르킨 등에 비해 국내에서 인기가 없다.하지만 아라우는 SP시대부터 CD시대까지 아주 정력적으로 활약했던 대단한 피아니스트이다.내가 특히 매력적으로 느끼는 것은 그의 묵직하면서도 영롱한 피아노 음색이다.다른 어떤 피아니스트도 아라우같은 음색을 만들어 내지 못했다.쇼팽의 녹턴에서도 그 무게감과 영롱함이 빛을 잃지 않는다.부닌류의 연약한 쇼팽도 아니고 폴로니류의 강철같은 직선의 강함도 아니다. 거장의 무게감이 쇼팽에 힘을 준다.

듀오 크로멜링크는 부부 피아니스트 듀오이다.이 둘다 몇년전에 자살했다고 한다.이들은 브람스,드보르작등 작곡가의 곡들을 피아노 듀엣으로 연주한 음반을 여러장 발표했다.베토벤이나 브람스의 교향곡 피아노판 편곡은 이것 저것 있지만 이 음반에 수록된 차이코프스키 교향곡<비창>은 쉬이 찾기 힘들다.음반에는 세계 초연 녹음이라고 한다. 교향곡의 피아노 편곡판을 들을때 교향곡에 비교해서 들으면 실패한다.60-70명이 만드는 소리와 피아노한대 또는 두대로 만드는 소리가 어찌 동일선상에서 비교될 수 있겠는가.편곡반 나름대로의 매력을 찾으면된다.이 곡 역시 그런 차원에서 들으면 재미있다.매일 밥만 먹을수는 없지 않은가.

** 내가 산 음반은 이음반은 아니다.이미지가 없어서...
말러가 편곡한 슈베르트의 <죽음과 소녀>를 구입했다.덥썩 집어들고 들어보니 현악오케스트라 편곡이었다.커플링은 드보르작 아메리카...2002년인가 4년인가 그래미어워드 뭐 그랬다.근데 정작 사중주와 스트링오케스트라는 듣는 재미를 둘만큼의 큰 차이를 보이진 않는다.좀더 부풀려지교 유려해졌다는 정도.이 레퍼토리의 관현악 버전도 있는데 그걸 구입했어야 했는데....아쉽당.
쿠이겐의 플룻 연주에 대핸선 모짜르트 사중주때 부터 믿음이 갔다.그는 플룻대신에 트라바소라는 일종의 목관 리코더를 사용한다.나무통을 통해서 나오는 소리가 훨씬 정감있고 따뜻하다.텔레만의 무반주 플룻 소나타..... 물론 전곡을 한번 다 듣기가 좀 힘든 면은 있다.특정 멜로디가 있는 것도 아니고 악기간의 조화가 있는 것도 아니다 보니 듣다보면 딴짓하곤 한다.현대음악보다 고음악에 대해 내가 좀 지루하게 느끼는 것도 그런 성향때문이기도하다.그나마 텔레만은 바흐랑 그닥 멀지도 않은데도 불구하고 말이다.김갑수의 책중에 <텔레만을 듣는 새벽에>라는 것이 있었다.이른 아침 들으면 어떤 느낌이들까?
*휴....쓰고 나니 걱정된다.이렇게 많은 음반을 사고 말았다.부인한테 죽었다.제발 살려주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