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 이야기
얀 마텔 지음, 공경희 옮김 / 작가정신 / 2004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파이란.....1) 밀가루에 버터등을 넣을 섞어 반죽한 뒤 과일,잼 등을 넣어 만든 요리.

                 2) 원지름으로 원둘레를 나눈 비,원주율 ...3.141592.......

                 3)^^ ..... 이거 적다가 생각난 영화 <파이란> 의 여자 주인공:

      요즘 이 책의 인기가 상종가를 구하고 있다.그래서 그런지 업데이트 되는 리뷰의 숫자도 봄날 낙숫물 떨어지는  속도로 빨라진다.당연히 좋은 리뷰들도 눈에 많이 띈다. 좋은 리뷰가 많은 탓에 한 글자 더 보태려니 머쓱하다.머쓱함은 곧바로  장난끼로 이어진다.(아...편도선이 부어서 목이 아프네.침 먹어가는 소리가 통증의 예령같다.)  위의 3가지 (파이란 도 포함)와 소설 <파이 이야기>의 공통점은 뭐가 있을까?  이리 기웃 저리 기웃 해본다. 암기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각종 연상법을 떠올려도 그다지 쉽게 떠오르지가 않는다. 에라...이럴 때는 이현령비현령 해도 되는 단어 하나 걸어 놓고 조립식 완구 맞추듯 우격다짐으로 밀어넣으면 된다.

역시 만만하니 " 삶 " 이다. 삶은 계란도 되고 삶은 고구마도 되고 어떤 사람은 라면도 삶아 먹는데...영화<원나잇 스텐드>에 보면 에이즈로 죽어가는 친구가 웨슬리 스나입스에게 그런다." 삶은 오렌지"라고 ...그렇다면 삶이 '파이'가 된다고 문제가 될 건 뭐 있는가? 단 삶이 삶기에도 용이하고 쓰기에도 편리하지만 진짜 살아가기에는 어렵다는게 문제라면 문제겠지.

 과자 파이도 삶이다.왜냐하면 이것 저것 섞어서 반죽하기 때문이다.우리네 삶이란게 원하는대로 마음 맞는 일만 발생하진 않는다.설령 사이가 안좋아도 밀가루와 사과쨈이 섞여서 버무러져야할 때가 있다.좋은 파이가 될려면. 망망대해에 떠다니는 소설의 주인공 파이는 호랑이 리처드 파커가 사랑스러웠을까? 기회가 닿는다면 물속에 빠뜨리고 싶었을 것이다.하지만 그랬다간 파커의 레프트훅 한방에 생을 달리했겠지.주인공 파이가 호랑이를 다루는 방법은 관계를 만드는 것이다.애초에 그 관계는 생존을 위한 훈련이었다.하지만 결과적으로 그 호랑이와의 쟁투가 없었다면 주인공은 이미 상어밥이 되어있을 것이다. 흔히들 말하는 상생의 정전치가 구명보트 안에서 이루어진다. 애플 파이에도 사과쨈과 밀가루의 비율이 상호의존적이어야 한다.사과쨈만 좋다고 쨈만 듬뿍바르면 달아서 한두조각 외에 먹기 힘들다. 파이의 생존 원칙 첫번째는 결국 상호의존성에 대한 깨달음이 아니었을까 한다.

원주율 파이도 끝나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삶과 같다. 원주율은 10에 12승까지 소숫점을 구했다고 하는데 아직 끝이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우리의 삶도 계속된다. 아우슈비츠에서도 살아남은 사람은 또 그 삶을 이어가야한다. 줄초상이 난 집에서도 저녁 밥상은 올라와야한다. 깊은 슬픔과 충격속에서도 삶이 이어진다는게 가끔은 가당치않아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그땐 조상들의 말을 떠올려야 된다. "산 사람은 살아야지" .

산 사람이 살아가면서 세상을 낙천적으로 보는 것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는 나이가 하나둘 들어가며 깨우치고 있다. 예전에는 슬플때 세상이 끝난 듯 낙담하고 기쁠때 세상을 다 얻은 듯 사는 것이 삶의 즐거움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마 꼭 그런 것 만은 아니었다.특히 어려운일이 닥쳤을 때 희망을 잃지 않고 낙천적으로 기다릴수 있는 사람은 가공할만한 내공을 가진 사람이다. 말이 쉽지 실제로 사람들은 작은일에 쉽게 좌절하고 웃음을 잃어버린다.하지만 소설 속 주인공 파이는 어떠한가. 하이브라이드 종교의 힘인지 생명보존의 열망때문인지 자신의 페이스를 결코 놓치는 법이 없다. 하루를 새롭게 만들고 또 하루의 발전에 희망을 얻는 이러한 낙천의 힘은 파이를 구명보트에서 살려낸 가장 큰 원동력이었다.

영화<파이란>...허참...장난스럽게 써놓고 결국 이것에 답을 해야하다니.이런걸 자승자박이라고 한다. 이것도 삶이다. 정답은 주인공 최민식에게 놓여있다. 젊은날 연극판에서 드라마로 뛰어들어 아기돼지 "꾸숑"으로 각광을 받았다.연기력있고 장래가 유망한 배우의 등장으로 당시 신문들이 호들갑을 떨었다.하지만 그 이후 기대와는 달리 대중들에게서 조금씩 잊혀져 갔다.간간히 얼굴을 비추며 '아 ..캐릭터 있는 배우 최민식이..."하는 정도로 잊혀질 듯 말듯 미약하게 남아있었다. 하지만 송해성 감독은 그를 싱크대에 오줌누는 퇴역 건달로 캐스팅했다. 인간말종 퇴역 건달이 파이란의 편지를 보며 등대앞에서 울던 장면 기억하시는지 모르겠다.아...눈물이 떨어지는 걸 막기 위해 극장의 천장을 쳐다봤던 기억이 새롭다. 영화<파이란>은 돌아온 터미네이터보다 더 멋지게 돌아온 배우 최민식의 제2의 전성기를 알리는 예포였다.결국 그 여세를 몰아 <올드보이>로 세상을 놀라게 하지 않았던가.꼭 상이 중요한건 아니지만 깐인가 베니스인가에서 < 올드보이>가  감독상을 받지 못했다면 남우주연상은 당연했다고 한다. 뭐 그동네 규정이 그런건 아니겠지만 심사위원사이의 안배가 있었겠지. 누가 최민식의 전성기를 생각이나 했겠는가. 그게 삶이다.( ...어처구니 없다구. 나도 그렇게 생각은 한다.근데 쭈욱 보고 나니 뭐 그럴싸 해보이기도 한다.그게 삶이지 뭐 어쩔것인가?^^)

이 소설이 영화로 제작된다고 한다.영화가 어쩌면 소설보다 더 재미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파아란 바다와 흰 구명보트와 오렌지빛 호랭이...어흥과 빛깔의 대비가 아주 좋다.이 소설이 영화로 되기에 좋은 이유가 또 있다.읽어보신분은 다 들 아실 그 끝에 반전.헐리우드 영화에서 좋아하는 류의 반전이다.입이 좀 근질근질하는데 .... 스포일러가 되진 않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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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5-01-31 18:59   좋아요 0 | URL
호호, 너무 재밌네요.
이 책 읽어보고 싶어졌어요.
영화 파이란, 최민식과 엮어내시다니, 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