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많은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에도 브루크너의 음악이 나온다.해상에 배들이 몰려가는 비장한 장면에 브루크너 7번 2악장 아다지오가 흘러나온다. 이 음악은 브루크너가 바그너의 부음을 접하고 만든 음악이다,일명 바그너 튜바가 사용되는 유명한 악장인데...뭐 또 드라마에서 들으니 기분이 묘하더군.


예전에 아는 선배중에 산속에서 7년을 사신 분이 계신다.그분이 지리산 자락에서 해지고 어둑해져가는 산자락을 바라보며 브루크너의 7번 2악장을 즐겨들었다고 했다.그분 왈 "하....그 기분을 ...뭐라 말로 설명할 수 있겠나? "  나 역시 브루크너 교향곡중 8번과 더불어 가장 좋아하는 곡이다.


캬라얀의 이 음반은 정말로 아름답다.선율미와 녹음만 따지고 본다면 이 음반을 넘어서는 브루크너 7번을 만나기도 어려울 것이다.천천히 그러나 아름답게 침잠해가는 2악장을 들으면 카라얀은 최고의 스타일리스트 였다는 생각을 떨칠 수 가 없다. 특히 브루크너는 빈필의 연주가 맘에 드는데 아마 1악장부터 떨리는 그 유명한 브루크너 트레몰로의 갸려린 현악연주를 빈필의 현들이 완벽하게 연주해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다음은 카랴얀의 후임으로 베를린의 수장이 되었던 아바도의 음반이다.그 역시 브루크너를 빈필과 녹음하고 있다.잘 세공된 연주로 따지자면 카라얀보다는 조금 거칠거칠한게 사실이다.하지만 이것도 카라얀의 연주가 너무 매끄럽기 때문이지 아바도의 음반이 투박하다는 뜻은 결코 아니다.아바도의 연주에서도 빈 필의 현은 그 위용을 드러낸다.그리고 금관 연주에 있어서 카라얀보다는 조금더 뿜어내는 금빛브라스를 보여준다.특히 뛰어난 점은 전체를 관망하는 균형감인데 조금 빈 듯하면서도 모범적인 아바도의 스타일을 그대로 보여주는 음반이다.


 



이 음반은 가장 최근에 세일할 때 구한 음반이다.일본의 알투스가 실황을 음반화해낸 것인데.이 음반에서도 한 브루크너 한다는 지휘자 요훔이 포디움에 섰다.이 음반에서 가장 놀라운 것은 사운드의 무게감과 긴장감이다.다른 음반들과 비교해볼때 땅밑 100m는 더 깊은 곳에서 소리가 울려나오는 듯 하다.호랑이가 한걸음 한걸음 발을 떼듯 장엄한 연주를 보여준다.2악장에서도 바그너의 죽음과 연관된 죽음에 관한 이미지를 가장 무거운 톤으로 보여준다.로얄콘서트 헤보와 요훔의 그 무게감에 박수를 보낼 수 밖에...


 



@@@,,,???? 시노폴리 음반 자켓 그림은 같은데 형태가 조금 바뀐 일본수입판이다.


각설하고 너무 일찍 세상을 떠나 안타까운 독특한 지휘자 주세페 시노폴리의 브루크너 7번. 이 음반에서 시노폴리는 아주 느린 템포를 취하는 듯하다.하지만 실제로 카라얀의 음반과 비교해보면 오히려 빠르다.물론 시노폴리판이 노박판이고 카라얀은 하스를 썻지만....요훔은 더 느리다.


시노폴리는 거의 종교적인 느낌으로 이 음반을 지휘한 듯하다.큰 진폭보다는 유려함과 신비주의적 연출에 더 신경을 쓴 듯 하다.이런 해석은 이 곡의 분위기를 더한층 높이는 역할을 한다.물이 스며들 듯 곡의 이미지가 듣는 이의 가슴에 스며든다. 2악장에서도 카라얀의 음반과 대조되는데 카라얀의 죽음이 새로운 변용으로 가는 희열을 담고 있다면 시노폴리는 훨씬 종교적인 해탈의 느낌을 준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mannerist 2004-09-19 2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난 봄 여행갔을때 빈에서 처음 접한 연주가 필라델피아 필 - 에센바흐의 브루크너 7번이었습니다. 1악장 도입부부터 여리게 떨리는 현악 트레몰로에 입석 구석에서 다리아픈줄도 모르고 다른 세계에 와있는듯한 환상이 들더군요. 이제껏 본 공연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공연이었습니다. 그리고 말씀대로 카라얀. 디테일 처리에 이양반 따라올 수 있는 사람. 정말 드물겠지요. 전에 4번 듣고 멍-해졌던 기억을 다시 떠올려봐도 말이죠.

드팀전 2004-09-20 17: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좋았겠다. 전 언제쯤 그래볼 수 있으려나...흑흑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