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오면 브람스 음악이 잘 들린다.그의 내향적 성격답게 그의 음악은 보수적이다.과격한 양식의 변화도 없으며 또 축축처지는 낭만적 기질도 없다.그의 낭만성은 다분히 절제되고 귀족적이다.펑펑울기보다는 남몰래 고개를 들어 흘리는 눈물이다. 그의 소심증은 베토벤에 대한 컴플렉스에 기인한다.존경이 컴플렉스가 되기도 하는 법.그는 나이가 들어서야 첫번째 교향곡을 내놓게 만들었다. 바로 당대 유명한 지휘자 한스폰뵐로가 " The 10th "라고 했다는 브람스 교향곡 1번이다.브람스는 교향곡을 4개 만들었는데 그러다보니 전집을 갖기가 다른 작곡자들보다 쉽다.^^  네 곡이 모두 매력이있고 조금씩 다른 양상을 보연준다.그중 가장 인기있는 것은 아마 1번일 듯 하다.


 

 칼뵘의 전집과 비슷한 시기에 재발매되어 경합을 벌였던 음반이다.독일레퀴엠까지 수록되어 있다. 줄리니의 연주는 늘 중용을 지키며 여유로운데 그러다보니 선율의유장함은 좋으나 선율의 명확성과 구조의 튼실함에서는 금새 귀에 들어오진 않는다.하지만 빈필의 여유있는 현악은 가을에 듣기 좋은 편안함을 만든다.아...조금만 더 땡겼으면 좋으련만.

 

카랴얀은 몇번에 걸쳐 브람스를 녹음했다.60년대 녹음이 검은 자킷에 멋지게 포즈를 취하고 잇는 음반인데 당시 최고의 브람스 1번으로 쳤다.90년대 음반은 보랏빛 스펙트럼이 있는 자킷인데 훨씬 탐미적인 연주이다.내가 처음 들었던 카랴얀의 브람스도 90년대 음반이었다.

이 음반은 70년대 음반인데 평론가들중에는 그의 다른 녹음에 비해 높은 점수를 주는 사람이 많다.카라얀의 금관 다루는 솜씨는 정말 혀를 내두를 정도인데 그게 베를린 금관주자들의 능력인자 카라얀의 조형술인지 알아내기 어렵다.내 생각에는 후자인듯.... 이 음반에서는 홀수 보다 짝수교향곡이 더 나은 듯하지만 1번 역시 이름값하는 연주임에는 틀림없다.



과거 최고의 명연으로 알려진 샤를르 뮌시의 녹음이다.긴장감이 높은 연주인데 반해 금관에서 조금 마음에 안드는 부분이 있다.그리고 마지막 악장에서 확 부어버리는 느낌이 요즘 연주에 비해서 조금 약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든다.

 

 

아....드디어 푸르트뱅글러다.이 사람의 브람스는 웅혼하다. 음질은 요즘 연주에 비해 떨어지는 게 사실이지만  둔중하고 결코 빠르지 않으면서도 강한 힘이 느껴진다.마지막 악장에서는  종료1분 남겨둔 유도선수처럼 모든걸 퍼부어준다.듣고 나면 시원하고 "이래서 푸르트뱅글러구나"하는 마음이 들게ㅣ한다. 개인적으로 푸르트뱅글러 음반중 제일 좋아하는 음반이다.

 

 


 

비운의 지휘자 귀도 칸델리다.이사람이 살아있었으면 아바도,클라이버등과 한판 했을텐데. 이 사람은 상당히 구조를 중시 여기며 연주한다.틀이 딱잡힌 연주다. 시간 비교를 해보지는 않았으나 느낌상 빠르고 직선적으로 연주한다는 인상이 강하다.아무래도 토스카니니의 영향을 받아서 그런것 같다.

최근에는 자주 듣지 않았는데 오늘 이 글을 쓰다보니 퇴근후에 들어야될 것같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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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nerist 2004-09-15 2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생각할때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1번을 교향곡 0번으로 쳐도 괜찮을 듯 합니다. 올여름 여기 중독되서 살았답니다. 가을엔 브람스. 라는 말씀이 와닿습니다. 저녁 먹을 때 들은 반트의 고지식한 1번 즐겁게 들었답니다. 제가 또 가지고 있는 건 번스타인과 빈필의 연주인데 조금 과장을 붙여 말하면 스테레오판 푸르트벵글러와 흡사하더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