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찬이와 재원이가 산타 할아버지 맞이 조신 모드에 들어갔다. 예찬이는 파워레인저 정글포스, 재원이는 판다 인형이 며칠전 산타 할아버지 목록에 기재되었다. 

예찬이는 집에서, 그리고 유치원에서도, '파워레인저'를 한번도  본 적이 없다. 유명한 '앵그리 버드'도 말이다. 먼저 '앵그리버드'에 대해 말하자면, 난 스마트폰 유저가 아니고, 아내는 게임이라면 '사다리 타기' 도 싫어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예찬이는 '앵그리버드'를 안다. 빨간새 말고 검은 새도 있다는 것을 나는 예찬이 때문에 알았다. (검은 새의 용도는 예찬이도 모르는 듯.)

'파워레인저'도 마찬가지다. 도대체 이 지구를 지키는 '파워레인저' 를 어디서 보았단 말인가?  아내는 유치원 친구들로 추정한다. 친구들의 T셔츠나 가방, 신발 등에 새겨져 있는 캐릭터, 그리고 아이들의 역할 놀이 대사들 "나는 파워 레인저 정글포스다."  내 어린시절 친구들과 '로봇 태권V'와 '마징가Z', '그레이트 마징가'가 되어 날아 다니며 싸웠던 생각을 해보면 아내의 추정이 100%맞을 것 같아.  

지난 주말 아이와 마트에 들렀다가 도대체 '정글포스'가 어떤 구성인지 알아보려고 장난감 코너를 들렀다. 지적 호기심 차원에서. 예찬이가 뭐라 뭐라 설명해주는데 예찬이도 잘 모른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친구들따라 '이게 정글 포스 갑돌이니 갑순이니' 하는 것만 해봤지 실제로 자기가 TV에 몰입해서 경험한 적이 없으니 당연한 일이다. 

대략 보니 분리/합체 로봇이었다. '독수리 오형제'라는 선험적 경험에 비추어보면 1. 인간으로 비닐 옷 쓰고 각기 재능을 발휘한다. 2. 더 강한 적이 나오면 합체 로봇으로 변신한다. 예찬이는 요즘 독수리를 비롯한 맹금류에 대해 관심이 많다. (예찬이는 검독수리 1호다. 재원이는 뭐 좋아하냐고 했더니. '양' 이란다. ) 그래서 그 많은 정글포스 파트들 중에 이카루스, 팔콘 뭐 이런 것들에 눈을 떼지 못했다.   

하여간 대충 '아, 정글포스가 저런 거구나' 하고 장을 보고 나왔다. 

회사에 와서 파워레인저 검색. "아...잘 모르겠다." 그러다가 아주 친절한 완구 사이트에서 파워레인저 정글 포스의 전모를 파악하고 말았다. (뚜둥) 

 대단히 복잡한 구성이다. 문득 예전에 여자 선배가 했던 말이 생각난다. "파워레인저 그거 하나에서 끝나는게 아니라구. 거기에 뭐가 또 있고 또 있고..그거 다 사주려면 끝장난다."  

일단 5명이 합체를 한다는 추론은 맞다. 그런데 정글 포스는 20여가지의 동물들의 캐릭터 능력과 다중 합체를 한다. 예를 들어 정글포스 이카루스는 매 같은 몇가지 동물들이 합쳐져서 완성된다. 또 정글포스 타이탄은 고릴라 같은 힘센 동물들이 합쳐져서 완성.  정글킹,정글 카이저, 정글 타이탄, 정글헌터, 정글 이카루스...등등이다. 

 최근에는 파워레인저 정글포스는 시리즈가 끝나고 파워레인저 미라클 시리즈가  나오고 있단다. 다른 캐릭터의 로봇 조합. 새로운 시장인 셈이다. 오늘 아침 파워레인저 공부 많이 한다. 자본주의의 작동 방식을 아주 우화적으로 보여준다.    

 파워레인저 캐릭터의 본질은 무엇인가?  '부모 지갑에서 돈 빼먹는 것' 이라는데 요즘 소와 말도 다 따라 해대서 지겨워 죽겠는 '500원'을 건다.  

그. 러. 나. 

파워 레인저에 대해 내가 고민할 필요가 뭐가 있담. 산타 할아버지가 알아서 하셔야할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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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 2012-01-15 0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제는 부모가 산타할아버지라고 아이들이 생각한다는 것이지요..ㅎㅎ 드팀전님, 오랜만에 들렀습니다. 새해 멋진 음악 많이 들으시고 예찬이에게 사사 많이 받으시길 빕니다. 형이상학적 사유의 본원성에 관한 위의 글 인상적이었습니다. 저도 요새 우리 아들-순보의 형이상학적 질문에 답하느라 ...

드팀전 2012-01-16 09:00   좋아요 0 | URL
아직은 부모와 산타는 다른 존재라서... 건강한 한 해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