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이 풀랑의 탄생 100주기였다.클래식 음악계에서는 풀랑의 탄생

100년을 맞아 각종 행사와 그의 음악세계를 다시 돌아보는 작업이 다양하게 펼쳐졌다. 나 역시 당시 풀랑에 대해선 그다지 잘 안다고 말할 수 없었다. 그래서 당장 레코드 샵에 가서 풀랑의 음반을 골랐다.

그때 처음 산 풀랑의 음반이 바로 데카에서 나온 이 음반이다.아마 당시 생각에 협주곡이 가장 무난할 것 같아서 골랐을 것이다.  (대개 음악가들도 협주곡부터 듣는게 가장 쉽다.)

이 음반에는 풀랑의 피아노 협주곡과 2대의 피아노를 위한 협주곡 (Sylviane Deferne / Pascal Roge)그리고 근대 음악에서는 드물게 만나는 오르간 협주곡(Peter Hurford )이 들어있다. 지휘는 마르타 아르헤리치의 전 남편이기도 한 샤를르 뒤트와가 맡았다.

 피아노 협주곡의 1악장은 피아노의 주선율로 바로 시작된다.그리고 오케스트라의 재현부가 이어지는데 이 멜로디가 한번 들으면 기억될 만큼 아주 인상적이다. 전반적으로 낭만주의의 전통을 이어가지만 중간중간 피아노와 오케스트라가 불협화음을 불러 일으키며 저돌적으로 변해가는 포인트도 인상적이다.2악장은 마치 모짜르트의 아다지오 악장을 듣는듯 하다.풀랑 자신도 모짜르트의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으니 모짜르트를 염두에 두고 작곡한 것이다.모짜르트 피아노 협주곡 20번의 아기자기한 2악장과 뉘앙스가 비슷하다.

두대의 피아노를 위한 협주곡 역시 도입부 부터 2대의 피아노가 상승 하강 멜로디를 종횡무진하며 다이나믹하게 진행한다.영화 음악과도 유사한 드라마와 색채감이 뛰어난 악장이다.1악장의 주선율도 한번 들으면 기억날 만큼 인상적이다.

오르간협주곡은 ...글쎄 바흐 음악 이후 오르간 협주곡은 만나본적이 없다....근대 음악중 보기 드물게 만나는 작품이어서 신선하다. 스토콥스키가 편곡한 바흐의 토카타와 푸가 처럼 장중한 오르간의 화음과 심포니의 웅장함이 이어진다.

뭐 이런 저런 음악 듣다가 좀 지루해지면 풀랑의 피아노 협주곡을 들으면 좋다. 기분이 좀 우울한 날이거나  여린 듯한 낭만주의의 음악이 좀 지겹고 원시적인 강렬함이 필요하다면 폴리니가 연주하는 바르토크의 피아노 협주곡도 아주 좋다. 협주곡은 아니지만 스트라빈스키 <봄의 제전> 역시 good이다.

 

출근길에 차 안에서 이 음반을 들으며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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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nerist 2004-08-06 0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름으로도 가물가물합니다. 구매음반목록에 추가시켜야겠군요. 대개의 음악가들, 협주곡부터 접근하는게 좋다는 말씀에 동감합니다.

바르톡. 제가 현대음악을 가장 먼저 접한게 그의 협주곡입니다. 선율보다는 리듬의 강렬으로 기억되는. 그저 리히테르가 전집 안남긴게 한입니다. 아니, 2번이라도 남긴 데 감사해야할까요? ㅜ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