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못가
백거이
산승이 마주 앉아 바둑을 두는데
바둑판 위에 대나무 그늘이 시원하네
대나무 그림자에 가려 사람은 보이지 않고
때때로 바둑 두는 소리만 들리네
소녀가 작은 배 저어
연을 훔쳐 따가지고 돌아오네
종적 감출 줄을 몰라
물풀 위로 산뜻 길이 하나 생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