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야구의 도시라는 부산에서 10년 넘게 살고 있다. 그런데 지금의 나는 야구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내 또래라면 누군나 한번쯤은 '야구광' 이었던 적이 있게 마련이다. 나 역시 그런 시절이 있었다. 초등학교 3학년 즈음부터 중학교1,2학년때까지.  

제일 처음은 고교야구였다. 동대문야구장. 

선린상고, 경북고, 부산고, 경남고, 천안북일고,광주일고, 군산상고 등등  

초등학교때 프로야구가 생기고 나는 OB의 팬이었다. 21번 박철순의 OB. 그 이후 최일언이 있을때 까지만 기억이 난다. 이후 나는 프로야구의 성적에 별 관심을 잃었다. 중학교 들어서면서 농구에 꼽혔다. 야구는 최소한 둘이 있어야 캐치볼이라도 가능한 반면 농구는 언제나 가능했다. 손이 꽁꽁 언 추운 겨울에도 빈 운동장에서 눈발을 맞으며 슛 연습을 했다. (그런 시절이 있었구나..하아..)  

농구로 전향한 나이지만 스포츠 하이라이트에서 박철순이 등판한 장면은 꼭 챙겨봤다. 왜냐하면 어린 시절 그는 나의 영웅이었으니까.( 동네리그 야구에서 최강투수였던 내게는 당연한 일이다.) 

 

 

나는 두산팬은 아니다. 두산감독이 누군지도 모른다. 나는 그저 'OB팬'일 뿐이다. (OB모자도 있다.) 선수들 이름으로 치자면 부산의 연고팀인 롯데 선수들을 더 많이 안다. 하도 주위에서 '그노마 자슥' '에라이 이 빙신가튼기'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니는 이름들을 많이 들어봐서다. 이 곳에서 롯데 야구선수들은 거의 마을동생이나 학교후배 또는 조카 정도 쯤으로 여기는 분위기다.  그래서 좀 듣기 거북한 욕도 편하게(?) 하는 것 같고,또 열광도 하는 것 같다.  

2.메이저 리그를 열심히 보는 사람은 Moneyball이란 단어를 알것이다. 초록색과 노란색이 배색된 모자를 쓰는 오클랜드 애슬래틱스의 단장 빌리 빈과  폴 드포데스타식 야구경영을 뜻하는 말이다. 마이클 루이스가 이들의 이야기를 <머니볼>이라는 책으로도 출간하여 히트를 쳤다. 

빌리 빈의 '머니볼' 핵심은 '출루율'이었다. 바로 'run'이다. 당시 MLB에서는 타율이나 홈런 같은 전통적인 선수 평가 수치만을 중심으로 트레이드 시장이 형성되어 있었다. 상대적으로 출루율은 그다지 중요한 통계가 아니었다. 영세한 구단인 오클랜드의 빌리 빈은 '출루율'이 괜찮으나 몸값이 싼 선수들을 대략 매입(?) 한다. 주식시장으로 이야기하자면 기업실적은 좋은데 저평가된 종목들을 찾아낸 것이다. 빌리 빈은 평가 기준을 '출루율' 에 촛점을 맞춘 것이다. 승리하려면 일단 점수를 내야하고 점수를 내려면 주자가 루상에 나가야 한다. 즉 안타든 포볼이든 일단 살아나가는 선수가 좋은 선수다.  오클랜드는 '머니볼'이라는 야구경영스타일을 가지고 5-6년간 상당히 좋은 성과를 기록한다. (최근에는 그다지 좋지 않다고 한다.)   

 올 가을경에 영화도 나온다고 한다. 브래드 피트가 빌리 빈의 역을 맡는다.야구가 수치와 통계의 경기이고 머니볼도 궁극적으로 그런셈이긴 하다. 하지만 스포츠의 진짜 재미는 그런 통상적인 수치와 통계를 뒤집는 의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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