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브루크너 8번 음반들이다.

다들 한 브루크너 하는 사람들이라 음반 평을 한다는 것은 내 능력밖인 듯 하다.

음색이 선명하고 선율선이 가장 분명한 것은 카라얀의 연주였다.빈필의 금관 연주 역시 벨벳의 부드러움과 은근함을 품고 있다.너무나 감미로운 아다지오 악장은 브루크너의 경건성에 파스텔톤 물감을 들인 섹시함을 보여준다.그걸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렇게 연주할 수 잇는 지휘자도 카라얀 말고는 드물다.

줄리니의 연주는 그의 스타일 답게 유려한 연주인데 개인적으로 7번이 더 나았던 것 같다.

첼리비다케는 앨범 자켓인 일본 료안지 (맞나? 갔다왔는데 가물가물하다) 의 선돌처럼 유유자적하다.아주 느린 템포로 한걸음 한걸음 브루크너를 잡아간다.그 느린 템포와 쉼표를 듣다보면 다음에 과연 어떤 진행이 이루어질까 궁금증을 불러 일으킨다.일류에서는 2%부족한 뮌헨필을 데리고 장엄한 브루크너를 만드는데 브루크너의 종교적 엄숙함이 가장 묻어나는 연주이다.

칼 뵘의 연주는 이중 가장 최근에 산 음반이다.칼뵘은 아주 솔직하고 당당하게 연주한다.머뭇거려야 할땐 확실히 머뭇거리고 달려나가야할때는 확실히 질주한다.음반평론가들이 뭐라 말할지 모르지만 교과서적이면서도 열정이 묻어있는 연주같다.금관의 그르렁 거림도 카랴얀의 말끔한 연주와달리 매력적이다.

마지막으로 로린 마젤의 연주인데....로린 마젤이 국내에도 그다지 인기 있는 연주자가 아니고 그의 브루크너도 낯설기때문에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음반은 아니다.하지만 베를린 필의 둔중한 현악과 조금은 어두운 금관의 조화가 브루크너 8번의 정곡을 짚어내는 듯 하다.(그게 뭔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내가 브루크너가 아닌데 어찌 알겠나?) 베를린필은 빈필에 비해 훨씬 중후한 맛을 준다.거기에 아직 젊은(?)로린 만젤이 패기를 보탠다.느린 악장이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튼실한 연주이다.가격대비로 본다면 더더욱 뛰어나다. 카라얀 사후 로린마젤이 베를린 필의 수장으로 오르내리기도 했었는데 만약 아바도 대신 로린 마젤이 베를린 필을 잡았다면 또 어떻게 되었을까.개인적으로 클라우디오 아바도의 팬이긴 하지만 장난삼아 한번쯤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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