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밤에 찬비를 맞으며 돌아온 우산이다. 아침에 나와 보니 거죽에 조그만 나뭇잎 두엇이 아직 젖은 채 붙어 있다.
아마 문간에 선 대추나무 가지를 스치고 들어온 때문이리라.
그러나 스친다고 나뭇잎이 왜 떨어지랴 하고 보니 벌써 누릇누릇 익은 낙엽이 아닌가!
가을! 젖은 우산이 자리에서 나온 손엔 얼음처럼 찬 아침이다
이태준 <돌>
......첫문장 하나로 지난밤 모든 상황을 다 말해준다.정말 대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