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밭 가운데 술 항아리

함께할 사람 없어 혼자 마신다

술잔 들어 밝은 달 모셔오니

그림자까지 셋이 되었구나

그러나 달은 술 마실 줄 모르고

그림자 또한 그저 내 몸 따라 움직일 뿐

그런 대로 달과 그림자 짝하여서라도

이 봄 가기 전에 즐겨나 보세

내가 노래하면 달 서성이고

내가 춤을 추며 그림자 어지러이 움직인다

깨어 있을 때에는 함께 즐기지만

취하고 나면 또 제각기 흩어져가겠지

아무렴 우리끼리의 이 우정 길이 맺어

이 다음엔 은하수 저쪽에서 다시 만나세

                                                      이백 <월하독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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