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자본주의'?
도대체 '착한' 이란 말과-또한 같은 논리값으로 '악한'이란 말도 마찬가지다- '자본주의'란 말이 결합 가능한 말인가? 이건 내가 생각하기에 명백한 범주의 오류다. 개인이나 기업들이 조금 더 윤리적으로 나아갈 수는 있지만 그것이 '착한'과 '자본주의'를 이어붙일 수 있는 만능접착제가 될 수 있을까?
장하준의 책에 대한 홍보문구에 '착한 자본주의'란 말이 자꾸 등장해서 그렇다. 물론 이 책은 올 하반기 인문학 베스트가 될 것 같다.(나쁜 일은 아니다) 내 주변에서는 장하준을 읽어보라구 그러면 후천개벽할지도 모른다고 입방정을 떠는 사람들이 꽤나 많이 나올 듯 하다. 1년에 인문학 서적이라고는 한두권쯤읽는 사람들이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를 위아래로 펴넘기며 " 이 책 꼭 읽어보세요. 정말 정말 훌륭한 책이에요." 라고 하는 경험을 지금까지 몇 번을 했다. 나는 그 때 마다 "그래. 재미있던가요?" 라고 말하고 말았다. 호들갑이 싫어서. 올 하반기에도 아마 이와 유사한 경험이 몇 번 더 있을 것 같은 예감이다. 이렇게 말들하겠지.
"장하준 보셨어요. 보셔야해요. 정말 훌륭하고 쉽거든요. 정말 이 사람을 대통령시키던가 아니면 장관이라도 시켜야 대한민국이 잘돼는데..."
뭐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