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비의 고비>   

고비에서는 고비를 넘어야 한다 / 뼈를 넘고 돌을 넘고 모래를 넘고/ 고개 드는 두려움을 넘어야한다// 

고비에서는 고요를 넘어야 한다/ 땅의 고요 하늘의 고요 지평선의 고요를 넘고/ 텅 빈 말대가리가 내뿜는 고요를 넘어야 한다// 

고비에는 해골이 많다/그것은 방황하던 업덩어리들의 잔해// 

고비에서는 없는 길을 넘어야 하고/ 있는 길을 의심해야 한다/ 사막에서 펼치는 지도란/ 때로 모래가 흐르는 텅 빈 종이에 불과하다// 

길을 잃었다는 것/ 그것은 지금 고비 한복판에 들어와 있다는 것이다  

 

.....최승호, 시집<고비> 중에서     

나는 지금 사막의 한복판을 건너고 있는 것일까? 사구로 추락하지 않고 능선의 날카로운 선을 따라 위태롭게...

  

 

 

 

 

Abdullah Ibrah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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