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사 - 단군에서 김두한까지 한홍구의 역사이야기 1
한홍구 지음 / 한겨레출판 / 200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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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은 아침부터 눈이 내릴듯 하늘이 부시시했다. 대학교 합격자 발표날이었다.물론 합격한 사실은 발빠르게 전화로 알아보았다.하지만 뉴스에도 꼭 나오지 않던가 합격자 명단 게시판앞에서 이름을 찾아보는 애들. 나 역시 그 짓을 한번쯤 해보려고 앞으로 모교가 될 학교를 찾았다.게시판 앞에서 이름 한 번 확인하고...합격자 중에 여자 이름은 몇명인지 확인했다. 기억에 6명쯤이었나.(남녀공학 대학 다니는 남학생들은 대부분 이런 일을 한다. 근데 나중에 알았다.그중 한명은 남자였고 단지 이름만 여자이름 같았을 뿐이었다는 걸.우리 모두 분개했던 기억이 난다.)

게시판 앞에서 얼쩡거리고 있으니 선배인듯한 사람이 반갑게 인사를 했다. '@@과 합격했어요?.축하해요.난 같은과 %% 학번인데.. '그 선배에 이끌려 어리버리 과방인데라는 델 같다.그리고 이런 저런 이야길 하길 한시간. 왠지 너무 가까와지는 것 같아 약속있다고 거짓말하고 일어섰다.그때 그 선배가 입학하기전 방학때 읽어보라고 메모지에 책 10여권을 적어주었다.

대충 내기억에...태백산맥,다시읽는 우리 역사,청년이 서야 조국이 산다.....등등 그런 책들이었다.받아서 꼬깃 꼬깃 접어 바지주머니에 넣어두었다가 세탁기 돌릴때 함께 돌렷다.물론 방학때 그거 읽고 있을 시간없었다.입시지옥에서 해방되었는데 또 책상머리에 앉아있으라니..

시간이 흘러 입학하고 ...세미나란거 하면서 우리 현대사란 거에 대해서 우리가 사는 사회의 모순 구조에 대해서 분단의 현실에 대해서 알고 배우게 되었다.맑스도 배웠고 포스트 맑스와 당시 바람불기 시작하던 포스트 모더니즘이란것도 슬깃슬깃 접하게 되었다. 당시 목에 핏대 올리던 그 선배들,친구들...이제 그 사람들이 같은 의식으로 같은 방식으로 살고 있진 않다.하지만 내겐 그 의식화(?)의 시간들이 세상과 내 의식의 한 맥을 뚫은 중요한 계기가 되었고 앞으로도 자양분이 되어 끝없는 반성과 성찰의 힘이 되리라 생각한다.

국방부시계가 돌아가 듯 나도 물론 선배가 되었다. 그리고 후배들과 그러그러한 책들을 보며 이야기도 하고 지금 생각하면-같지않은-함량미달의 토론이란것도 했을것이다. 지금 생각해도 역사의식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우리가 고등학교때까지 교과서에 서 배운 역사는 여러모로 반쪽의 역사였다.한반도 남쪽만의 역사 또 가진자들의 역사,그리고 근대라는 시대적 요구에 갇힌 역사였다.그래서 재미없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대학가서 배운 역사는 재미있었나? 의미라는 측면에서는 그랬을지 모른다.(그리고 사실 의미가 더 중요했을 수도 있다.하지만 영민한 사람은 두마리토끼 다잡는다.^^) 재미라는 측면에서는 교과서 역사나 대동소이했다.그리고 역시 시대적 한계때문이었겠지만 개인보단 집단이 늘 중요시 되었다.

이 책은 우선 읽기 쉽다.그리고 우리의 왜곡된 역사에 대한 문제제기 뿐 아니라 우리 사회의 근대적 한계에 대한 비판도 보인다. 대학다닐때 이런 글이 나왔으면 좀더 즐기며 역사세미나도 하고 그랫을텐데...이 책의 내용들의 근간을 이루는 사건들이나 문제의식은 사실 쉽게 대해서는 안되는 부분이다.하지만 그것도 즐겁게 읽고 즐겁게 느끼자는데 시비걸자 누구인가? 꼭 중늙은이 대학교수마냥 심각한척 하는 것만이 의식있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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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팍 2006-04-02 10:37   좋아요 0 | URL
이 책 괜찮게 읽었어요. 이 교수님 강연회 가고 싶었느데 못 가고 말았네요;;3권도 나왔던데;;이런 책은 한 번 쯤 읽어줘야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