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밝는구나. 오늘 오전에는 예찬이 유치원 추첨하러 가야된다. 푸하.. 3 대 1이란다. 가까이에 있는 유치원인데, 생태유아공동체에 가입되어 있고, 유기농음식 비율이 높다. 그리고 무지하게 놀리는 유치원이다.  회사 선배는 자기 아이들이 그 유치원에 다니고 있다고 하면서 " 거기 좋아. 그냥 놀리고 자연체험 많이 시키고... 우리 애 6살인데 아직 한글도 몰라." 라고 말한다.  

아이와 함께 지난주에 유치원에 사전 답사도 갔다 왔는데 나 역시 마음에 들었다. 원서접수를 했는데 또 그런게 있더라. 일단 현재 다니고 있는 원생의 동생들에게 선순위가 있단다. 그런거 처음 알았다. 그래서 그 아이들 자리를 빼고 나니 경쟁률이 3대 1이나 되어버렸다. 원래 26명이 모집인원인데 일반 지원을 위해서는-그것도  40여장의 추천서로 한정된다-  9명 뽑는단다. 그러니기 추천서 받은 사람들 중 절반정도는 0순위자였던 셈... 

오전에 가서 막중한 부담을 안고 추첨해야한다. 잘 될꺼다. ^^ 난 원래 잘 된다 (이거 자기암시다.) 

이번주에는 이런 책들이 눈에 든다. 

잭 케루악의 <길 위에서>. 이 책은  오래전부터 이름만 알았던 책이다. 내가 한 때 영화를 쬐금 공부할 때 '아메리칸 뉴시네마' 를 좋아했다.(따지고 보면 음악도 그 시절의 음악들을 좋아한다.) '아메리칸 뉴시네마'하면 자동적으로 떠오르는 영화는 피터폰다,데니스 호퍼의 <이지라이더>다. THE BAND의 노래에 맞춰 '부르릉' 할리데이비슨 오토바이가 미국 사막을 건너는 드라이빙 장면이 생각난다. 하여간 이 세대. 흔히 비트세대라고 하는 사람들에게 젝 케루악의 <길 위에서>는 열독서였다고 하는데...이미 한 세대가 지난 작품이지만 놓칠 수는 없을 성 싶다. 이 책을 읽는 중에 6-70년대 락 음악을 많이듣게 될 듯    

김명인 시인의 <꽃차례>. 몇 년 전인가 나는 김명인 시인에 꼽혀서 그의 시를 열심히 읽은 적이 있다. 좀 관념적이라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좋았다. 그의 시를 보면 절간 추녀 끝에 매달린 물고기가 생각난다.  과거 오규원선생이 80년대 그의 시 구절을 보고 '떠나지 못하는 그리움과 쓰러지지 못해 다시 떠나는 비겁함'이라고 햇다는데.. 시인은 이를 존재론적으로도 더 확장시킨다. 그래서 그의 시에는 그리스적 비극미가 있다. 나는 그의 문장을 '후미진 골목 끝을 오래바라보는' 마음으로 지켜보게 된다. 

<이것이 현대적 미술>'제프쿤스, 데미안 허스트, 앤디 워홀,오노 요코' 정도 까지는 알겠다. 그런데 그 외에는 모르는 작가들이 천지다. 물론 어떤 작가의 작품은 본 적은 있을 수 도 있다. 하여간 이 책에 관심이 가는 이유는 오로지 한가지. 내가 모르는 미술작가들이 많이 거론되기 때문이다. 미술 관련된 책들은 많다. 그런데 대중적인 책들은 대개 우리가 미술시간에 배운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거나 아니면 유럽미술관기행같은 것들 뿐이다. 동시대에 예술가들이 어떤 세계를 보는지는 중요하다.  

아감벤의 <목적없는 수단> 인문서치고 표지 디자인이 아주 마음에 든다. 조르주 아감벤의 <호모사케르>를 사두고 아직 건너지 못하고 있다. 전문적인 이야기라서 쉽게 다가갈 수도 없겠거니와 또 이후 나온 학술적 분석들에 기가 질려서다. 물론 그렇게 학자풍으로 읽어야 될거라고 생각한다.(딱딱하긴 하지만 도움이 된다.진짜) 전문영역이니까...그런데 나는 전문가가 되고 싶지 않다. 존재의 필요성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되고 싶지 않다는 거다. 이때 전문가는 '기술관료,분과적인 과학자'들을 뜻한다. 그런데 인문학에는 그런 '전문가'가 없을까?  '소주'의 달짝지근한 취기,어둑어둑,붉으스름해져가는 술자리의 즐거움을 모르고 '소주=메탈알콜+물+ 기타' 라고 이야기하거나 '소주'와 '소주잔' 의 '사이관계'를 강조하거나, '소주'와 '맥주' 사이의 '차연'에 집중하면 ...술 맛 버리는 거다. 나는 그럴 때 주로 '야..입다물고 술이나 먹어. 빙...'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사케르'를 먹던 '사케'를 먹던 좀 부드럽게 먹자는게 내 입장이다. 내가 이걸로 보따리 장사할것도 아닌데...뭘.  

 스팅은 내일 모레면 우리나이로 60이다. 그런데 여전히 섹쉬하다.(나도 그러면 좋으련만..몸만들기를 해야하나) 그의 겨울음반이 하나 떡하고 나왔다. 기대된다. 내가 처음 받아쓰기를 한 팝송이 폴리스의 '에브리브레즈 유 테이크'였다. 아마 내 세대에 팝송을 듣던 사람들은 받아쓰기를 해봤을 거다.^^ 스팅의 음악이 음악사적으로 어떤 이정표를 만들었다고 보긴 힘들것 같다. 그렇다고 그가 이 시대를 상징하는 팝 아이콘도 아니다. 하지만 자기 색깔을 가진 대중가수임에는 분명하다. 또한 다른 장르의 음악에 대해 호기심을 보이고 있는 가수이기도 하다. 아랍적 리듬도 써보고, 류트음악도 해보고 ..그러나 자기의 본령을 넘어서 왔다갔다하진 않는다.( 나름 영국적 고집이 있다닌깐..) 앨범 자켓도 겨울 분위기가 물씬나고...음반사 소개를 보니 포크적인 정서의 노래가 많다니 이래저래 올 겨울 이 음반을 사게 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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