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최근 가장 기대하고 있는 음반이다.  마우리치오 폴리니의 바흐 <평균율 클라이비어 1집> 

그는 현재 세계 TOP 클라스의 피아니스트이다. 흔히 알프레드 브렌델이나 마르타 아르헤리치와 비교되곤 한다. 브렌델은 지난 해에 은퇴를 했고 아르헤리치는 실내악 쪽으로 열정을 보여주고 있다  

폴리니는 42년 생이다. 고희를 눈 앞에 두고 있는 셈이다. 피아니스트들 중에는 80이 넘는 나이에도 콘서트를 하고 음반을 낸 사람들이 꽤 있긴 하지만 전성기는 분명 지난 시점의 선물이다. 그래서 70 가까운 나이도 결코 적은 나이는 아니지만 그가 더 나이가 들기 전에 더 많은 레퍼토리의 음반을 내주길 바라는 심정이다.  

폴리니는 1960년 쇼팽 콩쿠르에 우승하면서 세계적인 주목을 받는다. 당시 심사위원장이었던 쇼팽의 대가 아르투르 루빈슈타인이 '여기 심사위원들 중 저 청년만큼 연주할 수 있겠느냐?' 고 했다는 말은 상투적으로 인용되는 말이다. 

그의 연주는 대체적으로 '차갑다, 이지적이다' 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스비아토슬라브 리히터는 그의 회고록에서 폴리니의 연주를 기계적이라고 비판한 적도 있다. 음악을 통한 영혼의 고양을 포착하고 이를 건반을 통해 재현하려한 리히터의 입장에서는 폴리니식의 모더니즘은 냉정하게 들릴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폴리니의 튼튼한 구조의 부각과 냉철한 해석에는 그것 나름대로 피아노 음악이 만들어 낼 수 있는 음악적 숭고함이 있다. 내게 폴리니는 호불이 왔다 갔다 하는 피아니스트 중에 하나이다. 어떨 때 그의 연주는 정말 황홀할 정도로 딱 떨어진다. 또 어떨 때는 쉬운 말로 정나미 떨어지게 차갑기도 하다. 이런 모순적 감정을 동시에 불러 일으키는 존재 역시 그다지 많지 않기 때문에 그 공간 자체를 만들어 내기 때문에 내게는 좋은 연주자다.  

그는 쇼팽부터 알려졌지만 베토벤, 슈베르트, 브람스 등 독일의 고전낭만파 음악들을 모두 다루었다. 다만 라흐마니노프 같은 후기 낭만파의 피아노 음악은 거의 다루지 않았다. 대신 현대 음악에서는 예의 차가운 음색으로 독자적인 영역을 만드러 냈다. 모차르트는 거의 다루지 않다가 최근 몇 년 모차르트를 연주하기 시작했다. 바흐는 연주회장에서는 간혹 연주했다고 하지만 음반으로 나온 것은 이번 음반이 처음이다. 그래서 더욱 기대가 된다.  

 

 

 

 

 

 

 

 

 

 마우리치오 폴리니

  

스비아토슬라브 리히터

  

글렌 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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