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 소사...  

아르헨티나의 역사를 살다간 최고의 가수이다. 

언젠가 내가 한 번에 내 마음을 앗아간 세 명의 여자 가수를 언급한 적이 있었다. 

마리아 칼라스, 빌리 홀리데이, 그리고 메르세데스 소사....가 그들이다. 

이제 모두 고인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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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는 정말 든든한 어머니 '산'과도 같았다. 그녀의 굵은 음성은 뿌리 깊은 나무의 수액을 타고 올라 오는 소리였고 수 많은 민중들의 울음과 웃음을 위안하던 목소리다. 메르세데스 소사를 보면 왠지 우리나라의 '대무당'같은 생각마저 든다. 굿으로 산 사람을 위무해주는 것이 무당의 종교적 의미 아니었는가. 그녀 역시 노래로 세상을 위무해 준 위대한 가수다. 최소한 내게는 그런 '대무당'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녀는 세상을 떠나고 이제 그녀의 음성만이 세상에 남는다. 

하늘에서도  '삶에 감사하고 있을' 그녀를 위하여... 

 

 

 

 

                         생에 감사해

내게 이토록 많은 것을 준 삶에 감사합니다.
삶은 내게 눈을 뜨면 흑과 백을 완벽하게 구분할 수 있는 두 샛별을 주었고,
높은 하늘에 빛나는 별들을,
수많은 사람들 가운데 내 사랑하는 이를 주었습니다.

내게 이토록 많은 것을 준 삶에 감사합니다.
삶은 밤과 낮에 귀뚜라미와 카나리아 소리를 들려주었고,
망치소리, 터빈 소리, 개 짖는 소리, 빗소리,
그리고 내 가장 사랑하는 이의 그토록 부드러운 목소리를 새겨 넣을 수 있도록 커다란 귀도 주었습니다.

내게 이토록 많은 것을 준 삶에 감사합니다.
삶은 내가 생각하고 말할 수 있는 소리와 언어, 문자를 주었고,
어머니와 친구, 형제들 그리고 내 사랑하는 이가 걸어갈 영혼의 길을 밝혀줄 빛도 주었습니다.

내게 이토록 많은 것을 준 삶에 감사합니다.
삶은 내게 피곤한 발로도 전진할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나는 그 피곤한 발을 이끌고 도시와 늪지, 해변과 사막, 산과 평야, 당신의 집과 거리,
그리고 당신의 정원을 걸아갈 수 있었습니다.

내게 이토록 많은 것을 준 삶에 감사합니다.
삶은 내게 인간의 정신이 열매를 거두는 것을,
악으로부터 선이 해방되는 것을,
그리고 당신의 맑은 눈 깊은 곳을 응시할 때
내 심장을 온통 뒤흔드는 마음을 주었습니다.

내게 이토록 많은 것을 준 삶에 감사합니다.
삶은 내게 웃음과 눈물을 주어 슬픔과 행복을 구별할 수 있게 해주었고,
내 슬픔과 행복은 나의 노래와 여러분들의 노래가 되었습니다.
이 노래가 바로 그것입니다.
그것은 우리들 모두의 노래이기도 합니다.
세상의 모든 노래가 그러하듯
내게 이토록 많은 것을 준 삶이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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