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의 <성공과 좌절>이 나왔다. 대통령 사후 그가 회고록을 준비중이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많은 사람들이 이 회고록을 통해 노무현의 고민과 좌절, 그리고 꿈을 이해하고자 했을 것이다.
<한겨레 신문>에서는 이 책의 출간 소식과 함께 간략하게 이 책에 대한 소개를 남겼다.
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377905.html
주요 대형서점을 비롯해서 인터넷 서점에 한 동안 <성공과 좌절>이 한 자리를 크게 차지할 성 싶다. 알라딘 미리보기에서 본 노무현의 회고록 구상이 흥미를 불러 일으킨다. 각각의 질문들은 사실 노무현 대통령 혼자만 고민해야 할 몫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고인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것과 함께 그가 던진 질문에 대하여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 되면 이 회고록이 제 의미를 찾을 것 같다.
노무현 대통령은 '나의 실패가 여러분의 실패는 아니다.' 라고 희망의 메시지를 던진다. 영웅사관을 걷어차고 여러분 각자의 역사를 만들어 나가라고 충언한다. 고인에 대한 아쉬움과 또 역사적 평가는 제각각 일 수 있다. 과도한 비난도 과도한 기대도 모두 '여러분의 역사'를 만드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미 노무현은 지난 역사의 교사이다. 우리는 어떤 의미에서든 노무현을 반복할 수 없다.
노무현 대통령은 대통령은 없어도 된다라고 말한다. 자유주의적 대의제 전통에 의하면 개인의 선험적 권리는 위임된다. 대의제는 기본적으로 권한의 이양에 근거를 둔다. 그런 틀 안에서 위임받은 권리를 포기하는 발언처럼 들린다. 그로 인해 비판도 있었고 그 비판에도 적실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포커스를 조금 돌려 긍정적으로 이해한다면 대통령은 -너무나 고전적이게도- 권리가 인민들에게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역사는 대통령이 움직이는게 아니다.' 라는 말은 원론적이지만 다시금 반복해서 강조해야 하는 대목이다.
'투표장에서만 권리의 소지자'가 되는 시민은 결코 역사를 만들어 갈 수 없다. 구체적인 정치 현안에 대한 입장은 잘 모르겠으나 그가 정치,역사, 시민들과의 관계에 대한 생각들은 지극히 원론적이고 상식적이다. 그래서 그것이 마치 교과서에나 있는 이야기인 양 취급되는지도 모르겠다. 그를 두고 '바보 노무현'이라고 했다면 그가 그런 교과서적 가치들을 잊지 않고 삶의 원칙으로 지켜나가고자 했다는 것일게다. 그 일은 '바보 노무현'이란 대단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이 결코 아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그 길을 가고 있었고, 또 현재도 가고 있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노무현은 그들 중에 한 사람이었고 또 그런 사람 중에서 가장 많은 권한을 위임받았던 사람이다.
...노무현을 넘는 것은 결코 그를 욕되게 하는 것이 아니다. 노무현 대통령 스스로도 나를 넘으라고 말하지 않았던가. ... 옛시절에 판소리 스승들은 자기와 똑같은 소리를 낼 줄 아는 제자를 결코 최고로 치지 않았다. 그런 판박이 소리를 '기생소리' 라고 하여 2류 3류 취급했다. 스승으로 부터 배우고 그를 넘어 자기 스스로의 역사를 만든 제자만이 스승의 최고 제자로 인정받았다. 그런 마음으로 세상에 임해야 하지 않을까? 그런 오만함이 필요하지않을까? 니체의 '초인'이 뭐 별건가...기존의 세계를 해체하고 자기의 세계를 만든 사람이 '초인'이다. 쥬얼리가 그러지 않던가..."그대가 슈퍼스타" 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