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출근길, 초등학교 4명과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상으로 내려왔다.  

멀뚱 멀뚱하다가... "언제 방학하니?" 라고 물었더니,  좀 큰 친구가 "오늘부터요" 라고 즉시 대답한다. 오늘 학교가면 방학식한다는 것이다.  

"웅...좋겠다."   

아이들은 엘리베이터 문에 열리자 우르르 내달았다.   

이번 주에 나온 책만은 아니지만최근에 나온 책들이다. 날도 더우니 좀 가벼운... 

 <제국>,<다중>의 안토니오 네그리의 대담집이다.(오늘 아침보니 로쟈님 페이퍼에 올라와있다.) 나는 어제 서점에서 책을 열어봤다. 책은 분량이나 무게면에서 '가벼웠다.' 하지만 저자인 안토니오 네그리는 어떤가? 

책의 내용을 대충 훑어봤다. 대담집이다 보니 '말글'로 되어 있어서 눈에 쉽게 들어왔다.   

생각컨데, 안토니오 네그리의 저작을 아직 접하지 못했던 사람들에게 그가 인식하고 있는 세상과 그의 사상의 편린들을 맛볼 수 있는 책이 되지 않을까 싶다. 그가 바라보는 세계에 대한 인식이 이해되어야 이후 그가 논의 하는 '비물질노동'이나 '다중'이나 '해방'의 개념들도 이해될 터이니 말이다.  

  <불꽃의 지휘자 카라얀> 이다. 클래식에 도통 무지한 사람도 카라얀이라는 이름은 안다. 이발소 같은 곳에도 그가 지휘하는 모습이 스킬자수로 벽면에 붙어있기도 했다. 검은실과 흰실만으로 이루어진.. 

카라얀은 호평을 받든 비난을 받든 양적으로 다른 모든 지휘자들을 압도한다. 결국 20세기 클래식사를 논할 때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을 언급하지 않으면 한발짝도 뗄 수 없을 정도다.  나치협력, 기회주의적 영민함, 기술진보에 대한 선견지명, 권위주의적 카리스마, 유미주의적 완벽주의....  클래식 음악을 잘 안듣는 이는 이런 내용을 들으면 -특히 정치적 진보 강박증에 붙들린 이들은- 전자때문에 카라얀을 싫어한다. 또 클래식을 좀 듣는 이들 중에는 그의 명품 다이아몬드 사운드때문에 싫어한다. 음악은 사라지고 그 자리에 '카라얀'이라는 상표만 펄럭인다는 것이다. 카라얀은 출장 횟수가 많은 타자다. 규정타수를 초월한지는 오래다. 그리고 그가 4할 이상을 쳐낸 - 4할이상이면 야구에서는 기록적이기때문에-고 있다는 점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20세기 클래식을 알려면 그를 만나야 한다. 

생각해보니...클라우디오 아바도-내가 좋아하는-를 제외하고 베를린 필의 수장들의 전기가 국내 모두 번역되었다. 아래는 참고... 

 전후 최고의 지휘자이자- 후배 카라얀을 몹시도 싫어한- 벨헬름 푸르트 뱅글러. 

클라우디오 아바도 이후 막강한 유수의 지휘자들을 낙마시키고 21세기 베를린 필의 수장이 된 젊은 피 사이먼 래틀. 

 

 지휘자 이야기가 나왔으니 최근에 나온 안동림교수의 <불멸의 지휘자>까지 소개를 마쳐야겠다. 

안동림교수는 <이 한장의 명반>시리즈로 유명한 분이고 <장자>의 번역본도 높이 평가를 받는다. 이 분이 최근에 세계의 유명 지휘자들의 약사를 책으로 만들었다. 이 책 역시 서점에서 열어보았다. 종이질이 꽤나 좋은 편이다. 한 지휘자 별로 5-6 페이지 정도로 그의 약사와 사운드를 정리하고 그가 지휘한 명반을 뒤에 소개하는 형식으로 책이 꾸려져 있다.  이 책은 클래식 음악에 관심을 막갖기 시작한 분들에게는 즐거움이 될 만하다. 사진도 꽤 있는 듯 하다. 멀리 있는 베토벤보다 이런 지휘자나 연주자들의 존재가 클래식을 더욱 가깝게 해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허균 선생의 새 책이 나왔다. <한국의 누와 정> 나는 예전에 허균 선생의 책을 몇 권 본 적이 있다. 이 책과 쌍을 이뤄도 좋을 만한 <한국의 정원, 선비가 거닐던 세계>도 내가 좋아했던 책이다. 

나와 아내는 연애시절에 옛집이나 절집을 보러다니는 것을 좋아했다. 나보다 아내가 더 즐겼다고 해야 옳을 것이다. 나는 특히 한옥집의 누마루나 정자를 좋아했다. 그곳에서는 최고의 경치를 볼 순 있다. 옛 선비들은 이럴 때 '차경'이라는 말을 썼다고 한다. 경치를 잠시 빌렸다는 말이다. 요즘은 돌아다니지 못하지만 여전히 그 곳 정자들은 그 자리에서 '차경'하고 있을 터.     

 <자본론>이 동아대 강신준 교수에 의해 원전번역되고 있다. 개인적으로 강신준 교수를 한 번 만나 뵌 적도 있었고, 또 그가 썼던 <자본론의 세계>로 '자본론'의 맛을 본 적도 있다. 이 책은 나름 스테디셀러가 아닌가 싶은데...출판사를 바꾸고 개정판이 나오고..그랬다. 나는 아직도 <자본론>을 통독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잘 모르겠다. 하여간 그게 어떤 자본주의이던 간에 입으로 자본주의를 말하며 '자본론'에 대해 일자무식해서는 말이 안된다고 생각한다. 정치적으로 보수적이든 진보적이든 상관없다만... 특히 자신이 진보적이라고 생각한다면 '자본주의'의 내적 원리에 대해 가장 통렬하게 집어낸 사람의 생각을 모르고서 어디서 부터 도대체 어디서 부터 이야기를 시작할 수 있겠는가. 물론 마르크스가 '자본론'이 다는 아니다. 대신 민주당과 한나라당 또는 민노당과 진보신당만이 다는 더더욱 아니다.  한때 부산일보의 자랑-요즘도 하시나 모르겠지만-손문상 화백이 그림을 넣어주었다. 서점에서 대략 넘겨봤는데 이야기와 실제 현실의 예를 들어가면서 풀어내고 있는 듯 했다.  

 <밥줄이야기>이다. 이 책은 월간 <말>지에서 기자로도 일했던 이동권씨의 책이다. 이 책은 '우리이웃'의 이야기이다....라고 진보 중산층이 말하는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 책이다. 그런데 불행히도 그런 '이웃'은 아파트시민들 사이에는 없다. 이 책에 나온 '우리와 함께 가는 그런 이웃'은 당신 주변에 없다. 즉 우리가 '이웃'이라고 말하는 그 타자가 우리 '이웃'에 없는 아이러니다.  

...도부, 시각장애인안마사,무당,로프공,밴드마스터...

 나는 이런 '이웃'과의 단절된 현실을 마땅한 현실이라고 말하고자하는 바는 아니다. 실제로 '동어반복의 열의' 속에 이들이 없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고 그런면에서 조금 더 눈을 내리깔고 네 옆을 한번쯤 천천히 보라는 것이다. 그러면 이제 '이웃'이 보인다. 투사가 될 필요도 없고, 현장으로 들어갈 필요도 없다. 그렇지만 최소한 시인의 눈은 후천적으로 기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감단직 노동자, 트럭노점상,우편배달부,산불감시원,때밀이...   

 지난 달에 나온 책이다. <김광석 평전>.  그가 살아있었다면 만날 기회가 분명히 있었을 것이다. 물론 나는 개인적으로 그를 여러번 봤다. <학전> 소극장 무대는 내가 즐겨찾던 곳이고-즐겨라는 말은 돈이 허락할때라는 뜻이다- 내가 그를 좋아하게 된 것은 <동물원>시절부터다. 나는 고등학교때 <동물원>이라는 밴드를 무척 좋아했었다. <동물원>이후 김광석이 가장 성공적으로 솔로로 데뷔를 했지만 다른 멤버들의 음반들도 좋아했다. 김창기는 <창고>라는 프로젝트를 해서 -내가 좋아하는  -'강릉..차표'도 불렀다. 그 전에 내가 좋아했던 음반은 박기영의 음반이었다. 건반을 연주하는 사람인데...그가 부른 '별빛가득한밤에'등을 좋아했고 그의 솔로음반 중 눈길을 달리는 기차소리가 섞인 '백마에서'라는 곡도 무척 좋아했다.  나는 우리 과에 '김광석과 여행스케치'의 존재를 누구보다 빨리 알린 사람 중에 하나였다고 자부한다. (하지만 아무도 그걸 모른다.) 친구들 생일 선물로 김광석의 솔로음반을 많이 전달했다. 그런데...정작 김광석이 우리과에서 더 유명해진 것은 노래패하는 선배들의 멋진 노래때문이다. 담배 하나를 재떨이 위에 피워놓으며 기타로 불러대던 김광석의 노래는 멋졌고....나의 문화활동은 DIY에 빛을 잃었다.^^ 나는 김광석 세대다. 김광석이 키워준 세대이며 김광석을 함께 나눈 세대다. 김광석 노래 중에는 버릴 곡이 하나 없지만 '기대어 앉은 오후'라는 곡을 특히 좋아한다. '다시부르기' 부터 그는 그가 한국 음악에 열어줄  새로운 가능성을 조금 더 깊이 실험해보고 있었다. 그게 가장 아쉽다. <학전> 소극장에 앉아서 듣던 그의 노래가 아직도 생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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