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회사 자료실에 가면 가끔 <행복이 가득한 집>이란 잡지를 본다. 건축,가구, 인테리어잡지이다. 세련된 요즘 트렌드에 맞게 편집도 글도 사진들도 배치된다. 그런데 잡지를 보면 눈의 호사와 함께 마음 한 구석에 불편함도 생긴다. 실제로 왠만한 경제력을 가지고는 감당할 수 없는 가구들,소품들, 라이프 패턴들이다. 음...이건 이쯤에서 말자. 어떻게 이야기하던 반가운 사람이 있고 또 불편한 사람이 있을게다. 이젠 이런 것 까지 감안하면서 써야된다. 내가 유명인사도 아닌데도 말이다.
아이키우는 엄마들의 이야기가 가장 진정성 있다고 했더니 곧바로 달려드는 댓글이 '그럼 나머지는 진정성이 없다는 말입니까?' 였으니 할 말 다한 거다. 이런 류의 반응들은 여러가지 변주가 있는데' 당신의 의도가 무엇이냐?' 부터 진보자유주의자들로부터 의심의 눈초리로 '당신이 무슨 파인지 의심스럽다'라는 이야기까지...내가 정치적으로 진보를 가장한 보수라는 거다. 뭐 그럴 수도 있다고도 생각하지만...그런데 더 우습게도 어떤이는 '트로츠키주의자'라고 하더라. 하여간 '자기의 무엇'가지고 어찌나 여기 저기에 끼워놓고 싶어 안달인지...난 예술가도 아니고 뭣도 아니다보니 그것도 용납이 되지 않나보다. 그래도 예술가들에게는 좀 관대한 진보인사들 마저 나같은 일반인이 감히 그런 경계선 영역을 얼쩡거리는 것이 신성모독정도로 보인다. 어떨때는 차라리 내가 예술가였으면 싶다. 온갖 기행을 다 선보이게 말이다. 별 기행을 보인적도 없는데도 불구하고..
어제 배철수의 음악캠프를 들으며 퇴근하는데 명언이 나오더라. 최근 시점에서 내게 최고의 명언이었다. 배철수의 죽은 친구인 방송국 PD가 자주 하던 말이란다.
"이해는 바라지도 않는다 오해나 하지마라." 나도 그렇다.
..하여간 이런 화들이 알라딘의 그 잘난 소통에 대한 최근의 분노의 원인이다.나귀님처럼 다 막아버리고 싶을만큼.
<행복이 가득한 집>이야기하다가... 대개는 그 잡지에서 사진만 보다가 어제는 다니엘의 사진들 때문에 기사를 좀 읽었다.
결혼 전에 부산에 있는 천주교에서 하는 재활원에 봉사활동을 다닌 적이 있다. 어떤 단체와 연결되어 간 건 아니고, 그냥 낮에 불쑥 찾아가서 '뭐 제가 낮시간에 좀 시간이 있는데 도와드릴 일은 없나요?' 라고 시작되었다. 그땐 밤 근무를 하고 있어서 새벽 1시에 들어오고 낮 2시에 출근했다. 수녀님은 첫날 원래 자봉에게 시키는 일은 아닌데 오늘 담당자가 아파서 라며...지하 세탁장에서 기저귀 빠는 일을 시키셨다. 엄청나게 큰 세탁기에 엄청난 분량의 기저귀를 빨고 났더니 정말 머리가 어질 했다. 그 다음번에 갔을 때는 기저귀 널기 또는 아이들 밥먹이기 같은 일반 자봉들이 하는 편안한 걸 시켜주셨다. 대개 낮시간 자봉은 아주머니들이 많다. 그래서 가끔 내가 필요한 구석들이 있었다.
내가 한 일 중 가장 즐거웠던 건 아이들의 크리스마스 파티를 진행해준 거였다. 당시 함께 일하던 친구 몇명을 꼬득여서 음악도 준비해주고, 진행도 보고...^^ 수녀님이 다음번 소식지를 보낼 때 손글로 아이들이 정말 즐거워했다는 말을 해주셨을 때 함께 간 친구들과 좋아라 했었다. 이후 밤 근무가 낮근무로 바뀌면서 자봉은 뜸해지게 되었고 회사에서 분기마다 나오는 쌀지원을-현물로 준다- 그쪽 재활원쪽 주소로 바꾸었다.
언젠가 아내와 함께 가보자고 했는데...아내는 사실 그런걸 보면 마음이 아파서 두렵다고 했다. 그리고 나 역시 일상의 바쁨을 핑계로 잊어버리고 살았다. 그런데 이 기사가 그 재활원을 떠올리게 한 거다. 그 곳의 아이들 중 상태가 가장 심한 아이들이 뇌수종 아이들이었다. 머리가 정말 수박보다 더 큰 친구들이 쪼르르 누워있었다. 거기에 오는 아이들은 대게 버려지거나 부모가 양육이 너무 힘들어서 위탁한 아이들이다.뇌수종 아이들이 오래 살지 못한다는 이야기는 그 때 나역시 들었던 것 같았다. 다운증후군 아이들은 부침성이 많다. 담당 선생님이 절대 안아주지 말라고 했는데 내가 모르고 안아주었다가 진짜 혼난 적이 있다. 아이들이 너도 나도 달려들어 안아달라고 했고 원래 안긴 녀석은 안 떨어질려고 하고.....울고 성질 내고...담당선생님은 아이들이 정에 굶주려있어서 그렇기 때문에 애정을 표현하더라도 세심하게 해야된다고 말씀하셨다. 내가 '좋은 의도에서 한 일도 나쁜 결과를 불러 일으킬수 있다.'라는 인생의 한 진실을 진짜 깨달았던 때다.
예찬이가 더 크면 아이와 함께 가 볼 수 있을까.예찬이에게 사전에 많은 설명을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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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 이런 말때문에 링크만 걸어둔다...
http://happy.design.co.kr/in_magazine/sub.html?at=view&p_no=&info_id=47899&c_id=00010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