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청에 갔다가 막 돌아왔다. 오고 가고 6시간이 걸렸다. 산청에서 시장 사람들 구경 좀 하고 왔다. 시장의 막되먹은 사람들 말이다. 말로 함부로 막하고 무식하고 툭하면 쓸데없이 장난삼아 시비걸기를 좋아하는 사람들 말이다. 오늘은 산청 시장 장이 서는 날이었다. 밀주로 파는 천원짜리 동동주 집은 대낮부터 장터에 나온 사람들로 가득 찼다. 오만가지 사는 이야기가 5.1채널로 들린다. 별거 아닌 거에 '이놈 자식 저놈 자식' 하다가 서로 '크하하' 웃는다. 동동주 한 사발과 김치 한 종지에 천원이다. 대낮에 딱 한 잔을 마셨는데 발이 땅에서 5cm쯤 떳다. 시끌벅적한 장터 소리때문일지도 모른다. 오랜 만에 장터에서 뻥튀기 소리에 깜짝 깜짝 놀랐고 톱을 갈아주는 노인의 기술을 잠시 응시하기도 했다. 

장터 사람들에게서 사는 향기를 따뜻한 온기를 느낀다고... 예라 뻥치지 마라.  남들에게 그럴싸 해보이는 착한 블로그형 감상은 TV 모니터나 컴퓨터 모니터를 부여잡고 해라.  

나는 그런 생각은 했다. 최소한 이런 경험들이 내가 문자향에 빠져서 문자의 자기완결형 구도 속에 빠지지 않게는 해주는구나...아니면 최소한 그렇게라도 해야하는 거구나라고 말이다.  저들이 그렇게 도시의 지식인들에게 남획되고 연대되는 대중이고 민중이고 민초아닌가?   알튀세르가 누군지, 하워드 진이 누군지 산청 5일장에 나온 연대와 계몽하고픈 그 민중들에게 물어봐라. 단 한 명이라고 고개를 끄덕이면 천원 짜리 동동주 10잔을 내어줄 수 있겠다. 나 역시 이론을 공부하고 그런 담론의 전후를 따라가는 것을 좋아한다. 그리고그 작업이 탁상공론이라는 식의 '반지성주의'나 '이론 무용론'으로 가지도 않는다. 절대 그렇지 않다. 대신 학자들이나 지식인 또는 대학 졸업자들과만 노는 것의 한계를 메워줄 장치를 스스로 좀 마련할 필요는 있다. 혼자 떠나는 여행 같은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다. 하여간 6시간 동안 차타고 왔다 갔다 했더니 피곤하다. 오늘은 황사까지 있어서 문도 제대로 못열었다. 켁켁...나 지금 감기로 1주일째 고생중이고 목소리는 완전히 돌아가버렸다.         

사진같은 걸 좀 찍어서 올리는 성의라도 좀 보여주면 좋으련만...쯔...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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