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찬이의 감기바이러스가 온 가족에게 모두 퍼졌다. 그런의미에서 가족은 고통을 함께 하는 연대다. 나와 아내는 목에 이글거리는 불로 만든 알사탕이 하나 박혀있는 상태다. 침을 넘길 때 마다 목이 따끔 따끔한게 여간 불편한게 아니다. 월요일에 몸살로 부터 시작되어서 이제 목으로 넘어왔다. 잠시 후에 병원에 다녀와야겠다. 그나저나 병원에도 가지 못하는 아내는 어쩌나... 상태가 나보다 낫긴하고...나보다 병원의존도가 낮은 사람이니... 

2주전에 은행을 다녀오다 새로뽑힌 노조위원장과 부딪혔다. '어..안드래도 전화해서 좀 만나자고 그럴려고 했는데 잘됐어요.' '사무국장은 다른 사람에게 맞겼구요. 그래도 집행부 일 좀 도와줘요' 

나는 위원장을 귀찮게 하지 않기 위해서 그냥 쉽게 '그러지요'라고 대답했다. 지난 번 페이퍼에서 이이기했던 자아 비판때문이다. 완전히 등돌리기 힘든 상황에서 괜히 '하네 마네' 귀찮게 할 필요가 없을 것 같았다. 위원장은 반가운 목소리로 '그럼 ..어떤 부장을 할 건지는 그냥 제가 정할께요'라고 하고 냉큼 사라졌다.   

내가 맡게 된 건 이름도 무시무시한 '교섭쟁의부장'이다. 뭐 별거 아니다. 그냥 있는 자리에 이름 박아 넣는 거다. 이번 노조 전체 인사의 면면을 보고 어떤 한 인사가 '인격자들'을 보고 뽑았네..라고 했단다. '인격'이라는 말에 훅하지 말자. 그건 그냥 '유순한' 사람들이라는 뜻이다. 내가 봐도 위원장부터 면면이 실제 작업 현장에서 일하는 것을 봐도 성품 자체로 유순한 사람들이다. 나 역시  좀 별나보여도 인간 관계에 있어서 그다지 까탈스럽게 굴지는 않는다. 싫은 사람들 하고는 그냥 형식적을 지내니까 무슨 평가네 마네를 할 일도 없다. 어쨋거나 유순한 사람들과 함께 하는 노조여서 대외적으로 큰 기대는 없고 아마 집행부 회의에서 또 기타 의견자로 내 의견이 개진될 수 밖에 없을 듯 보인다. 

오늘 저녁에 노조 위원장 취임식이 있는데...사회를 봐야한다. 그런데 목이 아파서 다른 사람에게 부탁해야 되는 거 아닌가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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