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해철의 얼굴을 오랜만에 본다.  수염을 길렀나...박상민인 줄 알았다. 

신해철의 교육관은 이반 일리치같은 '탈학교론자'였나? 그의 맹독성 발언이 그의 급진성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조용 조용하시지만 알라딘에 있는 00 님 같은 경우가 훨씬 더 급진적이다.(아..유명한 글샘님은 아니다.^^ 그분은 급진적이지 않다. 반MB적일 뿐이다.) 신해철이 언젠가 자기는 그저 '상식적인 진보'라는 말을 했던 걸로 기억한다. 

그렇다면 우리가 이 문제에서 정작 살펴봐야 하고 고찰해야 하는 것은 '상식의 재구성'문제이다. 신해철이 변절했네..충격적이네 같은 것은 내 관심 밖이다. 신해철의 교육관이 어떤지 모르겠으나 그의 답변은 그런 수준에서 나오는 것 아닐까...결국 신해철의 평소 발언으로 인해 그의 교육관이 아닌 '투사된 교육관의 신해철'이 유령처럼 존재의 자리를 대신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진보적 가치를 가진 사람들 중에서도 일부를 제외하면 대개는 현재의 교육체제가 만들어 놓은 주름을 따라간다. 그 안에서 회의하고, 반성하고 ,자기모순에 껄적지근하고, 3개 보낼꺼 2개 보내놓고 노심초사하고 그런다. 한국 사회에서 일반적인 대대수의 사람은 '사교육'의 게임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그 안에는 상대적인 차이정도만 있을 뿐이다. 그 차이를 소중하게 여기지만 나타나는 결과는 불행히도 군비경쟁에 뒤쳐진 자들은 쳐지는 구도이다. 근본적으로 말하자면 '진보'의 이론과 현실태에 틈이 있는데 이 틈이 발생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그들의 잘못이 아니다. 그렇지만 우파는 이 지점을 이데올로기적으로 공략한다. 진보의 이율배반이라는 식으로 '도덕가치'를 들고 나온다. 대개 우물쭈물하다보면 그렇게 당하고 집에 가서 끙끙 앓는다.  

사교육은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지기 전에 없어지지 않는다. 그 안에서 보수든 진보든 살아가야만 한다. 개인적으로는 '탈주'하는 방식이 가장 명징하고 도덕적이다. 잡음이 없다. 그렇지만 그렇게 갈 수 있는 것은 소수이다. 진보는 다수를 구성하는 방식을 고민해야 한다. 대중의 상식적 욕망조차 그 물질성을 인정하면서 재구성되어야 한다. '사교육 반대'를 외치는 것보다 이 길이 실제적이고 힘든 길이다. 그래서 진보도 손을 놓았다. 이 결과 우파의 이데올로기 공격에 취약한 진보 대중을 만들고, 또 앞에서 외치고 뒤에서 학원비를 넣어주어야 하는 군비경재의 게임상태에 동원되는 것이다. 

뭐 별거 아니다. '신해철의 광고'를 욕하는 사람들은 신해철이 광고한  그 학원이 어떤 학원인지,정말 잘하는지등에는 관심이 없다. 오로지 신해철에게만 관심이 있다. 그래서 광고에서는 신해철만 보인다. (실제 그랬는지 아닌지 생각해보라 하지만 대중들은 두 가지 메시지를 동시에 읽는다는 것이다. 그 학원 정말 잘하나?  

상식은 여기서 재구성되어야 한다. 내가 관심이 가는 건 그것뿐이다.   

p.s) 묘하게 흥미로운 것은 오늘 부터 조선일보 1면에 '학교,공교육 이길 수 있다' 라는 특집이 나간다는 거다. 기사를 읽어보면 결국 '개인의 분발'이라는 공적문제로 사적으로 치환하는 '개인의 승리'라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일종의 눈가리고 아웅하고 닭잡아먹고 오리발 내미는 형세다. 평준화 반대와 특목고 육성에 사활을 걸듯 달려들면서도 또 한편에서 균형감을 잡는듯 모양새를 취한다. 그런데 실재 내용을 보면 아무것도 아닌 반복이다.  이데올로기적으로 마치 자기들이 공교육에 대한 깊은 애정이 있는 것처럼 선점한다. 신해철의 광고와 조선일보의 1면 타이틀을 본다면 이미지 싸움에서 이미 등이 어느쪽으로 돌지는 뻔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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