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서점에 갔다가 발견한 책이다. (알라딘에 들어와서 보니 지난 6월 로쟈님의 페이퍼에서도 있었다.)

서점에서 대충 넘겨봤는데, 세가지가 눈에 띄었다. 하나는 미국경제학협회 AEA 연례총회의 이야기. 두 번째는 애덤스미스,케인즈 등의 경제사상사, 그리마 마지막에는 최근 경제학의 동향이다. 우석훈도 언급했던 '폴 로머'와 그의 스승인 로버트 루커스 등 과거의 경제학이 아니라 '흐르는 학문'으로서의 현재의 경제학 이론들이다. 이 부분이 매력적이다. 저널리즘적인 글쓰기로 비교적 평이한 서술로 보였다.

최근 경제에 대한 관심이 독서계에서 경제사상사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는 듯 하다. 예전에 쉽게 읽는 경제사상사에 관련된 페이퍼를 올린 적도 있다. 그 이후의 책으로 읽으면 좋을 듯 하다. 저널리즘적인 글쓰기로 그다지 난해하지도 않은 듯 하다.(물론 이건 영원히 상대적일 수 밖에 없다.)

오스카 와일드의 희곡<살로메>이다. 앞의 표지가 이 희곡에서 가장 유명한 죽은 요한의 얼굴에 키스하는 살로메를 그린 것이다.

 교회를 다녔던 지라 살로메의 일화는 어린 시절 부터 알고 있었다. 살로메가 춤을 추고 세례 요한의 목을 원한다는 말을 하는... 그리고 그것 뿐. 살로메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나이가 든 후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오페라<살로메>때문이다.

나는 아직 <살로메>를 본 적이 없다. 음악으로만 들은 '일곱 베일의 춤' 만 기억하고 있을 뿐이다.  오페라 무대에서 <살로메>는 경쟁이라도 하듯이 그로테스크함을 강조하는 연출경향이 지배적이다.몇 몇 스틸 컷들을 엽기적 영화 이미지에 익숙한 나에게는 그다지 충격적이지 않았지만....관현악에 비해 오페라를 조금 늦게 들었기때문에-클래식 말고 들을 것도 많구- 러시아 오페라나 슈트라우스<살로메>,베르크의 <보체크>같은 것들은 좀 미뤄두고 있다. 

 남회근의 <금강경 강의>이다.^^

사실 이런 책들은 상쾌한 공기를 원하는 마음으로 읽는다. 종교적인 입장에서 보면이야 이런 책이 '진정한 진리'의 길을 말하는 것이고 그 외에 인간들이 만들어 놓은 것들은 허상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이런 주장에 대해서 나는 할 말이 별로 없다. 아니 많이 했기 때문에 더이상 반복하고 싶어하지 않을 뿐이다. 바울의 말처럼 '카이사르의 것은 카이사르에게,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에게' 라고 생각해버리는 게 가장 편리하다.

개인의 윤리적 범주에 적합한 것을-금강경이 비단 윤리문제에 국한되지는 않지만 수용자는 수용하고 실천한다 -정치와 사회의 영역까지 확산해서 이해하려는 태도에는 절대 동의할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REFRESH이다. 난해한 쉼이 되겠지만...

 

 팀 에덴서의 <대중문화와 일상.그리고 민족 정체성>이다. 제목을 하나씩 떼어 놓고 봐도 모두 큼직큼직한 주제이며 매력적인 영역이다. 대중문화....일상....민족정체성. 대중문화라는 영역은 원래 내 전공영역이기도 하고 이후에도 늘상 관심이 많다. 일상 영역도 마찬가지 아닌가. 앙리 르페브르는 죽음이라는 두려움에 대해 일상의 반복성이 그것을 망각케 해준다고 했다. 이데올로기가 작동하는 영역도 그 일상이고 또 정치적,문화적 운동이 발생하는 곳도 일상의 영역이다. 거기에 상상의 공동체라는 민족문제가 결합된다. 내용은 그다지 어려울 것 같지 않다. 

사극드라마는 연개소문과 김춘추가 통일제국의 같은 꿈을 꾼다는 정말 '상상의 공동체'로 근대에 구축된 민족의식을 강화하기도 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민족이 '상상의 공동체'라고만 생각치는 않는다.  무슨 대단한 역사관은 아니다.  최소한 한국의 '민족중심주의'에 지친 나머지 '탈민족주의'개념에 열광하고 멈추는 단계는 지나가고 있다는 뜻일 뿐이다. 

이 책은 현재 읽고 있는 책이다. 셀던 월린의 <정치와 비전>.후마니타스에서 나왔다.(이 출판사는 참 대단하며 대견하다.)

총 3권으로 구성된 책인듯 한데 현재 1권밖에 나오지 않았다.이 책은 한 해를 한 달 남긴 시점에서 내가 선택한 올해의 책에 들어간다. 플라톤부터 서구정치 사상사를 다루고 있다. 1권은 칼뱅까지다.그런데 단순히 플라톤은 어떤 정치사상이구..아리스토텔레스는 어떻구 하는게 아니다. 정치사상사의 연속성이라는 전제하에서 이들의 사상을 하나로 꿰고 있는 커다란 바늘이 있다.책의 1장이자 인트로에 해당하는 '정치철학과 철학'은 역자의 말처럼 반복해서 읽어도 좋을 듯 하다.

 

정치와 비정치가 맞짱(?)-사실 제대로 하지도 못했다-을 떳던 올해 내가 이 책을 놓치고 지나갔다면 얼마나 아쉬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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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에자이트 2008-12-03 1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요즘 뉴라이트 쪽에서 보는 아담 스미스와 진정한 자유주의자로서의 아담 스미스를 구분해보고 싶어요.뉴라이트 경제논객으로 대중들에겐 공병호,복거일이 유명하지만 교수 중에선 민경국(강원대학교)이 요즘 활발히 글도 쓰고 집회에도 나오더라구요.신자유주의가 잘못되었다는 최근의 흐름에 맞서서 아니다...하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보수색채가 진한 시대정신이나 한국논단 등에도 활발히 기고하고 있지요.주목할 만한 인물입니다.

드팀전 2008-12-03 17:46   좋아요 0 | URL
한겨레인가를 보니까 뉴라이트 내부의 잔갈등들도 많더군요. 이론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노이에자이트 2008-12-03 1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와일드를 좋아하긴 하지만 그의 작품엔 동화에도 유혈이 낭자한 묘사가 참 많아요.잔인하달까요.살로메는 아예 미성년자 관람불가를 겨냥하고 쓴 것 같기도 하구요.요한의 머리를 베어서 쟁반에 담아오는 장면은 ....글쎄요.압권이라고 해야 하나요...

드팀전 2008-12-03 17:51   좋아요 0 | URL
전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오페라를 봐야하는데... 컬트영화나 오컬트 무비 등에 비하면 다 장난이지요.^^
사실 진짜 공포는 '유혈'이라기 보다는 '안개'같은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노이에자이트 2008-12-03 14: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마나타스에 대해서 대견하다고 한 이유가 무엇인지요? 참고로 말씀 드리면 저는 최장집씨가 최근에 촛불시위라든가 대의제,정당정치 등에 대해 하는 발언에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라서 요즘은 그의 80년대 논문을 두 편 택하여 정독하며 요약하고 있는 중입니다.일본의 어느 학자가 일류정치 이론가라고 평했다고 합니다.후마니타스 사장 박상훈 씨까 그의 제자더군요.경향신문에 가끔 나오는 그의 글도 주목할 만하더군요.

드팀전 2008-12-03 17:49   좋아요 0 | URL
후마니타스가 대견한 이유는 별거 없습니다. 뒤늦게 출발한 출판사로서 돈 안되는 인문사회시장에서 좋은 책들을 꾸준히 내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당 정치로의 수렴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습니다만 최장집 교수가 운동의 정치에 대해 혹독한 것은 아닌지도 생각해봅니다. '질서'를 추구하는 것이 '정치'의 목적이지만 그것은 언제나 유동적인 과정을 안고 있는 것이기때문이지요.

노이에자이트 2008-12-04 13:18   좋아요 0 | URL
소외세력을 대변하는 정당에 대해 중점을 두기 때문에 그럴 겁니다.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이 정치를 혐오하면서 정치무관심을 자랑이나 하는 듯이 과시하는 풍조에 대한 최장집 씨의 염려는 새겨들을만 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