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화제의 인물은 역시 '강마에'와 '신윤복'이다. <베토벤 바이러스>는 음반도 재법 팔리고 있고 <바람의 화원> 덕분에 신윤복을 비롯한 옛 그림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혜원 신윤복은 <바람의 화원>뿐 만이 아니라 영화 <미인도>에서도 여자로 그려지고 있다. 물론 드라마적 상상력이다. 나는 역사학계가 이런 상상력을 '해도 해도 너무한 역사왜곡이다' 라고 평가하는 것에 부정적이다. 드라마는 드라마로 볼 수 있는 미디어 교육의 부재를 문제삼아야 한다. 그런데 학교에서는 그런 교육을 거의 못하고 또한 부모들도 잘 알지 못한다.오히려 드라마를 좋아하는 부모들은 ' 신윤복이 원래 여자아니야?" 라고 물을 지경이다. 그런면에서 역사학계의 우려가 어떤 건지는 이해가 간다.

최근에 나 역시 젊은 몇 명의 친구들에게 "신윤복 원래 여자 아니에요" 라는 -당연한 걸 왜 물어보지 하는 ,아니면 원래 여자인데 그게 아닌가- 식의 답을 여러번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드라마적 상상력을 옹호하는 입장이다. 그건 내가 '딴따라'이기때문이다. 행여 어떤 종류의 혁명이 발생하더라도  이런 '딴따라들을' 억압한다면 그건 '혁명'이 아니다. '사회주의 리얼리즘'이 나름대로 미학적 근거가 없진 않았지만, 이후 스탈린체제가 모든 예술을 하나의 사조로 환원시킨 것은 이미 '혁명의 의미'를 포기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번 주 <씨네21>에서는 아주 재미있는 기획기사를 실었다. 이름하여 '영화화할 만한 한국역사 속 인물 10>이다. 범역사학계(내가 이렇게 쓰는 이유는 이후 명단을 보면 안다.)에서 10명이 '제2의 신윤복'이 될만한 역사적 인물들을 추천한다. 즉 드라마나 영화로 만들어 보면 좋을 만한 사람들을 추천한 것이다. 잡지는 여기에 약간의 재미적인 요소를 가미한다. 추천자에게 '만약 영화로 만든다면 어떤 감독,어떤 배우가 좋을지' 를 묻는다.(여기에는 편집자나 기자의 의견이 들어가 있긴 하다)

먼저 추천자들과 추천인물을 보자.

역사소설가 김탁환- 고운 최치원( 배우 김갑수 추천)

역사평론가 이덕일- 정난정 (<여인천하>의 정난정이다. 하지원이 추천받았다)

역사학자 이이화-허균 (드라마<홍길동>에 나온 김석훈)

역사소설가 이수광(<조선을 뒤흔든 16가지 살인사건>의 저자)-표철주( 영정조시대 검객이다.소지섭,신하균 추천)

성균관대 안대회 -운심(18세기말 기생으로 검무에 달인. 고현정 추천)

소설가 심윤경-추사 김정희(김명민 추천)

오슬로대학 박노자-윤치호( 일대기 구성으로 유아인,설경구,이순재)

한국과학기술원 전봉관(<경성기담>작가)- 최영숙( 최초의 스웨덴유학 한인,인도인과 결혼했으며 한국에 귀국한후 콩나물장사로 27살에 생을 마감. 손예진,엄지원 추천)

성균관대 임경석(<한국사회주의의 기원>저자)- 박헌영(최민식 추천)

성공회대 한홍구- 송기복 송영섭(1982년 신광여고 간첩단 조작 사건의 주인공 부부. 배우추천은 하지 않았고 고문기술자 역할에 백윤식 추천)--> 나 역시 최근 <시사인>을 통해 안 일이라 다음 페이퍼에 그 기사 내용을 올려둔다.

추천자들은 크게 두 부류이다. 하나는 요즘 인기 있는 역사픽션이나 일상사를 대중적으로 쓴 작가들과 진보적인 역사학자들. 주로 자신들이 책에서 다룬 인물들에 매료될 수 밖에 없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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