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雨嘆
-두보
雨中百草秋爛死 빗속에 모든 풀이 물러져 죽는데
階下決明顔色鮮 섬돌 아래 결명초 빛깔도 곱네
著葉滿枝翠羽蓋 가지마다 촘촘한 잎 푸른 깃 덮개
開花無數黃金錢 수 없이 핀 꽃은 황금으로 만든 금전
凉風蕭蕭吹汝急 선들바람 너에게 세차게 불어대니
恐汝後時難獨立 얼마나 더 홀로 서 버틸까 두려워
堂上書生空白頭 공연히 머리만 흰 집안의 서생은
臨風三嗅馨香泣 바람에 거듭 향기 맡고 근심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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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휴가를 얻어 서울에 있었습니다.
여관을 나서기 전에, 문을 열면 나를 기디라고 있을 겨울 아침의 적적함을 생각합니다.
그 익숙한 서늘함.
이제는 과거형 시제가 된 그 향기가 내심 두려워 여관 밖으로 선뜻 나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찬 바람이 환기 시킬 그림자들.
차라리 흰 눈이 내려준다면 자꾸 늘어가는 흰 머리칼이 덮일지도 모르련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