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행’ 기륭전자 비정규직 “단식은 풀수 없다”
교섭 결렬 소식에 치료만 받고 음식 입 안대
금속노조·민노당·진보신당 “총력동참” 확산
 
 
한겨레 황예랑 기자 김명진 기자
 








 

» ‘비정규직 노동자 복직’을 촉구하며 67일째 단식농성을 해 온 김소연 금속노조 기륭전자분회장이 “살아서 싸우자”는 조합원들의 강력한 권유로, 16일 오전 서울 금천구 가산동 기륭전자 경비실 옥상 농성장에서 119 구조대의 들것에 실려 병원으로 옮겨지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 해결을 촉구해 온 기륭전자㈜의 비정규 여성 노동자 두 명이 단식농성 67일째인 16일 오전, 건강이 매우 나빠져 병원으로 옮겨졌다. 전국금속노동조합과 야당·사회단체 등은 동조단식·집회 등으로 기륭전자 비정규 노동자들의 복직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6월11일부터 서울 금천구 가산디지털단지 기륭전자 경비실 옥상에서 단식농성을 벌여 온 김소연(39) 금속노조 기륭전자분회장과 유흥희(39) 조합원은 이날 오전 중랑구 면목동 녹색병원으로 이송됐다. 유씨는 폐부종이 의심되는 등 위험한 상태였다.

1천일 넘게 ‘정규직 직접 고용’을 주장해 온 이들은 최근 노사 교섭에서 크게 양보해 ‘하청회사 고용’에 동의했으나, 기륭전자 쪽은 하청회사의 고용 보장 기간과 복직 조합원 수 등에서 노조원들의 요구에 못 미치는 방안을 고집해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 다음 교섭은 언제 열릴지도 불투명하다. 김 분회장은 17일 “교섭에 아무런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 단식을 풀 수는 없다”며, 응급치료만 받고 병원에서 68일째 단식을 하고 있다.

16일 기륭전자 앞 농성장에는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 이영희 민주노동당 최고위원, 심상정 진보신당 대표 등 60여명이 찾아가 김 분회장 등의 병원 후송 모습을 지켜봤다. 백기완 소장은 “목숨을 걸고 행동으로 자본주의 모순을 폭로한 기륭전자 비정규 노동자들은 벌써 승리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이제는 이들의 뒤를 따라 민중이, 역사가 일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현장] 죽어가는 기륭전자 비정규직








금속노조는 기륭전자 비정규 노동자들의 문제 해결을 위한 싸움에 조직적으로 나서기로 했으며, 민주노동당·진보신당 등도 당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금속노조는 지난 15일 중앙쟁의대책위원회에서 “기륭전자 문제를 조직적인 싸움으로 이어갈 것”을 결의했다. 이에 따라 오는 19일 기륭전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1일에는 노조 간부 3천여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 예정이다. 또 지부·지역본부들이 기륭전자 앞 농성장을 지키기로 했다. 사회단체와 네티즌들로 꾸려진 ‘동조 단식단’도 경비실 옥상 천막에서 릴레이 단식농성을 이어갈 계획이다. 민주노동당도 최고위원 회의에서 ‘당력 총집중’을 약속했다.

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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