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 나이트>에 대한 특집이 한국 영화 잡지의  앞머리를 장식하고 있다. 지난 주 필름 2.0이 선제포를 날렸다면 이번주에는 씨네 21이 나섰다.

두 잡지가 공통적으로 <다크나이트>에서 읽고 있는 것은 '정치' 와 '철학'이다.

무슨 오락 영화를 그렇게 까지 생각할 필요가 있느냐는 사람도 있을 법하다.

자기 각자 자기가 보는 선 까지 읽어 내는 법이니까 딱히 뭐라 덧붙이고 싶진 않다. 오락영화로서 또 제대로 읽을 수 있다면 그것도 훌륭한 미덕이 될 것이기에...

씨네 21의 남동철 편집장은 이번 호에서 <다크 나이트>의 정치적 무의식이라는 제목으로 편집장의 글을 썼다.

<씨네 21>은 올초에 등장했던 최고의 미국영화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데어 윌비 블러드>를 두고 미국 영화의 재진화라고 특집을 썻는데 그 연장선에 이 영화를 두고 있다. 첫번째 진화라고 한다면 아마 1960년대부터 시작된 아메리칸 뉴 시네마를 뜻하는 것이다.

남동철은 9.11 이후 미국 영화의 변화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 <다크 나이트>의 세 인물을 현실 미국 정치에 적용한다. 열혈 검사로 나오는 하비 덴트가 버락 오바마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대입하는 것이다.

쉽게 말하자면, 지난 번에 부시라는 '악'을 선택했던 미국 국민이 이제 그 염증으로 인해 영화 속 배트맨인 브루스 웨인이 하비 덴트를 '가면없는  영웅'이라고 여기며 지원하듯이 버락 오바마를 지지한다는 것이다.

실제 투표권도 없지만 미국 대통령 선거에 관심이 많은 한국 국민들도 진보적인 계층을 중심으로 오바마에 대한 환상들이 있다. 내 개인적으로 회사에서 그런 경험이 있다. 스스로 진보적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몇 명있다. 오바마가 한미FTA를 더 강화해야 한다는 발언에 그에게 실망했다고 말하는 걸 여러차례 들었다. 언젠가 기회가 되서 나는 '이념정당/대중정당' 의 이야기를 필두로 설령 오바마가 미국 내에서 공화당의 반대편에 있지만 결국 '보수정당' 이며, 미국 유권자의 지지와 미국의 국익을 가장 중심에 둘 수 밖에 없다는 아주 상식적인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민주당의 빌클린턴이 통상을 중시하며 '신자유주의'의 첨병역할을 햇다는 이야기도 꺼냈다. 그제서야 사람들은 '''하긴 오바마도 미국 대통령이지...하는 아주 상식적인 답을 했다.

지젝이 진보에 대해 비판하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게 문제가 아니라 무언가 한다고 믿는게 문제라고 지적했던 것을 그대로 적용해도 무방할 듯 하다. '유사능동성' 이라고 그는 말했다.

오바마에 대한 한국 국민들의 태도나 미국 국민들의 태도가 결국 이와 유사하다. 남동철 편집장은 그런 의미에서 하비 덴트와 오바마를 매칭 시켰을 수도 있다.

그리고 그는 '조커'에 대해 말한다. 정체를 모를 악, 규정할 수 없는 악,....이것은 9.11을 바라보는 미국인들의 증상이다. 정체를 모른다는 것은 불안감을 증폭시킨다. 마이클 무어감독의 영화를 보면 9.11 이후 -아니 그 전에 총기와 관련된 일련의 역사적 사건들로 부터- 불안감에 떨고 있는 미국을 보여준다. 부시는 9.11 이후 이 안개같은 적에 대한 불안감을 극우이데올로기를 강화하는데 활용했다. 남동철은 이제 마지막 말을 남긴다.

 "대통령이 바뀐다고 해소되지 않을 불안과 공포,<다크 나이트>는 슈퍼히어로물의 진일보인 동시에 시대의 증후처럼 보인다."

우리는 여기서 더 큰 차원의 문제로 넘어가야만 그 불안과 공포를 야기하는 대상과 대면할 수 있다.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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