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배고파. 퇴근길에 크림 치즈 케익을 사 갈까.느끼해서 많이 먹진 못해도 한 두 조각은 가뿐히 먹어 줄 수 있을 거야.얼 그레이와 함께 먹으면 좋을 지도 몰라.손에 묻는게 조금 싫긴 하지만 그 달콤한 녀석이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느낌이라니...아기 손에 잡은 눈송이가 그렇게 녹을거야.

..^^ 정말 알라딘은 크림 치즈 케익같아.달콤하고 사르르 녹지.^^

 

그런데 여기에 차갑게 얼린 얼음 송곳을 꽂고 싶어.따뜻하고 좋은 날들이 부끄러워지게 말이지.부드러운 말과 적당한 매너와 몇마디 거둘 줄 아는 지식만 있으면 대접받을 수 있는 이 세계가 불타버리길 바래.하지만 내가 뭐하러 그 일을 자청하겠어.매일 매일 손에 잡힐 듯 가까운 불행 앞에서 내 아픔도 추스리지 못하고 있는 내가....

그냥 너희들은 크림 치즈케익을 먹어...그리고 오늘 본 공연의 여흥을 방해하는, 길을 점령한 욕심쟁이들에게 눈을 흘기며 막혀버린 도로와 타인을 배려하지 않는 우리 사회의 몰지각함을 비난해.

너희들은 목구멍으로 넘어가는 치즈케잌에 눈물방울이 묻어 있는 것을 느끼지 못하겠지.하지만 그 케익 속에 수천년의 억울함과 가난,차별과 분노에 삭아버린 파열된 내장이 이제 네 목구멍을 넘어가고 있어.....크림 치즈 케익 맛있게 먹어.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고 적을 적이라 부를 수 있는 시절이 아름다운 시절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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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7-11-12 2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쩐지 이 글엔 반전이 있을 것 같은 느낌이...;;;;
제 느낌이 맞았군요. 섬뜩했습니다.

드팀전 2007-11-14 09:30   좋아요 0 | URL
푸ㅡㅡㅡ우 ...섬뜩하긴요.현실이 더 섬뜩하지요.^^

2007-11-13 15: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드팀전 2007-11-14 09:39   좋아요 0 | URL
일부러 찾아읽으실 필요까지요...이런 거 쓰면 늘 무슨일 있는지 걱정해주시데요.그런데 특별히 무슨 일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아니면 이제 늘 그 무슨일에 익숙해져 있는 건지도 모르겠구요.
딱히 무슨일이냐고 하신다면...우리들이 조금 더 날 서 있는 삶을 살아야하지 않을까하는 정도입니다.
좌파정권때문에 사회가 20년 후퇴했다는 이들과 함께 베토벤을 듣고 있다는게 괴롭기 때문입니다.죽은 박정희의 사진과 더불어 살아야하면서도 그 껄끄러움에 대해 미학적으로 포장하는 사람들과 함께 바흐를 들어야한다는게 괴롭습니다.그래서 요즘은 욕설이 난무하는 랩을 듣고 있다는^^ yo (원래부터 듣기야했지만.)

2007-11-14 10: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11-13 16: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드팀전 2007-11-14 09:40   좋아요 0 | URL
네...크림치즈가 처음만나는 목구멍을 위하여..추천은 별스럽게스리..^^

글샘 2007-11-14 2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적을 적이라 부를 수 있는 시절... 결코 좋은 시절 아니었죠.
저는 제 인생에서 지우고 싶은 시기가 있다면... 가난했던 어린 시절보다 대학생이던 4년을 지우고 싶습니다. 그 고민들로 지금의 내가 만들어지긴했지만... 지금의 나는 '괴물'이죠. ^^ 대통령이란 넘을 찢어죽이자...는 구호를 외치던 시기란 얼마나 불행한지요.
2번이 대통령을 두 번이나 한 건, 한국 사회에서 대단한 경험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그것도 시행착오로 끝나가고 있지만 말입니다.
이명박이나 이회창같은 대통령도 한 번 겪어보는 것도 <10년 후퇴>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16년 후퇴한 경찰의 <원천 봉쇄>나, 30년 지나도 여전히 노동자의 분신이 일어나는...
그렇지만... 김수영이 '희미한 첫사랑의 그림자'에서 이야기했던 '빛바램'은 어느 시대에나 일어나는 것 아닐까요?
크림치즈케익을 먹으며, 더이상 혁명을 이야기하지 않는... 기성 세대가 되어버린 운동권.
대학생들도 이젠 더이상 '운동'에 관심이 없다곤 하지만... 분명 20년 전의 교실에 비해선, 말할 자유도 있고, 언로가 꽉 막혀 있지 않은 만큼의 발전도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억지로 긍정하려고 하고 있기도 하지만...^^
전교조가 지금 욕을 가득 먹고 있긴 하지만, 18년 전, 1500명이 모가지 당하던 그 때는 정말 행복하지 못했지요. 결코 그렇게 말해선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드팀전 2007-11-15 09:17   좋아요 0 | URL
맞는 말입니다.역사적으로 그것이 분명 더 더 행복한 시대는 아닙니다.그런데 이제 모든 것이 '크림 치즈'가 된 시대가 되었습니다.달고 감미롭습니다.그 결과물들이 비만과 그에 의한 당뇨합병증으로 나오려면 시간이 걸릴 겁니다.
그 시대는 살짝만 눈을 뜨고 있어도 '시대적 고민'을 만날 수 있는 시대이기도했습니다.하지만 이제는 '성난 눈을 부릅뜨고'도 '고민'과의 조우가 쉽지 않습니다.이유는 '크림치즈케잌'이라는 신화로 모든게 덮여버렸기때문입니다.
글샘님의 역사적 평가에 동의하지만 '과거에 대한 좋은 평가'가 현재의 안분지족을 만드는 '크림치즈'라면 그것 역시 녹여야된다고 생각합니다.
역사는 조금씩 진보하고 글샘님과 그 시대의 고민이 그런 진보를 이끌어왔다고 믿습니다.현재의 결과는 또 다른 미래의 거름이 되아야하기때문에 이제 그 '자유로와진 학교'가 '크림치즈'가 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렇다면 다음 단계는 또 어떠해야하는지 고민하고 움직여야한다는 것입니다.
저는 오늘 하루 휴가입니다.아기가 너무 아파서..어제는 2시부터 5시까지 깨어서 징징거리더군요.

2007-11-18 01: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바밤바 2007-11-18 04: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거 많이 먹으니까 살찌던뎅~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