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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목소리 1 - 남성 성악가편
유형종 지음 / 시공사 / 2006년 11월
평점 :
뱀꼬리가 먼저 올라오다.
전두환-전재국-시공사...됐나? 내가 리뷰쓰면 결국 홍보가 될 터이니 이 라인에 일정 기여를 하는 셈이다.뭐 크게 기여하지는 않겠지만...그래도 논리적으로 분명 관계는 있다..최소한 오는 명절에 아버지 '일해'선생께 들어가는 용돈의 일부로 기여되고 있을지도 모른다.1원정도.그렇다고 내가 경남 합천의 '일해공원' 명칭을 찬성해야 하는 건 아니지?... 위에 있는 자본의 흐름은 알면서 '일해공원'은 반대하니까 모순이라고....(멀뚱 멀뚱 (. . )(' ' )(. .)(' ' )...이거 내가 지금 막 만들어 본 건데 어때요? 원래 이런거 있었나요? )
진짜 시작.!!
쓰리테너의 시대는 이제 끝난 것 같다.이미 오페라계에서는 쓰리 테너의 시대가 저문지 오래 돼었다.고도비만 파바로티는 나이가 많고 언니들이 좋아할 것 같은 호세 카레라스는 병원 다녀온 후로는 소리의 빛을 잃었다.둔탁한 고음의 도밍고 만이 여전히 노익장을 과시하고 계시다.월드컵 우승 후보국 출신답게 -2002년 우리나라한테 다 졌던 팀이다-4년마다 한번씩 콘서트를 하시더니 지난 번 부터는 그나마도 보기 힘들어졌다.도밍고가 섹쉬하게 생긴 안나넵트레브코와 미스터 빈처럼 생긴 롤란도 비아존을 데리고 공연하고 말았다.
쓰리테너의 전성기는 역시 70-80년대였다.물론 그들의 공연을 한번도 본 적은 없지만 그 대단한 테너들과 동시대에 살았다는 것은 NBA의 마이클 조던,KBL의 박철순과 동시대에 살았다는 것 만큼 즐거운 일이다.하지만 오페라 팬들은 진정한 테너의 전성시대를 50-60년대로 친다..오페라야 독일도 있고 프랑스도 있고 러시아도 있다만 그래도 원조집으로 치면 이탈리아 아니겠는가.이탈리아 종마들..(사람을 말에 비유해서 좀 그렇지만 쓰다보니 영화<록키>에서 이런 표현이 나왔던 것 같다.이탈리안 종마 록키 마르시아노...ㅋㅋ) 마리오 델 모나코-주세페 디 스테파노-프랑코 코렐리-카를로스 베르곤치. 이렇게 네 명의 이름을 쓰고 보니 그리스 신전을 지키는 네 기둥마냥 무게감이 확 느껴진다.레퍼토리로 치면 모나코가 가장 무거운 쪽이고 스테파노가 가장 가벼운 편인 듯 하다.네 명을 상대적으로 비교하면 그렇다는 것이다.이들은 자기 고유의 캐릭터를 가지고 개성적인 소리를 창조해 냈다.이들 앞에도 또 대단한 테너들이 많았다.카루소-베냐미노 질리-유시비욜링정도면 20세기 초반 쓰리테너로 손색이 없을 것이다.물론 이 책에서 테너들만 다루는 것은 아니다.영원한 리트의 황제 바리톤 디트리히 피셔 디스카우,성격파 바리톤 세릴 밀른스,모범적이고 안정적인 베이스 니콜라스 갸우로프,20세기 최고의 보탄 베이스-바리톤 한스 호터 등... 테너가 중심이 되지만 20세기를 대표하는 목소리를 이 책에서 만날 수 있다.
<불멸의 목소리>는 사실 새로운 책은 아니다.이미 월간 <객석>에 소개되었던 글을 모아서 새롭게 낸 것이다.나 역시 <객석>을 간간이 보는 편인데 이 책에 나오는 몇 몇 그들은 이미 만난 적이 있다.글의 내용은 거의 유사한 형식을 갖는다.짧게 음악가과 관련된 기억을 떠올리고 간단한 약력 소개가 있다.음악가로서 성장과정과 몇 몇 에피소드,소리나 연기의 특징,그리고 마지막으로 은퇴와 그 후 활동등...성악가의 짧은 평전 형식이다.새로 책을 내면서 책 말미에 그 성악가가 부른,또는 모습을 만날 수 있는 CD와 DVD를 소개한다.또한 <객석> 기사를 책으로 그대로 내는 부담감을 줄이기 위해 이 책에 소개된 위대한 가수들과 동시대에 활약했던 덜 알려진 가수-그러나 유명했던-들의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친절하게도 장르별,지역별,파트별로 구분해서 정리해주고 있다.예를 들면 독일권의 헬덴테너,스칸디나비아 출신의 테너,독일 리트를 빛낸 바리톤,코스모폴리탄 저음가수.... 결국 이 책에서 언급하는 가수들의 명단을 정리하면 20세기 성악사에서 나올 만한 사람은 전부 나오게되는 셈이다.
이 책을 보면서 관심이 가게된 가수가 베냐미노 질리와 카를로스 베르곤치이다.베냐미노 질리는 옛날 가수여서 그다지 관심을 갖지 않았다.가끔 컴필레이션 음반에서 그의 목소리를 들을때가 있었지만 직직 거리를 소리에 묻혀 지나치기 일수였다.이 책을 읽다 다시 한 번 그의 목소리를 주의깊게 듣게 되었다.요즘 가수들에게서 만날 수 없는 순수함과 고답적인 아름다움이 가득한 목소리였다.베냐미노 질리가 출연하 오페라 전곡을 아직 만나지는 못했다.그러나 지난번에 간 음반가게에서는 그의 아리아집을 뒤적거리는데 많은 시간을 썻다.저자가 말하는 베냐미노 질리의 장점을 좀 옮겨본다.
베냐미노 질리는 성악적으로 완벽한 테너로 불린다.순수하고 아름다운 톤을 지녔으며 특히 그의 메차보체(약음의 테크닉)는 역사상 최고의 절륜이라 할 만하다.의도적인 달콤한 음색이나 흐느끼는 듯한 표현방식으로 통속성을 가미하는가 하면 그와 반대로 풍부한 성량과 극적인 힘을 드러내며 오페라의 드라마틱한 면을 충분히 살리기도 한다.
정열적인 이탈리아 남자들에 가려 조금 손해를 본 듯 한 카를로스 베르곤치도 새롭게 눈에 들어온다.카를로스 베르곤치는 다른 이탈리아 가수들에 비해 선이 조금 가는 편이다.사실 그가 선이 가늘다기 보다는 동시대 활약했던 모나코-코렐리등이 워낙 쩌렁쩌렁했다는 생각이 든다.베르곤치는 열정적인 스타일이라기 보다는 이지적인 스타일이다.찌르는 하이 C로 브라보를 외치게 하는 스타일이라기 보다는 지적인 분석와 안정적인 호흡으로 무난하게 하이C를 건드리고 내려오는 스타일이다.그래서 혹자는 베르곤치의 스타일에 호소력이 좀 부족하다는 평가를 하기도 한다.저자가 이탈리아 오페라의 특징으로 철부지 남자와 원숙한 여인상을 거론하며 스테파노나 코렐리등을 옹호했는데 이를 베르곤치에 적용하면 그는 너무 철이 든 이탈리아 남자인 셈이다.다른 측면에서 보면 카를로스 베르곤치의 발성이나 테크닉이 다른 이들에 비해 안정적이며 뛰어났다는 증거가 되기도 한다.저자가 인용한 이탈리아의 오페라 학자 첼레티의 말을 옮겨본다.
지난 40년 동안 테너는 물론 바리톤과 베이스 중에도 베르곤치만큼 권위있는 베르디를 만나보지 못했다.(그는)리듬의 흐름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호흡하는 법을 알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관객이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감쪽같이 호흡하는 기술도 갖고 있었다.그는 작곡가가 요구하는 세세한 프레이징을 그대로 표현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존재였다.
저자는 이렇게도 말한다.
그의 스타일.극히 정제되고 귀족적인 광채를 뿜는 베르곤치의 특유의 개성을 일컫는 것이다.나는 베르곤치보다 아름다운 테너를 들어본 적은 있어도 그보다 더 우아한 테너는 알지 못한다.
어린 시절 세상에서 기타를 가장 잘치는 사람이 누구이냐를 가지고 자율학습 시간을 논쟁의 시간으로 대체해버린 적이 있었다.흔히들 말하는 '세계 3대 기타리스트'니 뭐니 하는 그런 되먹지 않는 논쟁이었다.오페라 가수들도 마찬가지다.흔히들 쓰리테너라고 말들은 하지만 그들이 모든 오페라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몇 번 도전했다가 참패를 거둔 적도 있고 아예 시도하지 않는 역들도 있다.그럼에도 무림 최고수를 가리듯 누가 넘버 3이고 누가 TOP 10인지 가려내려는 것은 참으로 어리석은 일이다.호세카레라스는 서정적이나 목소리가 바랬다.파바로티는 기량적으로는 찬란하나 표현력과 레퍼토리가 한정적이다.도밍고는 안정적이 중저음과 표현력 그리고 넓은 레퍼토리는 높게 평가할 수 있으나 고음과 소리의 답답함은 늘 아쉽다.이 셋 뿐만이 아니다.주세페 디 스테파노의 고음은 불안불안하다 코렐리는 쩡쩡 울리지만 힘에 너무 의존한다.그럼 어떻게 하나? 간단하다 네거티브 리스닝에서 포지티브 리스닝으로 바꾸면 아주 편안하다.
파바로티의 청량한 딕션과 깨끗한 고음은 얼마나 사랑스러우며 피셔 디스카우의 학구적이며 심오한 리트 해석은 또 어떠한가? 돌이킬 수 없는 목소리 프리치 분덜리히의 미성은 천국에서 훔쳐내고 싶을 정도다.
뱀꼬리가 앞으로 가는 바람에 뒤로 밀린 사두...
나는 이 책을 또 화장실에서만 읽었다.화장실에서 최고로 많이 애용하는 읽을 거리는 신문이나 잡지.이 책의 글들도 잡지 기사였으니 잡지 읽듯 책을 읽었다.그리고 지금은 2권에 해당하는 오페라 디바들을 화장실에 초대해 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