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우연히 회사 자료실에 가서 이번주 한겨레 21일 봤다.맨 마지막에 나오는 칼럼에 눈이 갔다.최근에 박근해 한나라당 전 대표를 볼 기회가 있었기 때문이다.물론 나는 그녀를 보러 가지 않았다.다른 사람들처럼 그녀에게 큰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한겨레 21>의 칼럼은 한겨레고정 칼럼리스트 권김현영 동덕여대 강사의 글이었다.

권김현영은 지난 11월 10일 한겨레 신문 <야! 한국사회 '차라리 박근혜는 어떨까?>라는 글에 대한 반박 칼럼이었다.'차라리 박근혜'를 쓰신 분은 알라딘에서 유명한 분이다.(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170701.html )

논쟁의 핵심은 결국 '여성정치인'의 정치력 확보를 어떻게 볼 것인가의 문제이다.선거 때 마다 여성계 내부에서도 논란이 되곤 하는 주제이다. 거칠게 말하자면 <여성 정치 세력화가 미비한 나라에서 일단 여성 정치인들이 많아지는 것,또는 대통령이 되는 것이 선이다.>라는 것과 <여성의 정치 세력화를 산술적으로만 볼 수 없다,여성 정치인의 정치적 소신이나 이념에 따라야지 무조건 여자라고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 이분법적으로 말하자면 이런 것이다. 선거때가 되면 여성 정치인들은 각종 여성 단체의 지지를 받기 위해 애쓴다.경상도 말로 하면 '우리(여성)이 남이가?' 라는 정서로 지지를 호소하는 것이다.하지만 일부 여성회에서는 후자의 논리를 따르기 때문에 지지 선언을 하지 않는다.그 여성단체 내에서도 물론 논쟁이 인다.

권김현영은 칼럼에서 '차라리 박근혜는 어떨까?'를 위험한 농담이라고 일축한다.그녀는 박근혜가 독일 보수파 방문을 통해 깊은 인상을 받았던 것 같다고 말한다.독일 보수파가 가지고 있는 민족주의,국가주의 등을 박정희 대통령의 애국애족주의와 브랜딩하는 것같다라고 지적한다.참고로 최근 언론은 박근혜의 정치적 스타일을 '유훈정치'라는 말로 비꼬고 있다.(비꼬는건 나쁜 거지만, 그녀는 정말 아버지 이야기를 언론에서 많이 한다.TV에서 여러번 봤을 정도다.) 권김현영은  몰개성적인 애국애족의  신념을 박근혜의 유일한 정치이념으로 파악한다.그녀는 애국애족이 이 시대에서는 누가/어떠한 방식으로 이루어야 하는 가라는 부분이 더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특히 권김현영은 11/10일자 칼럼과 관련해서는 여성정치인을 단순히 SEX 의 차원에서-즉 유전자적 차원-으로만 구분하고 있다고 비판한다.어차피 (난 이말이 참 싫은데..즐겨쓰는 분들이 많다) 다음번 정권은 한나라당에게 넘어간다.그렇다면 압축되는 대권후보들은 다 보수주의자들이다.그렇다면 그나마 여성이 낫지 않겠나.그래야 여성정치세력화에 도움이라도 된다.이게 11/10 칼럼의 성결정론적 내용이다.성결정론의 관점으로만 보자면,당연히 여성 정치인은 한 편이고 그 타자는 남성정치인이 된다.이 논리를 좀 더 비약하면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과 한나라당 송영선 의원은 같은 카테고리에 들어간다.(도저히 결함이 안되는 상황인데 '성결정론'으로 파악하면 논리적으로는 맞다.둘다 같은 화장실을 쓰기 때문에) 권김현영은 '여성이니까 밀어줘야 된다'는 식의 주장은 '여성이기 때문에 안됀다'는 논리와 '인식론'적으로는 같은 지평에 있다고 반박 칼럼을 끝맺는다.인터넷으로 원문을 보려면 금요일까지 기다려야 한다. <한겨레 21 >인터넷 판은 금요일에 나온다.

조심스럽긴 하다.아는 분이 쓴 글이고 그 글이 논쟁의 대상이 되었기 때문이다.그런데 어쩌나? 나는 권김현영의 주장이 100% 옳다고 생각한다.한가지 더 보태자면...'정치'란 과연 무엇일까 하는 생각을 한 번 해보게된다. 사람마다 정치에 대해서는 한마디씩 할 말이 있다.정치 담론의 과잉인데...아쉽게도 대개의 장삼이사들이 하는 정치 행위란게 지독히도 편협하고 소극적이다. 일반인들이 하는 정치 행위라는 것은 거의 '선거참여'가 대부분이다.그런데 불행히도 선거는 '객관식'이다. 4년마다 1-5번 까지 중에 하나 고르면서 TV로 결과 보고 나면 정치행위는 다 마친것이다.국민의 권리를 소중히 다했다고 믿으면서 들로 산으로 놀러가면 끝이다.그런데 나는 정치는 '주관식'이라고 생각한다.오늘 민노총 총파업,전교조 연가투쟁,전농 FTA반대 투쟁등도 다 '주관식정치 행위'다.물론 세상에는 언제나 정치를 객관식으로만 해온 사람들도 많다.객관식에 익숙해져 있으면 과거 일부 의원님들 처럼 '어차피 사표 되니까....우리를 찍어주세요.' 라는 말에 혹하기 쉽다. 내 친구 중에 하나는 극단적인 방식으로 '정치주관식론'을 편다.그는 평소에도 일상 생활에서 정치적 활동을 한다.그렇지만 그는 투표하러 가지 않는다.이유는 '대의제'가 가지고 있는 기만적 성격에 대해 분노하고 그의 신념을 표시하기 위해서이다.나는 그가 여러번 들어 봤을 의도적인 질문을 했다.'너처럼 진보정치에 뜻이 있는 사람이 투표하지 않으면...' (나는 사실 마음 속으로는 그의 신념을 이미 존중하고 있었다.단 테이블의 대화는 이어져야 하기에 하는 어쩌면 뻔한 질문이었다) 사실 이런 질문은 '어차피 안돼니까 우리 찍어'하는 것과 같은 지평이다.나는 그가 잠자기 위해서 또는 연애하기 바빠서 투표하지 않는 것임을 알기에 그의 신념을 100% 존중한다.그는 그런 방식으로 또다른 길들을 알리고 고민해보게끔 하는 것이다.어쨋거나 그에게 정치는 '100% 주관식'이다.

언제나 그렇지만 '객관식'의 논리는 편안하고 접근하기 쉽다.그럴싸 해보이기도 한다.바로 그 지점을 잘 살펴봐야 한다.늘 그렇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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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nerist 2006-11-22 1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그래도 지난 주말에 그 문제 가지고 친구놈과 서로 투덜댔는데, 여기서 다시 보게 되네요. ㅎㅎ 정황 이해하는 측면에서 '오죽했으면...'이라고 말 해 주는 것 까지가, 매우 구차한 박근혜 지지에 대한 제 생각입니다. =)

드팀전 2006-11-22 2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어요.전후 상황을 아니까 "오죽했으면--" 그래서 박근혜씨를 지지한다는 이야기인지? 아님..전후 상황을 아니까 '오죽했으면"하고 인정에 칼럼의 주장을 이해할 수 있다는 건지? 독해력이 떨어졌나 봅니다.
저는 박근혜를 지지하던 이명박을 지지하던.. 그건 관심없습니다.
저런 류의 논리가 어떻게 활용되는지에는 대신 무척 관심이 무척 많습니다.대중매체의 영향력을 생각해볼때 우리땅 어느 술자리에선 그 칼럼의 논지가 자신의 주장의 근거가 되어 당당히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기도 할 겁니다."야..오늘 한겨레 칼럼에서 봤는데...모대학 교수가 쓴거야....여자니까 박근혜를 ...근거있지않냐?"
민주주의 사회에서 어떤 정치적 의견을 갖는지는 관여할 바가 아니지요.단 제 상식은 아니라는 정도는 말해도 괜찮겠지요.(그건 저의 정치적 견해 표명이니까)

mannerist 2006-11-23 0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 겁니다. '오죽하면 여자란 이유 하나만으로 박근혜따위를 지지할 생각을 할까'까지만은 이해하지만, 그렇다고 자질에 상관없이 생물학적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정치적 행위의 주체의 여성스러움을 동일시하는건 대책없는 낙관일 뿐만 아니라 위험하기까지 하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그말대로라면 치마만 두른다면 히틀러도 찍어주겠네'로 받아치다 쫌 험악한 말이 오고갔습니다만.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