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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 어진 현자 지셴린이 들려주는 단비 같은 인생의 진리
지셴린 지음, 이선아 옮김 / 멜론 / 2010년 1월
평점 :
절판
누군가의 잔소리는 나를 위해 해 주는 말이고, 잘 들어보면 나에게 도움이 되는 말들이다. 그렇지만, 마음에 진정으로 닿아 있지 않으면 그 말들은 말 그대로 잔소리가 되어버린다. 그것도 듣기 싫은 잔소리. 게다가 한 번에 그치는 것도 아니면 정말 진절머리가 날 정도로 싫어진다. 이 책, <인생>은 인생에 있어 도움이 되는 책임은 틀림없다. 익히 들어서, 아니면 교육에 의해서 아는 그런 내용의 책이다. 그렇다고 잔소리처럼 싫은 소리도 아니다. 그렇지만, 내 마음에는 아직 이 책이 닿아있지 않은지, 그냥 지나가는 소리처럼 들렸다. 나는 이제 "신인류"니 하는 젊은이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내 인생을 논할 만큼 나이 들지도 않아서 그렇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내 인생은 무엇이고, 나는 왜 사는가?, 이런 질문을 해보지 않은 이는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뚜렷한 답이 없었다. 저자도 마찬가지로 뚜렷한 답이 없다고 했다. 그저 해야 할 일을 하며 살아가라고 말하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인생은 무엇일까, 나는 왜 사는가?, 이런 의문도 어느 정도 생각할 여유가 있어야지 하는 것이기에 어쩌면 나는 내가 해야 할 일을 많이 미루고 있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퍼뜩 들어 나를 한번 돌아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중국의 정신적 스승이며 대학자라고 했다. 이 책의 표지로 알 수 있듯이 나이 지긋한 할아버지 시다. 9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고 하니 장수하신 것이 틀림없다. 이 책에서는 90살의 저자 할아버님이 "이런저런 지면에 발표한 글을 모아서 만든 책"이라고 한다. 옮긴이의 말을 듣고 보니 어느 정도 이해가 갔다. 처음에는 술에 취한 아버지의 주정처럼 같은 말이 몇 번 반복되어 내 눈썹이 씰룩거렸기 때문이다.
자연을 아껴야 한다는 그의 말이 인상에 남았고, 98세까지 사셨다니, 그의 건강문제가 제일 관심이 갔다. 책 속에서는 "삼불(三不)"에 유의하면 된다고 했는데, 그 "삼불"이란 운동, 편식, 걱정을 안 하면 된다는 것이다. 물론 적당한 운동은 몸에 좋다. 여기에서 운동은 무리한 운동을 말하는 것이란다. 그리고 뇌를 써야 한다고 했다. 다른 지침들은 머릿속에 들어오자마자 나가기 바빴지만, 이런 말들은 오래 남아 있는 걸 보니, 역시 건강은 나에게도 큰 관심사였다.
저자 할아버님의 소소하게 그리고 진실하게 살려고 노력했던 모습들이 책을 통해서 느껴졌다. 그리고 깐깐하고 고집 센 모습도 보였다. 스스로 "지식인"이라고 했던 말도 인상에 남았다. 나이가 들어서 어떻게 살아야 한다는 그런 정석은 없다. 그렇지만, 좀 더 인간적이고 다가가기 쉬운 우리네 할아버지 같은 사람들의 진솔한 얘기를 더 듣고 싶은 건 이 책을 덮고 나서 느껴지는 어쩔 수 없는 감정이었다. "지식인"이 아니라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