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evensong.byus.net/images/thefour.jpg)
* 웹에서 Korsgaard 찾다가 본 Moral philosophy books. 장난으로는 The Four 라고 이름붙여 봄.
1. nicomachean ethics - Aristotle
2. the sources of normativity - Korsgaard
3. groundwork for the metaphysics of morals - Kant
4. on virtue ethics - Hurstho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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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에 들었던 곡은http://www.aladin.co.kr/blog/mypaper/767969
§ 어제 영화 ‘오세암’ 을 보고서 적었던 아주 짧은 영화후기. 하얀책 옮겨가는 시간 덕분에 같은 영화라도 조금은 다르게, 아래의 글에 적은 그 의미로 보였으리라 생각했었다. 그래서 여기서 썼다. http://www.aladin.co.kr/blog/mypaper/767441.
1. 먼저 이번 작업을 하다 발견한 정정사항 하나. 갖고 있는 철학사 책을 보다가 Immanuel Kant 가 ‘이마누엘 칸트’ 로 되어 있는 것을 봤다. 나는 아마도 첫 두 번의 번역문에서 ‘임마누엘 칸트’ 로 옮긴 것 같다. 확인을 위해 웹문서 검색을 했더니, 위키 백과사전에 “임마누엘 칸트” 에서 “이마누엘 칸트” 로 2005년 몇 월에 옮겨왔음 이란 알림이 있었다. 외국인 인명을 우리말로 옮기는 원칙이 달라졌거나, 내부에서 그 이름으로 통일하자고 했거나 둘 중 하나인 것 같았는데, 오늘은 시간이 없어서 확인을 하지 못했다.
그 덕분에 앞으로 앞서 했던 번역문에서 정정사항이 있을 때 어떡할 것인지를 생각해 봤다. 1) 번역한 초벌은 그대로 두고 교정부호를 써서 그 위치만 표시한 뒤, 교정할 내용은 지금과 같이 후기로 기록해 가는 식, 2) 색을 달리 한다던가, 본문 아래 따로 주를 단다던가 해서 번역문에 함께 적어가는 식. 나는 1) 이 더 좋은 것 같다. 왜냐하면, 난 지금은 전달을 목적으로 하고, 아주 잘된 번역을 해 보고 싶어서 작업 중인 것이 아니니까. 그리고, 한 번 손을 대면 자꾸 고치게 될 것 같고, 그럼 더더군다나 내 처음 마음과 어긋날 것 같으니까.
2. 이번 번역은 첫 문단이 어려웠다. 각 문장마다 한 가지씩 석연찮은 부분들이 있었을만큼. 먼저, 첫 문장에서는 it 이 받는 말 때문에 실수를 할 뻔했다. 처음엔 virtue ethics로 받았는데, 원문을 다시 보니, the emergence of virtue ethics 로 해야 문법적으로 맞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 실제로 그래야 reach to it의 의미로 자연스럽게 이어질 것 같았고. 그런 결정 뒤에도 문제는 남았는데 it, its it 반복해서 나오는 말을 중복감 없이 옮긴다는 것이 시간도 들었지만 과연 그렇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좀 확실치 않았다. 욕심이었던 것 같기도 하고, 그것이 기본이다 싶기도 하고.
3. 맨 끝에 적어 보려고 하는데, ‘직역과 의역’ 의 균형과 옮기는 이인 나의 주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내내 생각하면서, 조금씩 더 구체적으로 느껴가야 할 의문이겠다.
4. 계속. ‘등장과 출현’ emergence 란 말을 처음에는 등장으로 옮겼고, 혹시 해서 온라인 국어사전들을 보다가 출현으로 바꿨다. (반복을 피하려고 한 번 쓰기는 했지만) 등장은 사람이 어딘가로, 출현은 사물/현상/사람을 포함한 그밖의 것들이 나타낸다는 설명을 따랐는데, 그러면서 내게 영한, 한영, 영영은 있는데 누군가에게 빌려주고 돌려받지 못해서 손에 쥐고 펴 볼 국어사전 이 없다는 생각이 크게 들었다. 다음 달이면 마칠 일인데, 어디서 빌려야겠다.
5. “the revived interest in Kant’s Doctrine of Virtue, the elaboration of character-based versions of Kantianism and utilitarianism, “ 이 구절이 말로 풀리지가 않아서 참 어려웠다. 특히 elaboration of 이하의 구는 몇 번이나 사전을 열고닫았는지 모른다. 직역은 너무 어색하고, 의역을 하기엔 너무 장황하고, 게다가 개념도 좀 막연하고. 아마도 elaboration 에 대한 어감이 분명히 와닿지 않아서 그랬던 것 같다.
대체로 영한사전에서는 elaboration =정교화, 상세화, 노작 등의 의미로 옮겨놨고 웹문서들도 그 뜻으로 적어놨던데, 그것으로는 아무래도 뜻이 통하지 않았다. 노작이란 말 뜻이 제일 나았지만 여전히 어색해서 큰 영영 사전을 보다 develop and expand 의 의미를 보고 그거다 싶어서 옮겼다. 그동안 내 전공공부의 아주 많은 문헌에서 elaboration 이란 말을 봤고, 자동적으로 세련화, 정교화, 상세화 등을 떠올렸는데 다음부터는 우선은 발전과 확대라는 포괄적인 의미에서부터 맥락에 맞게 좁혀 들어야겠다는 나름의 요령을 얻었다. 동시에, 머리속에서 알맞는 우리말 대안이 안 떠오른다고 해서 영한사전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고, 오히려 여러 영영사전을 보면서 답을 찾는 것이 우선이라는 것도. 두 언어 사이를 오가는 내 머리가 유연해지기까지 아주 긴 시간이 걸리겠다는, 좋은 자극이자 담담한 인정 그 둘도 함께
6. 피터 싱어의 how are we to live? 는 ‘이렇게 살아가도 괜찮은가?’ 의 우리말 제목으로 나온 줄 알고 있는데, 이미 책이 나와 있다고 꼭 그 제목을 따라야만 하는 것 같지 않았고, 내가 만일 그 책의 존재를 모르고 안다한들 내용을 모른다면 내가 옮긴 이상의 제목을 생각하지 못했을 것 같아서 내가 받은 어감대로 옮겼다.
7. A recent collection has- 이하의 문장에서 꼬였다. 여러 번 생각해서 오히려 헛갈리고, 결국 거의 완전직역처럼 된 것 같다. A recent collection 은 처음에는 문헌록, 문헌집의 의미라고 생각하고 옮겼고 다시 보고나서, 그 앞선 문장과의 연결이 중요하다 싶어 풀어 썼다.
8. 첫 문단의 어려움에 비하면 두 번째 문단은 상대적으로 옮기기가 나았다. Is bothered by 의 의미를 강하게 할 것인가 약하게 할 것인가가 애매했는데, 직관적으로 들었던 의미대로 (대신 영영사전과 동의어 사전에서 trouble/worry/심히 걱정스러운의 뜻을 확인은 하고서) 옮겼다.
9. 두 번째 문단의 disjunctive 에서 다시 한 번 멈춤을 했다. ‘분리적인, 분열적인, 이접성의’ 의 세 대안을 놓고 따지다가 혹시나 해서 [철학, disjunctive] 의 열쇳말로 검색을 했을 때, ‘화이트헤드--이산적’ 의 예가 여러 개 나온 것으로 미루어 짐작하고, 또 논리학 수업 들었을 때 바로 이 이접의 의미로 설명들었던 것을 따라, 대신 한자를 달아서 옮겼다.
이때 내가 당연히 여기고 쉽게 옮긴 말에 철학이란 분야에서 통용되는 고유의 의미가 담겨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새삼스럽지 않게 들었고, 내가 하는 작업의 ‘오역’ 의 의미를 생각해 보게 되었고, 그래서 홀가분했다. 내가 문법적으로, 사전적으로 아무리 말을 고스란히 잘 옮겨도 개념의 이동을 실수하거나 실패한다면, 그것은 나의 의도도 바람도 아니겠지만 어쩔 수 없는 내 한계가 낳는 오역이겠다 싶어서. 줄이려고 노력할테고 그러기를 바라고도 있지만…아무튼, 번역과 오역과 텍스트의 이해와 오해에 대해서 입체적으로 느껴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보다 큰 공부가 없을 것 같다.
10. 3에서 적었지만, 앞으로 계속 진행될 의문 하나는 ‘직역과 의역 사이의 거리가 어느 정도일 때 좋은가’ 인 것 같다. 둘 중 하나는 썩 좋은 가정이 아닌 것 같고, 예를 들면 통일성이나 일관성에 대한 곰곰한 생각들이 좀 들었다. 쓰면서 보니, 아직은 나만의 사례나 정당화의 근거가 빈약해서 구호로만 품는 것이 좋겠다. 의역이건 직역이건 일간되고 균형감 있게 옮겼으면 좋겠다. 그걸 염두에 두어야겠다...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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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이어지는 5, 6 번째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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