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 2006-11-08  

사파리
전에 그림자 라는 글 하나 썼었잖아요. 그리고 그때 원형 그림자님께서 올린 사진 두 장에서 느낌이 오더라고 그러셨잖아요. (잠시 딴소리)이제는 한국에서 타고 다니던 버스 의자가 어땠더라..가 가물거려요. 잘 기억이 안 나게 되었어요.. 새 버스들이 들어 왔어요. 시간이 맞으면 새 차를 타요. 보면 심경이 복잡해져요. 한편으로는 '아니 왜 이리 어이없게 의자를 놨지. 우리 같았음 스무 명은 더 앉게 할 수 있었을거야!' 흥흥 거리게 되는데, 어느 때는 그냥 부러워요. 가운데랑 앞을 그렇게 틔워 둔 거, 누구를 위해서인지 이제는 알겠으니까요. 당연하다는 듯 해 둔 그런 장치들이 많이 부러워요. 여러 모로 버스는 잡생각 천국이에요..(근데 왜 또 끝은 여기로 가는지..) 새 버스에 새 의자인데..따뜻하게 해가 들어오고 이게 아마 일요일이었던가..암튼 이 순간에는 저만 있었어요. 탈바꿈한 의자를 멍하게 보고 있는데..엉뚱하게 '사파리' 생각이 났어요. 차는 너무 크고, 안은 비었고, 의자는 새로 털을 입었고..근데 빨갛고 까맣고..버스는 빈 거리, 빈 시간을 달리고..그래서 그랬나.. (근데 사파리 관광차는 아직 못 타 봤네요(^^)) http://anima-mia.blogspot.com/2006/11/safari.html
 
 
비로그인 2006-11-08 0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파리 의자라...비유가 딱인데요? 대번에 상황 그림이 머리에 그려지니..(재밌네요.)
저도 버스 타면 잡 생각 많이 해요. 창밖으로 휙휙 지나가는 거리들 쳐다 보면서 머릿속으로도 오만가지가 휙휙 지나가요.
(미국 와선 버스 타 본 적이 없어서 이것도 다 지난 추억거리이지만..)

신세 한탄은...누구를 앞에 놓고 하는게 아니라, 저 혼자 벽 쳐다 보며 하는 거에요. (울적하면 말 수가 더 없어져서 누군가랑 말을 하며 신세한탄을 한다는 건 불가능하거든요.)
요님하고 눈 인사하며 눈토닥 받으니 한결 기분이 좋아집니다.

비로그인 2006-11-08 0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까부는 요님이 더 귀여워요. 언제든지~

am 2006-11-09 07: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몇 년 전이었을 거예요. 배가 많이 고팠던 것 같고, 길을 걷다가 저 맨홀 뚜껑들을 봤죠. 그 순간에 저게 다 오방떡으로 보였었어요. 어디서 갈고리만 하나 있음 구멍 사이에 끼워서 폭 뒤집어 열면 따끈따끈한 오방떡이 나올 것 같은 착각이 아주 많이 들었었죠. 한동안 맨홀만 보면 (알고 보니 맨홀에도 여러 모양이 있더라고요) 그 생각이 나서 혼자 실실 웃고 다녔었어요. 까먹고 있다가 최근에 다시 생각났네요. 날이 선선해지고 거리에도 가게에도 한 해 갈무리 분위기들이 나서 그랬나봐요. * 링크를 잊어서 아까 쓴 거 지우고 다시 썼어요. http://anima-mia.blogspot.com/2006/11/appetizing-illusion.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