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中

인생을 살맛나게 해주는 건 꿈이 실현되리라고 믿는 것이지.



이 세상에는 위대한 진실이 하나 있어.
무언가를 온 마음을 다해 원한다면, 반드시 그렇게 된다는 거야
.
무언가를 바라는 마음은 곧 우주의 마음으로부터 비롯된 때문이지.
그리고 그것을 실현하는 게 이 땅에서 자네가 맡은 임무라네.



자아의 신화를 이루어내는 것이야말로
이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부과된 유일한 의무지.
자네가 무언가를 간절히 원할 때 온 우주는
자네의 소망이 실현되도록 도와준다네.



청년의 가슴속에서, 알 수 없는 기쁨이 솟구쳤다.
자신은 이제 자아의 신화를 위해서, 그리고 파티마를 위해서 죽게 되리라.
낯선 기쁨의 실체는 바로 그것이었다.
표지들이 보여준 것은 끝내 사실이었던 것이다.
눈앞에 칼을 든 적이 있었지만, 그는 죽음을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만물의 정기가 그를 기다리고 있었고, 잠시 후면 그 정기의 일부가 될 터였다.

´이방인이 낯선 땅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가?´
´자아의 신화를 찾으러 왔습니다. 당신은 절대 이해하지 못할 어떤 것을 찾아서.´


˝늙고 교활한 마술쟁이 같으니.˝
그는 하늘에 대고 소리쳤다.

˝당신은 모든 걸 알고 있었잖아요?
내가 이 교회까지 올 수 있도록 금조각까지 미리 맡겨놓고 말예요.

그 수도승은 거지꼴로 나타난 나를 보고 마구 웃었다구요.
미리 알려줄 수도 있지 않았었나요?˝

˝아닐세˝

그는 바람결에 들려오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만일 내가 미리 일러주었더라면, 그대는 정녕 피라미드를 보지 못했으리니.
어땠나? 아름답지 않던가?˝
연금술사의 목소리였다. 그는 빙그레 미소지었다.

그는 배낭 속에서 우림과 툼밈을 꺼냈다.
그 두 개의 돌은 언젠가 아침 무렵의 장터에서 꼭 한 번 사용했던 적이 있었다.
그러고 보면, 그 돌들말고도 얼마나 많은 표지들이 그의 여로를 밝혀주었던가.
자아의 신화를 추구하는 사람들에게 삶은 얼마나 자비로운지
새삼 신의 뜻에 고개가 숙여졌다.
그는 그 돌들을 궤짝 속에 챙겨 넣었다.
앞으로 다시는 만나지 못할 늙은 왕에 대한 기억 때문에도
그 돌들은 그에게 소중한 보물이었다.


바람이 불어왔다. 아프리카로부터 오는 바람, 레반터였다.
그러나 거기에는 사막의 냄새도,
무어 족의 침략을 전하는 위협의 기운도 실려 있지 않았다.
그 대신 그가 너무도 잘 알고 있는 향기가 담겨 있었다.
살며시, 아주 살며시 다가와 그의 입술에 내려앉는 부드러운 입맞춤.
그는 기쁨의 미소를 지었다. 그녀가 처음으로 그의 입술에 입을 맞춘 것이었다.
그는 조용히 속삭였다.
˝파티마, 기다려요. 이제 그대에게 달려가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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