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의 유령
가스통 르루 지음, 성귀수 옮김 / 문학세계사 / 2001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유령이라는 말은, 사람을 잔뜩 긴장되게 만든다. 유령이 정말 있는 것일까? 어릴적 할머니께서 들려주신 옛날 이야기...그 이야기 속에는 무서운 호랑이도 있고, 처녀 귀신도 있고, 떠도는 유령도 있었다. 한밤중에 화장실에 갈 적엔 무서움에 떨며 자고 있는 동생을 깨워서 같이 가곤 했었으니.....

<오폐라의 유령>의 책 표지를 가만히 들여다 본다. 흰 가면과 장미꽃의 조화가 묘한 대조를 이룬다. 이 책은 전세계에 1억 2,500만 장의 음반이 팔린 가스통 르루의 원작 <오페라의 유령>이며, 프랑스어판 원작 첫 완역된 소설이라는 점이 나의 눈길을 끈다.

처음 떨리는 손으로 책장을 펼 친 기억이 난다. 혹여나 책을 읽다가 유령을 만나면 어쩌나 하는 심정으로...아직까지도 내겐 어릴적의 그 공포심이 남아 있었던 것일까....그런데 이게 웬일! 이 책의 처음은 지루하기 그지 없었다.

'에이, 이게 뭐람...난 유령의 이야길 듣고 싶은 거라고..이게 아니라구...' 몇번씩 투덜대며, 책장을 덮고, 펼치기를 수쉽번...사실, 이 책의 절반쯤 읽는데, 5일이란 시간이 소모됐다. 하지만, 그건 그때 뿐이었다. 절반이 지나고 나서(정확하게 말해서, '13. 무시무시한 고백'을 읽으면서)부터 내 눈은 활기를 띄기 시작했다. 원래 소설을 읽다보면, 절정에 달하는 순간이 있다. 마치 그 부분을 찾아 읽어내려 가듯 그렇게 읽어갔다.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난 생각에 잠긴다. 이 책엔 내가 원하는 유령은 없었다. 그 유령이란 존재는 어찌보면 불쌍한 인간에 지나지 않은 것이었다. 마치 '투명인간'이나 '플랑케슈타인'처럼 말이다. 그러고 보면 유령이란 것은 사람들이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닌가! 겉 모습이 무섭게 생기거나 약간은 기형적인 사람을 보면 우리는 지레 겁부터 먹게 되니 말이다. 그리고 그들이 우리와 같은 존재임을 부정하며 '괴물'이나 '유령'으로 치부해 버리는 것이다. 그럼 그들은 그들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자신이 괴물이 되고 유령이 되는 것이다. 아이러니한 이 상황에 그저 웃음만 나올 뿐이다.

사실, 따지고 보면 유령이란 늘 우리 마음속에 있는지도 모른다. 우리는 유령의 면모를 안고 살아가니 말이다. 한번씩 우리 내면의 유령의 모습을 들춰보고는 놀라곤 하지 않는가. 그리고 생각건되, 유령보다 더 무서운 것은 인간의 이기심과 욕심이 빚어내는 그 어떤 산물이 아닐런지.......

덧붙임)오페라의 유령......그는 누구인가?? 그는.....바로.... 우리 내면에 존재하는 또 다른 내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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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ho 2004-04-27 16: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뮤지컬 공연 할 때 이 책을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노래가 감동적이어서 읽어 볼 수 밖에 없었던 기억이...아쉽게도 책은 읽고 공연은 못 봤지만..ㅎㅎ

tnr830 2004-05-05 15: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공연 무지 보고싶었는데...
하지만 오페라라 감히 엄두가 안나더군요^^;;
저두 첨엔 지루했는데 유령의 과거이야기와
주인공의 얘기가 나왔을때 정말 재밌게 읽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