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고기
조창인 지음 / 밝은세상 / 2000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가시고기>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건 알고 있었지만, 난 뒤늦게 이 책을 접하게 되었다. 한번씩 눈물을 펑펑 쏟아낼만큼 슬픈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때가 있다. 물어, 물어 이 책이 엄청 슬픈 책이라는 정보가 내 귀에 들어왔고, 드디어 이 책을 읽게 되었던 것이다.

사실, 요즘 부모님과 다툴때가 많다. 사람은 간사한 동물이고, 이기적인 동물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이상하게 마음은 그렇지 않은데, 이내 마음과는 다른 말을 내 뱉을때가 종종 있다. 말 한마디가 그 어떤 것보다 사람에게 상처를 주는 것임을 알면서도 심한 말을 내 뱉을때가 종종 있다. 그리곤 이내 후회하곤 한다. 다른 이유는 없다. 서로가 힘들다는 이유로 자신의 힘든 점을 내세워 상대방에게 가시뱉힌 말을 하는 것이다.

방문을 잠그고 이불을 뒤집어 쓰고 엉엉 울었다. 나를 이해하지 못하는 부모님 때문에, 더욱 슬펐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다시 정신을 가다듬고 이 책을 펴기 시작했다.

왜 가시고기 일까? 처음 든 의문은 그것이었다. 난 가시고기가 어떤 고기인지 알지 못한다. 가시가 뽀족하게 난 고기라서 그런가? 고개를 갸웃뚱 거려보다, 책장을 펼쳤다. 그리고는 한장, 한장 읽다가, 가시고기가 어떤 고기인지 알게 되었다.

주인공 '다움'이는 자신의 아버지가 가시고기 같다고 했다. 가시고기는 참 이상한 고기다. 엄마 가시고기는 알을 낳고선 다른 곳으로 떠난다고 한다. 자신의 자식들이 어떻게 자랄지 걱정도 없이, 돌보지도 않은체 떠나고 나면, 그 알들은 아빠 가시고기가 키운단다. 애지중지, 사랑으로 보살피고 키우고..이내 아기 가시고기들이 자라면, 그 가시고기들은 아빠 가시고기를 버리고 다 제 살길로 가버린다고 한다. 그러고 나면 홀로 남은 아빠 가시고기는 돌에 자신의 머리를 부딪히며 죽음을 맞이한다고....
가시고기는 참 신기한 고기다. 그리고, 슬픈 고기다. 그것이 가시고기의 운명인 것일까..

<가시고기>는 참 슬픈 내용을 안고 있다. 백혈병에 걸린 다움이와, 그 다움이를 가시고기같은 사랑으로 보살펴 주는 아버지...백혈병이라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 병인가. 고작 10살밖에 되지 않은 꼬마에게, 가혹한 형벌을 주다니..그런데, 그것이 끝이 아니다. 아버지가 간암에 걸리다니... 정말 기막힐 노릇이다. 이 책은 사람들이 말한데로 정말 슬프다. 그리고, 아버지의 사랑은 그 무엇보다 깊고 넓고 위대한 것이라는 걸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못내 아쉽고 섭섭하다. 아마도, 진한 슬픔속에서, 감동을 느끼는 동시에 해피엔딩의 결말을 기대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그러고 보면 나도 참 욕심이 많은것 같다.)

순간, 부모님의 사랑이 떠올랐다. 아파서 중환자실에 있을때, 하루에 2번 부모님을 만나면서, 얼마나 그리워 했던가! 얼마나 보고 싶어 면회시간만을 애타게 기다렸던가! 어머니는 작은 도시락에 내가 좋아하는 과일을 매일 담아오곤 하셨다. 날 보며 빙그레 웃으셨지만, 그 눈망울은 젖어 있었다. 갑자기 그때의 생각이 났다. 순간, 부끄러워졌다. 그렇게 그리워 하던 부모님과 한 집에 살고 있는것 자체가 행복한 일임을 이제서야 다시 깨닫다니..'다움'이와 그 아버지의 사랑을 보면서, 불현듯 잊고 있었던 그때가 생각이 났다.

가시고기...자식을 위해 희생하고 그 삶을 마감하는 그 가시고기같은 삶을 살고 있는 우리의 부모님들..지금부터라도, 부모님에게 잘 해 드려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불어 나도 훗날 아빠 가시고기 같은 부모가 되어야 겠다고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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