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산도르 마라이 지음, 임왕준 옮김 / 솔출판사 / 2003년 6월
평점 :
품절


긴호흡을 한번 내쉬면서 이 <사랑>이라는 책에 대해서, 그리고 <사랑>이란 이 단어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사랑>이란 단어를 들으면 어떠한 생각이 드는가! 난 가슴이 설레기도 하고, 마음이 콩닥콩닥 거리기도 하고, 때론 슬프게 저며오기도 한다. 사랑은 마력과도 같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빨려들게 되는..아름답고, 신비스런 그런 마력 말이다.

음..우선, 긴호흡을 내 쉰 이유부터 말해보자. 이번에 읽은 <사랑>이란 책은 산도르 마라이의 다른 작품(열정, 유언)과 비교해 볼때, 내게는 조금 버거운 감이 있었다. 물론, 내용면에서나, 분량면에서나, 어렵고, 많았던 탓도 있겠지만, 이 책에 등장하는 세 인물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 난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던가! 머리가 어지러웠다.

산도르 마라이의 작품을 보면 느끼는 것이지만, 그의 작품을 읽노라면 무대위에서 배우들이 연기를 하고, 그 모습이 바로 앞에서 보는 것 마냥 내 눈앞에 펼쳐지는 것이다. 특히나 이 <사랑>이란 내용은 더욱더 그러했다. 무대위 배우가 토해내는 그 기나긴 대사들, 서사적 장중함, 때론 한 장을 다 독백으로 채우는 그 대사들...그랬기에 연극적 현장성과 함께 그 모습이 연상되어서 고전의 맛을 살리는데 그만이었지만, 조금은 머리가 아팠다. 그래서 선택한 나만의 방법이 있었으니, 내가 직접 그들을 만나보는 것이었다. 어떻게 그들을 만날것인가. 우선은 그들의 성격을 파악하기로 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세명의 주인공인 쟈코모, 프란체스카, 파름므 백작..이 세명의 주인공들의 모습을 상상해본다. 그리 미남형은 아니지만 호감이 가고, 강인해 보이는그리고 카사노바의 기질을 지니고 있는 쟈코모, 아름다우며, 자신의 사랑을 잘 나타낼줄 아는 프란체스카, 그리고 자신의 사랑을 지키며 갈구하는 노령의 파름므 백작.

그리곤 마치 무대위에 선 연극배우처럼 한 손에는 <사랑>이란 책을 들고서 그 대사들을 읽어내려 갔다.(읽어내려 갔다는 표현보다는 연극을 했다는 표현이 더 맞을지도 모르겠다.) 감정을 씯고서, 마치 내가 그 배우가 된양...그랬던 탓인지 서서히 머릿속 어지러움이 가시기 시작했다. 조금씩 안개가 걷히는 기분이랄까...세명의 주인공들의 사랑에 대해서, 열정에 대해서 느낄수 있었다.

<사랑>은 베니스의 감옥을 탈출한 쟈코모와 그의 시종 격인 발비가 불자도에 도착하면서부터 시작된다. 오래전, 쟈코모는 소녀 프란체스카를 두고 파름므 백작과 목숨을 건 결투를 벌이고, 백작의 칼에 부상을 입은후 다시는 그녀 앞에 나타나지 않기로 맹세를 한다. <사랑>은 그들이 볼자노에 일주일 정도 머무는 동안 일어난 사건을 다루고 있다. 이곳에서 다시 프란체스카를 만나고, 파름므 백작을 만난다. 어쩌면 그것은 운명적으로 예견된 어떠한 것일지도 모른다.

파름므 백작은 프란체스카가 쟈코모에게 보내는 한통의 편지를 가지고 쟈코모에게 방문을 한다. 그 편지에 실린 편지의 내용은 너무나 단순하다. [나는 너를 보아야 해] 하지만, 그 글에 실린 뜻을 파름므 백작은 해석하기 시작한다. 장엄하면서도 의미있는 수많은 뜻이 그 짧은 글속에 포함되어 있었다니 나도 놀랄 일이었다.

고전의 묘미란 무엇인가! <사랑>을 읽으면서, 아니, 산도르 마라이의 그의 작품을 읽으면서 느낀 생각들이 불현듯 머리를 스치고 지나간다. 그 이유는 그의 작품의 결말을 보면서 내가 느낀 의문들에 있다. 웬지 끝나지 않았을것 같은 결말, 무언가를 제시하는 듯한...

아, 여기에서 <사랑>에 대해서 얘기해 보도록 하자. 그 세 사람의 사랑관..사랑은 헌식적이고 무한하다. 욕망이 아니라, 아름다운 것이며 고결한 것이다. 쟈코모는 그럼점에서 볼때, 사랑을 그저 자신의 욕구를 행사할수 있는 도구로 보았고, 프란체스카는 사랑의 고유한 본질적 가치를 일깨워 주려고 했다. 파름므 백작또한 자신의 방법대로 그의 사랑을 지키려고 했다.

열정적이며, 기적같고, 희망같은 사랑..여전히 지금도 머리는 무겁지만, 사랑에 대해서 다시금 그 의미를 되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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