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 잠언 시집
류시화 엮음 / 열림원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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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묘한 매력이 있다. 짧으면서 함축된 그 단어에는 참으로 많은 뜻이 내포되어 있다. 얼마전 <시가 내게로 왔다>라는 시집을 읽었었다. 몇주간에 걸쳐서 시집의 내용을 읽고, 또 읽어보았지만, 시들이 주는 감흥을 느끼기엔 너무나 부족한 내 자신을 나무래 보았었다. 한번을 읽으니 어렵다 느껴졌고, 두번을 읽으니 고개가 갸웃뚱, 세번 이상을 읽으니 이제서야, 시인들의 뜻을 조금은 알것 같았다. 시라는 것은 그런 매력이 있는것 같다. 간결하고, 짧지만, 참으로 많은 의미를 안고 있는...

류시화씨가 엮은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의 시집을 읽어보게 된건 류시화씨의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이란 시집을 읽어보고 나서였다. 웬지 모르게 류시화라는 시인이 참으로 멋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가 직접 쓴 시는 아니지만, 그가 엮은 시는 웬지 내 정서에도 잘 맞을것 같다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생각은 틀리지 않았다는 걸 알수 있었다.

이 시집엔 잠언들이 담겨 있다. 그래서 인지 그 뜻이 모호하거나 어렵지 않고 마음에 잘 와 닿는다. 이문재 시인이 이런 말을 했다.

[쉬운시, 좋은 시는 아무나 쓸 수 없다. 쉬운 좋은 시는 가장 어려운 시인 까닭이다. 좋은 물의 기준이 무색, 무취, 무미이듯이, 좋은 시는 모든 것을 의미하되 정작 시 그 자체로는 무색, 무취, 무미여야 한다. 다르게 말하면 흰 색의 도화지만이 모든 색깔을 받아 들일수 있다는 이치와 같다.]

웬지 모르게 이 말이 더 와 닿는것 같았다. 시라는 것은 무엇인가! 흰 색의 도화지만이 모든 색깔을 받아 들인다...그렇다..제 색을 다 내는 크레파스가 있을찌라도 파랑색이나, 노랑색의 도화지에다 색칠을 한다면 그 크레파스의 색을 제대로 낼수가 없다.

잠언이란, 시대와 역사의 검증을 받고, 살아남은 지혜와 같은 글들이다. 그래서 인지 이 시들을 읽고 나면 더 마음에 와 닿고, 뭔가 깨달음을 얻게 되는 것일지도....이 시집에 실린 시들의 작가의 이름을 살펴보면 참으로 낮설다. 때론 시의 작가를 알지 못하는 무명의 시들도 많다. 그래서 일까...웬지 시들이 어렵게 다가오지 않고 친숙하고 편안한것은...무겁지 않으면서 웬지 지혜와 깨달음을 준다고나 할까...

[해답

해답은 없다.
앞으로도 해답이 없을 것이고
지금까지도 해답이 없었다.
이것이 인생의 유일한 해답이다.
-거투르드 스타인] P88

[벼룩

그대 벼룩에게도 역시 밤은 길겠지.
밤은 분명 외로울 거야.
-아사] P98

위의 시들처럼, 짧지만, 많은 뜻을 내포하는 시..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시들..어찌보면 다, 아는 내용일지도 모른다. 그것이 잠언들의 매력일지도..인생의 지혜를 일깨워주는..진리를 일깨워 주는 매력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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