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당신도 살아
오히라 미쓰요 지음, 양윤옥 옮김 / 북하우스 / 2000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왕따, 자살미수, 비행청소년, 야쿠자 보스와 결혼, 이혼, 호스티스 그리고 사법고시 도전, 마침내 변호사가 되기까지..오히라 미쓰요의 인생담내지 성공담..처음 이 책을 추천받을때만 해도 뭐 뻔한 그런 내용이겠거니 했다. 웬지 자신을 더 비하시켰다가 다시 끌어올리는 듯한 인상을 받았던것 또한 사실이다. 그래서인지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려 보냈었다. 그러다, 일본에서 200만의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책이 이 책이라는 사실에 조금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편으론 오기가 생겼던 모양이다. 피..그렇고 그런 내용이면 두고 보라지 하는..

왕따라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것인지 직접체험해 보지 않아서 그 실체에 대해서, 무서움에 대해서 잘 알지는 못한다. 하지만, 뉴스를 통해서 (왕따를 견디지 못하고, 자살을 하는 학생들의 이야기나, 어떻게 왕따를 하는지의 사례등) 그 무서움에 치를 떨곤 했다. 왕따라는 것은 어찌보면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인 문제라고 볼수도 있다. 간혹 텔레비전에서 왕따를 견디지 못하고 자살을 하는 학생들을 보면 '죽을 결심으로 공부를 하거나, 세상을 살면 못할것이 없을텐데..' 그렇게 생각하곤 했다. 하지만, 그게 어디 쉬운 일이랴...원래, 자신이 겪는 것과 남이 보는 시각은 다르기 마련이며, 3자의 입장에서 그런 말을 누가 못하겠는가!

그런데 오히라 미쓰요..그녀는 당당하게 보여준다. 왕따를 견디지 못하고 할복자살을 시행했으며 구사일생으로 살아나지만, 항상 그녀를 외면하는 친구들...사실, 이 책의 내용으로 살펴보면 그녀가 잘못한 것은 없다. 어느 사건이듯 그렇듯..사사로운 하나의 사건이 자신의 인생을 송두리째 뒤흔드는 경우가 많다. 그녀도 그랬던 것이다. 하지만, 그 일로 인해 그녀는 비행청소년이 되며 걷잡을수 없는 어둠속으로 들어간다. 사람에 대한 믿음이 없어진다는 것이 어떤 느낌일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그녀에게 믿을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그녀는 뒤늦게 깨닫는다. 그녀 곁에는 그녀를 항상 생각해 주고, 아껴주고 사랑해주는 가족과 사람들이 있다는 걸...그리고 그녀는 중졸의 신분으로는 감히 생각해보기도 힘들 사법고시에 패스를 한다. 그것도 단 한번에..그녀가 피땀흘려 노력한 결실의 산물...

이 책을 통해서, 크게 2가지의 맥락에서 나누어 생각해 본다.

첫째는, 우리 사회의 왕따에 대한 것...
사실, 왕따는 우리 주변에서 종종 본다. 하지만, 우리는 단순한 사건으로 생각하며, 아무렇지 않게 넘어가곤 한다. 왕따를 견디지 못하고, 자살을 하거나 어둠속으로 들어가는 이들을 보며 비난만 한다. 자신이 오죽이나 못났으면 왕따를 당하느냐며, 성격에 이상이 있거나, 정신적으로 장애가 있는 것은 아니냐며 나무라기만 한다. 참아보라고 한다. 하지만, 조금만 더 주의깊게 살펴보면 그 문제는 왕따를 당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요. 조금 더 깊게 들어가면, 주변의 사람들..깊게는 사회적인 문제임을 알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그들을 위해서 무엇을 했는가..돌맹이를 던지는 비난보다는 채찍질보다는 따뜻한 말한마디, 진심어린 말 한마디가 그들을 어둠속에서 이끌어 줄것을 우리는 깨달아야 한다.

둘째는, 나 자신에 대한 것이다.
나 자신은 자만심에 빠진적이 없었던가. 나 자신은 남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한 적은 없었던가..나 자신은 왕따를 당하는 친구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해 준적이 있었던가. 나 자신은, 언제나 안된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던가..세상은 불공평하며, 노력해도 되는 것은 없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는지.. 중졸의 학력으로 그 어려운 사법고시에 패스하기란 정말 낙타가 바늘구멍에 통과하는것처럼 어려운 것임을..그녀는 해냈다. 그녀를 보며, 나 자신에게 외쳐본다. 'yes, I can'

'그러니까 당신도 살아' 그녀의 외침이 귓전에 울리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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