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랫말 아이들 - MBC 느낌표 선정도서 어른을 위한 동화 12
황석영 지음, 김세현 그림 / 문학동네 / 2001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전쟁 직후인 1950년대에 있었던 이야기다. 짧은 10편의 이야기는 아무 부담감 없이 술술 읽어 내려갈수 있다. 작가의 분신과도 같은 소년 수남이의 눈으로 바라본 모랫말 사람들과 세상...아이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은 참 순수하고도 정직하다.(아홉살 인생에서의 여민이가 그랬고, 나의라임 오렌지 나무에서의 제제가 그랬다. 그리고 정확하게 생각나지는 않지만, 아이가 화자가 되어서 서술했던 책들을 상기시켜보면 그랬던것 같다.)

사실, 전쟁 직후의 사회생활이 어땠는지, 삶이 어땠는지 난 알지 못한다. 그저 할머니, 할아버지, 부모님의 이야기를 듣고, 책을 읽어봄으로써 간접적 경험을 해 보는 것이다. 직접적인 경험이 아닌지라, 그 삶과 사회상을 이해하기에는 역부족이다. 하지만, 어느정도 그 삶을 이해할수 있을것도 같다.

텔레비전에서 본 그 시절은, 책을 통해 느낀 그 시절은, 암울한 시절이었으며, 끔찍한 시절이었다.(내가 느끼기에는..) 따라서 그 시절에는 너무나 힘들었기에, 사람들도 각자의 생활을 중시하며, 단절될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하지만, 그런 현실에도 불구하고, 그 시절은 지금보다 더 따뜻하다고 한다.(황석영씨가 이 책에서 말하는 것을 보면..그리고, 어른들의 말을 들어보면..)

그러고 보면 지금시대는 전쟁등, 그런 힘든 역경을 겪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간의 정이 너무나 메말라 있는것 같다. 그래서 인지, '모랫말 아이들'을 읽으면서 조금은 부끄러웠다.(모랫말 아이들에서 사람들간의 정을 직접적으로 나타내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전체적인 내용의 흐름을 볼때, 힘들었지만, 참이나 따뜻했었단 걸 느낄수 있다.)

이야기의 흐름은 간결하다. 장황한 설명이나, 작가의 감상적인 느낌이나, 감정은 가급적 배제한것 같다. 작가는 자신의 유년시절을 이야기 하고픈 마음으로 이 글을 썼다고 한다. 자신의 유년시절을 각각의 사건 중심으로 풀어나가며, 그 시대상의 여러 삶을 간접적으로 경험케 해준다. (웃기도 하면서 고개를 끄덕이기도 하면서 갸웃거리기도 하면서 그 삶을 바라본다.)

하지만, 한가지 아쉬운 점은...이야기의 끝맺음이다. 뒤를 이어서 길게 쓰겠다는 출판사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여, 아쉽고 미안하다는 작가의 말도 있었지만(사실, 책을 읽는 독자로서 내가 더 아쉬움이 남는다.)웬지 모르게 목적지를 향해 달리는 기차에서 중도하차한 기분이랄까...그래서 더 아쉽다. 웬지 모를 미련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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