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내게로 오길 바라면서....

시가 내게로 왔다 1 - MBC 느낌표 선정도서 ㅣ 시가 내게로 왔다 1
김용택 지음 / 마음산책 / 2001년 4월

난 시집을 좋아한다. 낙엽이 지는 가을이나, 추운 겨울날, 따뜻한 봄날..어느 계절이나 어울리는 것이 바로 시가 아닐까..멋드러지게 시 한편 읊조리고 나면, 얼마나 운치 있는가! 그래서 인지 나도 모르게 좋은 시는 몇번을 읊조리게 된다. 그 시를 내것으로 받아들일 것처럼...

김용택이 사랑하는 시..<시가 내게로 왔다> 처음 이 시집을 읽게 된건, 방송의 입김 때문이었다. MBC 느낌표 선정도서로 선정된 시집...그래서 인지 더 읽고 싶어졌다.

이 시집엔 서정주, 박용래, 정채봉, 이시영, 김수용, 백석, 고두현, 김소월 님 등 많은 분들의 시가 실려 있다. (개인적으로 난 서정주, 김소월, 김춘수, 안도현, 천상병 님의 시를 좋아한다.) 내가 좋아하는 분들의 시와 잘 모르지만, 유명하신 분들의 시를 읽어볼수 있다는 생각에 이 시집을 읽기 시작한지, 이주일이 다 되어간다. 시라는 것은 소설이나 수필과 달리, 읽는데 꽤나 오랜 시간이 걸린다. 어떻게 보면 단순하고 짧은 내용이지만, 그 시를 이해하는데에는 몇배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시집을 읽고 감동이 있고, 여운이 있어서 좋다고 한다. but...그러나 난, 왜 그런 감동을 느끼지 못하는 것일까...이 시집을 읽으면서 한탄 아닌, 한탄을 해 본다.(몇번을 읽었지만, 어렵기만 하다.) 괜스레 내 감정이 메말랐다며 생트집을 잡기도 하고, 학구열에 불타던 소실적 학생으로 돌아가서 시를 분석해 보기도 한다. 하지만, 시라는 것은 머리로서 생각하는 것이 아니거늘, 분석함으로 시를 이해하기는 무리다. 시는 마음으로 느껴야 하거늘..

그렇다고 이 시집에 실린 내용을 다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은 아니다. 짧은 구절이나, 예전에 알고 있었던 시들은 방갑고, 이해도 쉽다. 하지만, 그것으론 부족하다. 다행히 하나의 시가 끝날때마다, 적혀 있는 김용택님의 메세지를 통해 그 시를 바라보고 느끼고 생각하는 또 다른 느낌을 알수 있어서 기쁘기 그지 없다. 하지만, 멈추지 않고 흐르는 강물처럼 내 가슴속에선 멈추지 않는 그 무언가가, 알수 없는 그 무엇을 요구한다.

하나의 시를 읽고 나서 느끼는 감정은 사람들마다 다를 것이다. 김용택 시인이 생각하고 이해하는 것처럼 느끼지 못해서 한탄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그 시를 읽고 나서도 아무런 생각없이 멍해지는 내 머리를. 가슴으로 받아 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는 내 모습에 한탄 하는 것이다.

이 시를 쓴 작가를, 그 배경을, 안고 있는 내용을 생각하면서 다시금 읽어 봐야 겠다. 심취해 보아야 겠다. 아직도 난.... 멀었나 보다. 읽기 쉬우면서도 어려운 것이 이 시라는 것을 다시금 느낀다. 언젠가는 시집의 제목처럼 시가 내게로 올수 있길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