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살이 넘어 다시 읽는 동화속으로....

스무살이 넘어 다시 읽는 동화 - 동화 속에 숨겨진 사랑과 인간관계의 비밀
웬디 패리스 지음, 변용란 옮김 / 명진출판사 / 2002년 9월

동화책을 읽을 나이는 아니지만(뭐 그렇다고 동화책을 읽을 나이가 정해져 있다는 것은 아니다.) 난 동화책을 좋아한다. 웬지 모르게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는 느낌이랄까...그런데, 그런 나에게 변화가 생겼다. 아마, 가장 큰 변화는 동화를 어렸을 적처럼 그런 순수한 마음으로 읽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렸을 적엔 동화를 읽으면 낭만에 빠지고 공주들을 동경하고, 왕자님을 기다렸다. 적어도 그런 일이 가능하리라 여겼던 모양이다. 그러나 세월이 흐른 지금은 사회에 많이 찌들었다고 해야 하나? 아님, 현실주의가 되었다고 해야 하나...동화를 보는 관점이 바뀌것 같다. 동화를 곧이 곧대로 해석하는 예전의 난 사라졌지만, 그래도 동화는 나름데로의 매력이 있다. 그래서 좋다.

[스무살이 넘어 다시 읽는 동화] 웬지 느낌이 좋았다. 제목에서 부터 사람을 끄는 묘한 매력이 있었으니까...스무살이 넘은 지금 읽기에 딱 좋을것 같다. 이 책은 가볍게 읽을수 있는 책이었다. 이야기를 읽으면서 그림을 동시에 볼수 있으니 더 좋았던것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각 단락의 이야기가 끝이 날때마다, 그 이야기를 스무살이 넘어서 읽는다면 어떻게 받아들일수 있는지...재 해석이라고 해야되나? 그 이야기에 담긴 주인공들의 마음과 사랑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볼수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그 뒤에 언급되는 인간관계의 법칙도 좋았던것 같다.

그저 무심히 읽고 그 이야기를 액면대로 받아들였던 예전과 달리 그 이갸기 속에서 사랑과 인간관계를 재해석 해볼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고나 할까... 하지만, 웬디 패리스가 말하는 주인공들의 사랑에 대한 해석과 인간관계에서 수긍이 가는 부분도 있었지만, 그렇지 못한 부분도 많아 아쉬웠다. 하긴 한 동화를 읽고 어떻게 생각하고 느끼는가는 개인의 성격과 사고방식, 그리고 살아온 삶과도 연관이 있지 않을까 싶다. 따라서 지금, 이 동화를 읽으면서 주인공들의 사랑과 인간관계가 수긍이 가지 않는 부분이 있을찌라도 후에 다시 마음에 와 닿는 부분이 생길지도 모를 일이다.

이 책을 읽기 전에 [흑설공주 이야기]라는 동화를 읽었다. 기존의 동화를 패러디한 동화라고나 할까...소극적이고 나약한 여성을 적극적이고 자신감있는 여성으로 등장시키며, 주인공을 여성으로 바꾸어 이야기를 전개시킨다. 같은 동화인데도 불구하고, 저자의 관점에 따라서 느낌이 이렇게나 달라질수 있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

두 동화의 차이점은 전자는(흑설공주 이야기) 기존의 동화를 여성을 주인공으로 바꾸거나, 백설을 흑설, 미녀를 추녀 등으로 바꾸어서 이야기를 패러디했다는 것이고, 후자는(스무살이 넘어 다시 읽는 동화) 기존의 동화를 그대로 읽혀주면서 그 때에는 느끼지 못했던 새로운 관점으로 사랑과 인간관계를 재시해 준다는 것이다.

어느것이 더 잼있고, 어느것이 더 낫다 라는 말은 하지 못한다. 두 동화다 서로의 장점과 단점을 지니고 있기에..하지만, 동화라는 것을 스무살이 넘은 지금 다시 새로운 시각으로 접해보고 예전에는 몰랐던 새로운 것은 느낄수 있었던 점에서 기쁨을 감출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