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설공주 이야기 흑설공주
바바라 G. 워커 지음, 박혜란 옮김 / 뜨인돌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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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책의 제목을 보았을때, 내 입가엔 묘한 웃음이 떠 올랐다. 그 웃음의 의미가 무엇인지, 뒤늦게 알수 있었다. [흑설 공주 이야기]라는 제목을 보고 있자니, 웬지 뭔가를 꼬집는 다는 느낌이랄까...꼭 한번 읽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이 책을 집어 보게 되었다.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백설공주 이야기..난 어렸을 적부터 이런 동화를 참 좋아했다. 맘씨 착하고 이쁜 신데렐라가 계모와 언니들에게 온갖 구박을 받지만, 꿋꿋하게 이겨내고, 백마탄 왕자님을 만나, 행복해진다는...그리고 계모에게 쫒겨난 백설공주가 계모에게 죽임을 당하지만, 왕자님을 만나고..다시 살아나고, 행복해진다는...그야말로 해피 엔딩의 결말...

어렸을 적엔 그냥 무조건 그런 내용이 좋았나 보다. 그리고 은근히 그런 상상에 빠져보며 행복해 지곤 했었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서일까...철이 든 탓일까...아님, 흑설공주 이야기를 읽어본 탓인지... 지금은 한번씩 그런 동화에 대한 의문이 든다. 왜, 항상 동화에 나오는 여자 주인공은 얼굴이 이뻐야만 할까? 만약 추녀 였다면 왕자님과 행복해 질수 있었을까...아무리 맘씨가 착하고, 자신의 일을 잘 이겨냈던들, 왕자님은 그녀의 마음을 알기나 할까... 그리고 왜 계모들은 항상 악역을 맡는지도 모르겠다. 그로인해 새엄마는 항상 나쁘고 못된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아직까지도 가지게 되었으니...그것 참 씁쓸하다.

어쩌면 내가 더 현실적인 사람이 되어가는것인지도 모르고, 조금은 세상을 삐딱하게 보는 것인지도 모른다.

기존의 동화 이야기는 알게 모르게 우리들 마음속에..그리고 머릿속에 이런 사항들을 (외모지상주의, 새엄마는 나쁘다는 등) 세뇌시킨다. 언젠가는 백마탄 왕자님을 만날수 있을꺼야...이쁘면 되는거지 하는.... 요즘, 번번히 이뤄지고 있는 성형...자신의 외모로 사회생활에 불편을 겪고, 그 일로 삶의 의욕마저 상실하게 된다면..그래서 하게 되는 성형이라면 대 찬성이다. 하지만, 과연 그런 이유로 성형을 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텔레비전에 보면 온갖 예쁜 여배우들..우리들은 그녀들을 동경하고, 따라하지는 않았는지... 이쁘기만 하면 모든게 용서가 된다는 사고방식...어쩌면 그런것들은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이 신델렐라나 백설공주와 같은 동화를 읽고 세뇌가 된 것은 아닌지...그저 이쁘기만 하면 왕자님을 만나게 되고 성공하게 된다는 것처럼...

그렇다고 예쁜 사람을 안좋게 보는 것은 아니다. 자신을 꾸미고 가꾸는 것도 자신에 대한 투자이며, 자신감..더불어 노력이니까...그리고 난 예쁜 사람들이 좋다. 다만, 그저 겉모습에만 치중하고, 예쁘기만 하면 아무런 노력 없이도 백마탄 왕자님을 만날수도 있다는 그 생각을 꼬집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볼때,[흑설 공주 이야기]는 기존의 동화에서 탈피한 새로운 면을 보여준다. 물론 기존의 동화에서 남자 주인공을 여자 주인공으로 바꾸고. 여기에서도 주인공들은 하나같이 예쁘다는 점은 (추녀가 주인공인 이야기도 몇개 있었지만) 그 한계를 보여주는 것 같아 아쉬웠지만...그리고 스토리가 그렇게 새롭지 않다는 것이 더 아쉬웠는지도 모르지만..적어도, 이 이야기들에 나오는 주인공들은 그저 겉모습이 아닌 자신의 노력과 자신감을 가지고 긍정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나아갈수 있는 여성이었다. 그것이야말로 우리들이 원하고, 바라는..아니, 어쩌면 나아가야 할 여성상이 아닐까..

그런점에서 볼때, 어린 아이들에게 기존의 동화보다는 [흑설공주 이야기]를 읽어보도록 하는 것이 좋을 듯 싶다. 또한 우리들이 읽어도 참 좋을것 같다. 나처럼 예전과는 다른 사고를 가지게 될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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