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린다는 것은......
-이정하
올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대를 기다린다는 것은,
그것이 정말 바보스런
짓임을 모르진 않으나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단지 그것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대를 기다리는 일만이
오로지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어서
그 마저도 할 수 없으면
내가 살아가는
의미가 없을 것 같아서 였습니다.
그대와의 만남은
내가 살아온 날들에 비해
짧디 짧은 시간이었지만
우리가 함께 나눈 기쁨과 슬픔은
내 생애 전부를 합친 것보다
더 깊었으므로
그대를 기다리는 일은
기다리는 일만으로 나는 행복합니다.
오랜 기다림 속에서도
지치지 않을 수 있는 까닭은
바로 당신을 기다리기 때문입니다.
떠난 지 오래지만
아직 나의 가슴에
그대의 온기가 남아 있듯
언제까지나 그대는 부인할 수 없는
나의 사랑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