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문화계 이사람을 보라] 4. 뮤지컬 배우 윤공주
입력: 2007년 01월 04일 17:33:31
 

배우 윤공주가 뮤지컬계의 ‘새로운 공주’로 떠오르고 있다. 2005년 뮤지컬 ‘겨울나그네’와 ‘그리스’에서 새내기 치고는 상당히 안정감 있는 연기를 펼쳐보였던 그는 지난해 ‘드라큘라’와 ‘컨페션’의 호연으로 2006 뮤지컬대상에서 신인상을 거머쥐었다. 최근 제작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여자 배우 1순위에 오르내린다. 뮤지컬에 본격 입문한 지 3년 만에 이뤄낸 성장. 게다가 그는 1981년생으로 아직 젊다. 그만큼 가능성이 많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윤공주는 “운이 좋았다”며 겸손함을 내비쳤다.

“제가 남들보다 특별히 뛰어난 것도 아닌데, 제 나이에 맞는 역할이 주어지는 덕택에 행운이 뒤따르는 것 같아요.”

-‘컨페션’등 호연 신인상 영예-

단국대 연극영화과 2학년에 재학중이던 2001년 우연히 ‘가스펠’ 오디션에 덜컥 합격해 단역으로 뮤지컬을 시작했다. 2003년 두번째 작품인 ‘토요일밤의 열기’ 때는 휴학까지 해가며 연기와 춤에 매달렸다. 기회는 의외로 빨리 왔다. 2004년 응모한 ‘사랑을 비를 타고’에서 여주인공인 유미리 역에 캐스팅되며 이름 석자를 알리기 시작했다.

“실은 그때 유미리 역할을 맡은 배우가 펑크내면 대신 메워주는 ‘언더’로 뽑혔어요. 그런데 그 배우가 갑작스레 공연을 포기하는 바람에 제가 엉겁결에 주인공이 돼 버린 거죠.”

뮤지컬 배우 손지원(배우 김성녀의 딸)이 절친한 대학 선배로 그의 무대 모습에 반해 뮤지컬에 관심을 갖게 됐다는 윤공주다. “지원 언니는 대학시절 제 우상이었죠. 언니 따라 유미리 역을 해보는 게 꿈이었는데, 하나 하나 맡은 배역에 충실했더니 여기까지 왔어요.”

-“백지같은 배우 되고 싶어요”-

기회를 잘 살려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것도 능력이다. ‘사랑은 비를 타고’의 김장섭 연출가의 말처럼 윤공주는 “연기와 춤, 노래 등 삼박자가 다 되는 드문 여배우”라는 것이 뮤지컬 관계자들의 평가다.

그는 사실 ‘지킬앤하이드’의 루시, ‘카르멘’의 카르멘과 같은 강렬하고 격정적 이미지의 소유자는 아니다. 여성적인 외모에 목소리와 음색은 청아하다. 이로 인해 전형적인 여주인공 역에 딱이라는 소리를 많이 듣는다. 실제로 만나 본 그는 장난기 많고 아직은 해보고 싶은 게 더 많은 수줍은 소녀의 인상이 짙었다.

“예전에는 청순가련형으로 보이는 제 이미지가 다소 불만이었어요. 그래서 ‘드라큘라’의 로레인처럼 강렬한 역할을 해보며 이미지 변신도 해봤고 ‘미스사이공’의 킴처럼 처절한 삶을 사는 여인의 역할을 언젠가 꼭 해봐야지 하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앞으로는 그런 강박관념을 갖지 않으려고 해요. 이제는 어떤 이미지를 갖다줘도 다 잘 어울리는 백지 같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

지난달까지 창작뮤지컬 ‘컨페션’에서 열연한 그는 새해에도 쉴 틈이 없다. 오는 6일 시작되는 뮤지컬 ‘하루’(유니버설아트센터)와 30일부터 충무아트홀 대극장에 오르는 ‘올슈크업’에서 모두 주인공으로 발탁됐기 때문이다. 밥 먹을 시간조차 제대로 없어 김밥으로 끼니를 때우며 두 작품 연습에 여념이 없는 상태다.

-새해 연속 두작품 주인공에-

“지금까지 유망주라는 소리를 많이 들었는데 이제 신인 딱지를 떼서 올해부터는 어깨가 더 무거워요. 이제는 ‘열심히’ 만으로는 안되고 정말 ‘잘 해야’ 잘 한다는 소리를 들을 테니까요.”

많은 이들이 그에 대해 궁금해 하는 것 중의 하나가 그의 이름이 진짜냐 하는 것이다. 재밌게도 실명이다. “큰 언니와 나이 차이가 15년이나 나요. 그래서 부모님이 늦둥이인 절 보며 공주처럼 예쁘게 자라라고 그렇게 지어주셨어요. 이름처럼 앞으로도 뮤지컬계의 빛나는 공주로 거듭나고 싶네요. 하하.” 시종일관 웃음과 유머가 넘치는 배우 윤공주의 2007년 한해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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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문화계 이사람을 보라] 3. 소설가 김중혁씨
입력: 2007년 01월 03일 18:03:10
 
사물에 대한 호기심, 전면에 드러난 대중문화 취향 등 그의 소설을 젊게 만드는 요소다. 사진찍기를 좋아하는 만큼 스스로도 포토제닉한 작가 김중혁씨.
그 ‘유명한’ 김중혁(36)을 만났다. 패서너블한 안경테와 언밸런스한 헤어스타일, 왼쪽 귀고리가 먼저 눈에 띈다. 추운 날씨에도 안에는 검정색 반팔 티셔츠를 입고 겉에는 카키색 점퍼에다 숄더백을 걸친 것이 소설가라기보다 팝아티스트처럼 보인다. 소설을 쓰면서 잡지사 기자로, 프리랜서로 다양한 글을 써왔던 경력 덕분에 자세는 낮고 행동은 민첩하다. 문단의 어떤 모임에서 부지런히 뛰어다니면서 사진을 찍다가 작가로서 멋진 인사말을 하는 그를 본 적이 있다.

소설가 김중혁은 새삼 주목을 요하지 않을 만큼 유명한 존재다. 지난해 3월 첫 소설집 ‘펭귄뉴스’(문학과지성사)를 낸 뒤 모든 게 달라졌다. 그의 작품은 ‘마니아적 취향으로 사물의 세계에 천착함으로써 한국문학의 인간중심주의를 깬 존재’ ‘디지털 문명이 인간의 감각을 바꾼 가운데서도 여전히 살아있는 아날로그 감성에 대한 조명’ 등의 찬사를 받았다. 대산문학상, 동인문학상, 한국일보문학상 등 주요 문학상의 최종 후보로 오르내렸다. 한 중견작가는 “신인들의 작품은 새롭기는 하지만 좋다는 생각은 안드는데 ‘펭귄뉴스’는 새로우면서도 좋았다”고 칭찬했다.

“등단 6년 만에 책을 냈는데 재미있는 한해였어요. 계간지에 한 편씩 발표할 때는 얻지 못했던 독자들의 관심과 반응이 실감으로 다가왔고요. 책이라는 물질이 자기질서에 따라 움직이는 것을 느꼈습니다.”

김중혁 소설에는 자전거, 라디오, 타자기, 전화 등 평범하면서도 비범한 것들이 등장한다. 지나간 추억이 올드 팝송이나 빛바랜 사물 속에서 반추되는 것처럼 작은 실마리로부터 농축된 이야기를 끌어낸다. 대중문화적 감성과 깊은 인생철학, 쿨한 서사와 예리한 감수성의 포착, 폭넓은 관심사와 집중력이 조화되면서 독특한 개성을 발휘한다.

실제로도 그는 학창시절부터 빌보드차트 100곡을 외우고 다녔던 음악광이자 요리, 여행, 영화, 미술 등 다방면에 걸친 박학다식과 취미를 자랑한다. 첨단 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컴퓨터 라디오 등 기계에도 관심이 많다. 일러스트도 직접 그린다.

“못해도 재미있다 싶으면 해요. 그림을 잘 못그렸는데 일러스트를 그리기 시작했어요. 왜 학교 다닐 때 책에다 낙서하는 애들 있잖아요. 제가 그랬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상상력과 글, 그림이 모두 들어간 낙서야말로 종합예술인 것 같아요.”

책을 읽다보면 영화를 봐야 하고 그럼 만화가 밀려 있고 좋은 전시도 많고…. 그는 놀 때가 가장 바쁘다. 그래도 그중 가장 재미있는 것은 소설쓰기다. 모든 경험이 그 자체로 흥미롭지만 소설쓰기라는 한 꼭지점으로 수렴된다. 그러면서도 항상 자기가 할 수 있는 것의 70%만 한다는 것이 그의 삶의 원칙이다. 그래야 남은 힘으로 뭔가 새로운 걸 할 수 있으니까.

그는 시로 문학에 입문했다. 경북 김천 중앙초등학교 4학년때 만난 가장 친한 친구 김연수(소설가)와 중·고교 문예반에서 시공부를 했다. 그후 계명대 국문과에 들어갔는데 4학년때 비로소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신춘문예에 여러차례 낙방했으며 2000년 계간 문학과사회에 ‘펭귄뉴스’를 내면서 등단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서울에 올라온 뒤 ‘페이퍼’ 등 잡지에 음악칼럼, 인터뷰를 썼으며 ‘리브로’ ‘베스트 레스토랑’ ‘트레블러’라는 전문지에서 기자로 일했다. 소설에만 매달리지 않은 이유는 억지로 쓰기보다는 쓰고 싶은 것을 쓰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여러 분야에 걸친 많은 경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청탁이 쇄도하면서 6개 단편을 쏟아냈다. 다음 소설집을 염두에 두고 의도적으로 음악을 소재로 한 작품을 썼다. 음악이 어떻게 우리의 섬세한 감정을 건드리는지, 왜 소리를 들으면 상상하게 되는지 등이 관심사다. 1~2편만 더하면 소설집을 묶어낼 수 있지만 거기서 멈췄다. 그 대신 지난 연말에 한 일간지 주말판 기자로 취직을 했다. 직장에 다니면서 꾸준히 장편을 쓰자는 생각이다. “소설집을 또 내는 것은 왠지 기만이라는 생각이 든다”는 그는 “내 단편을 좋아했던 사람들에게 장편을 선물하고 싶다”고 말했다.

“소설가로 각광 받으면서 더욱 소설에 매진해야 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했어요. 취직한다니까 주변에서 우려하는 분도 많았고요. 그러나 소설을 쓰자고 강박관념을 가지면 소설이 안써질 것 같고, 소설만 쓰기에는 바깥에 재미있는 일이 너무 많아요. 전업작가는 하고 싶지 않아요.”

그는 요즘 재미있는 책으로 자기 또래 작가들의 소설을 권한다. 이기호 박형서 편혜영 김애란 한유주 등에게 입사동기와 같은 느낌을 갖는다. ‘평생 같이 직장 다니면서 재미있게 놀아야지’ 하는 생각인데 그들이 커가는 걸 보면 샘도 좀 나고 뿌듯하기도 하다. 그래서 이런 생각도 해본다. 힙합에서 피처링(다른 뮤지션이 한 소절을 연주해주는 것)처럼 ‘내 소설에서 잔인한 부분은 편혜영에게 맡겨볼까’ 하는 엉뚱한 상상이다. 그러기 위해 좋은 인간관계를 맺는 것은 그의 새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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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처럼 - 신경림의 소리 내어 읽고 싶은 우리 시
신경림 엮음 / 다산책방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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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림 시인에게 참으로 고마웠다. 나의 시 읽는 방식, 나의 시 감상법이 틀린 줄 알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짧디 짧은 신경림 시인의 감상문이 내게 희망을 주고 소망을 주었다. 너의 감상법이 틀린것이 아니다. 잘 하고 있다. 그저 그렇게 마음에서 드는 생각들이 제대로 감상하는 거란다... 라고 위로하는 것 같았다.

신경림 시인은 오로지 자신만의 기준으로 시를 선택했고 자신만의 생각으로 시를 감상했으며 시인이 좋아하는 그림들을 집어 넣었다. (솔직히 그림은 시인이 좋아하는 화가들의 작품인지는 모르겠으나 웬지 시를 많이 닮은 그림들이기에 신경림 시인이 좋아할 것 같다. 맘에 들지 않는다면 함께 싣지도 않았겠지?) 매우 주관적인 선택과 선택된 시들의 향연이지만  정말 최고의 향연이며 풍성한 향연이다.

우리 학교 다닐 때 시를 어떻게 배웠던가, 한줄 한줄 밑줄 그어가며 이것은 무엇을 비유한 것이고 이 것에 숨겨진 의미는 무엇이다 등등 얼마나 분석하며 배웠던가. 그러다보니 시는 정말 재미도 없고 어렵기만 한 그런 분야가 되어버렸다. 언젠가 TV 문화프로그램에 나오신 김남조 시인이 하신 말씀 중에  어떤 수험생이 선생님의 이 시의 이 행의 뜻은 무엇입니까? 저는 이렇게 배웠는데 그게 맞나요? 라고 물었다고 한다. 그런데 선생님은 아무런 답도 해줄수가 없었다고 한다. 대체 감상에 정답이 어떻게 있을 수가 이겠는가!! 지금까지 살아오신 수많은 시인들은 자신들의 시가 그렇게 해부되고 분석되어 갈갈이 찢겨지고 문제로 만들어져 정답을 찾는 것으로 변질된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실까.... 얼마나 마음이 아프실까...

그래서일까! 신경림 시인은 감상에서 말을 아끼고 분석을 전혀 하지 않는다. 그저 신경림 시인의 마음만을 살짝쿵 내려놓을 뿐이다. 어쩌면 신경림 시인의 그 짧은 감상평 마저도 군더더기 일지 모른다. 또 다른 정답이라고 여길 독자가 있기 때문이다. 아~ 이시는 이렇게 느끼는 거구나..라고 말이다. 난 처음 꼭지 그냥 네 하얀 생애 속에 뛰어들고 싶어 부분은 신경림 시인의 감상평도 같이 읽었지만 그 다음부터는 시만 읽었다. 그리고 그림을 읽었다. 그리고 이동업 화백의 그림에 푹 빠져들었다. 다른 분들의 그림도 시처럼 간결하고 부연 설명이 없는 그림이였지만 이동업화백의 그림은 그야말로 시였다. 은은함이 출렁이고 파도가 되어 내 마음에 부딪혀 부서지는 느낌을 받았다.



시는 마음이 부자인 사람에게 어울리는 것 같다. 오랜 동안 곱씹을 수 있어야 하고, 오랜 동안 생각 할 수 있어야하고, 남는 것이 없어도 기뻐 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너무 바빠 마음이 메마른 사람들에게 이 책 처음처럼의 시와 그림들이 싱그러운 물줄기를 선사해줄 것이다. 얼마전 읽은 내려놓음도 좋았지만 내려놓아라 내려놓아라 라고 대놓고 말하지 않아도 내려놓게 만드는 짧은 싯구절과 그림들이 참 편안한 마음을 준다. 시는 그림으로 따지자면 풍경화나 인물화, 고전주의 낭만주의 뭐 이런 그림보다는 따뜻한 추상....에 비유될 수 있을 것 같다. 그냥 한눈에 봐서는 그 의미를 알기가 힘들고 이거 뭐야~ 라며 지나치기 쉬우나 곰곰히 가만가만히 살펴보면 그 안의 열정과 사랑과 에너지가 팍팍 느껴지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시낭송을 하며 내 목소리에 귀기울이는 너무나 행복한 시간을 가져봤다. 그리고 어떤것에도 얽메이지 않는 자유로운 감상을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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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우 치는 밤에
스기이 기사브로 감독 / 대원DVD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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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작년 4월 서울애니메이션센터에서 16일까지 상영이었고 내가 보러 간 날은 13일쯤! 곧 막을 내리기 일보 직전에 보고 왔었더랬죠. 깜찍한 메이와 끔찍한 가브 알콩달콩 우정이야기 일꺼라고 생각하고 봤는데 영화를 보면서 엉엉 울어버렸습니다. 목이 뻗뻗해져 아파올지경에 이르도록 울고 또 울었습니다.  그리고 사랑보다 진한 우정이라는 것이 저런거구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오랜 시간 기다려 DVD를 구입했습니다. 일본으로 여행을 간 언니에게 부탁해서 우리나라에 들어오기전에 후딱 구입을 해버렸습니다. 그리고 극장에서 보면서 그렇게 울어댔던 고 장면만 나오면 또 그렇게 마구 울어버립니다.  눈보라속에 갖혀서 먹을 것은 없고 메이의 나를 먹으라는 말에 잠시 먹을 것으로 메이를 봤던 가브가 자신을 쥐어박으며 안된다고 말하고 끝내 나갔다가 산사태를 맞게 되는 그 장면... 그 장면에서 두 사랑스런 친구들 때문에 내 가슴은 찢어집니다.

아무래도 내가 너무 눈물이 많은가봅니다. 아니면 심하게 감수성이 발달, 예민하던가... 저는 TV 드라마에서 사랑하는 연인들이 집안의 반대, 한 사람의 외도 뭐 이런것 때문에 헤어지는 것에는 사실 그다지 눈물을 흘리지 않습니다. 그러나 누구하나가 죽거나 아프거나 그러면 아주 쥐약입니다. 특히 가족에 대한 이야기에는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웁니다. (음....국제 경기대회에서 금메달 따서 애국가가 나올때나 시상식에서 상받는 사람이 울면 자동적으로 눈물이 나오기도 하지만...) 그런데 메이와 가브 이야기는 이런 저런 것을 떠나서 그 둘의 끈끈한 우정에 감동하여 눈물이 납니다.

아버지가 얼마전 돌아가신 친구와 함께 봤는데 그래서 인지 그 친구도 저도 목놓아 울었습니다. 영화가 다 끝나고 나와 퉁퉁 부운 서로를 보면 씨익 웃어보이며 영원한 우정을 다짐했습니다. 뭐 영원하지 않으면 어떻습니까. 함께 울고 함께 웃는 친구가 지금 내 옆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것이지요.

조카와 함께 본 만화영화가 토토로인데 참 즐겁게 보더군요. 아마 이것도 참 즐겁게 볼 것 같습니다. 언제 집에 초대해서 함께 봐야겠습니다.  조카 앞에서 울면 요것이 많이 놀릴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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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색해도 괜찮아 5 - 완결
권교정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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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권교정은 74년생. 나와 비슷한 연배의 작가다. 그래서인지 아주 많은 부분이 공감이 되고 특히나 일본 애니메이션이 나오는 부분에서는 이렇게 좋아하는 류가 비슷해도 되는거야! 라며 혀를 끌~ 하고 차게 된다.  사실 감수성의 공통점도 그렇지만 주인공 긍하의 상태(?)가 나와 너무 비슷하여 깜짝 놀랐다. 사실 마르고 다리가 이쁜 부분에서는 나와 전혀 딴 판이지만... ^^

긍하는 공부를 잘한다. 입학 성적이 전교3등. 평소 다른 아이들보다 그렇게 열심히 공부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수업시간이 아주 집중을 많이 하는 것도 아닌데 긍하의 성적은  상위권이다. 모의고사를 봤는데 40점이나 떨어졌다. 그러자 긍하는 지금까지 받은 자신의 성적이 진짜 자기 실력인지 자신이 없어졌다.  만화책이나 애니메이션을 보고 남는 시간에 공부했는데 성적을 유지했으니 자기 자신을 믿을수가 없었던 것이다. 처음으로 긍하는 자신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성적에 대해서 걱정이 되기 시작한다.

나는 1등은 단 한번도 해본적이 없다. 그렇지만 늘 성적은 상위권이었다. 중3이 되어 첫 모의고사를 봤을 때 성적이 참 좋았다. (반에서 2등? 반엣서조차 1등은 해본적이 없다. ) 그런데 두번째 모의고사는 30점 정도가 확! 떨어졌다. 그리고 그 다음 모의고사는 다시 40점 상승... 담임도 걱정했고 나도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대체 어느 쪽이 진짜 나인지 알 수 없었던 것이다. 최악의 마지막 시험은 중학교의 대미를 아주 엉망으로 장식해주었다. 이런 일을 겪은 나로써는 긍하에게 몰입하기가 아주 쉬웠다. 게다가 예쁜 캐릭터는 아니고 평범한 캐릭터이지 않은가...

귀를 기울이면 OST 얘기가 나온다. 컨츄리 로드를 멋지게 불러재끼던 주인공 시즈쿠와 음악시험을 보던 긍하의 목소리가 닮았다는 얘기도 나온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만화 영화가 토토로와 귀를 기울이면 인데 이 만화책에서 살짝 살짝 건드려주니 어찌할 빠를 몰랐다. 긍하의 책꽂이에 보면 우리집에 있는 지브리 스튜디오에서 나온 모든 만화영화들이 꼽혀져 있다. 거기에 공각기동대에 아키라까지....

이 책을 읽은지는 꽤 오래전이다. 긍하의 캐릭터나 귀를 기울이면에 대한 이야기 다 생각나는데 도대체가 만화 제목이 생각이 나지 않는 것이다. 다시 한번 읽고 싶었는데 도대체 제목이.... 그러다가 작년 크리스마스인가? 무한도전에서 하하가 정형돈에게 이 책을 선물하는 장면에서 맞다! 저 책이야~ 하며 생각이 난 것이다. 그래서 지체 없이 구입했다. 이제 다시는 잊지 않으려고.. ^^

만화의 그림은 그렇게 세련되고 이쁘지 않다. 에피소드들이 아주 많지도 않다. 요즘 만화들처럼 중,고딩들의 키스가 보편화 되어 있지도 않다. 그러나 나의 감수성에는 이 만화책이 정도가 학원물로는 딱이다.  내가 너무 촌스러운건가. 나의 이 촌스러운 입맛에 딱 맞는 만화책 어색해도 괜찮아. 구입 후 읽고 또 읽는다. 밤마다... 서른살이 훌쩍 넘은 아줌마가 고1이 되어 학교를 다니는 기분으로, 너무 잘 생겨서 멀리서만 바라봐도 영광일 듯한 친구가 내게 말을 걸고 나의 남자친구가 되는 기분으로 살짝 아리고 살짝 설레면서 그렇게 밤마다 읽고 또 읽는다. 주책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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