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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우 치는 밤에
스기이 기사브로 감독 / 대원DVD / 2006년 9월
평점 :
품절
작년 4월 서울애니메이션센터에서 16일까지 상영이었고 내가 보러 간 날은 13일쯤! 곧 막을 내리기 일보 직전에 보고 왔었더랬죠. 깜찍한 메이와 끔찍한 가브 알콩달콩 우정이야기 일꺼라고 생각하고 봤는데 영화를 보면서 엉엉 울어버렸습니다. 목이 뻗뻗해져 아파올지경에 이르도록 울고 또 울었습니다. 그리고 사랑보다 진한 우정이라는 것이 저런거구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오랜 시간 기다려 DVD를 구입했습니다. 일본으로 여행을 간 언니에게 부탁해서 우리나라에 들어오기전에 후딱 구입을 해버렸습니다. 그리고 극장에서 보면서 그렇게 울어댔던 고 장면만 나오면 또 그렇게 마구 울어버립니다. 눈보라속에 갖혀서 먹을 것은 없고 메이의 나를 먹으라는 말에 잠시 먹을 것으로 메이를 봤던 가브가 자신을 쥐어박으며 안된다고 말하고 끝내 나갔다가 산사태를 맞게 되는 그 장면... 그 장면에서 두 사랑스런 친구들 때문에 내 가슴은 찢어집니다.
아무래도 내가 너무 눈물이 많은가봅니다. 아니면 심하게 감수성이 발달, 예민하던가... 저는 TV 드라마에서 사랑하는 연인들이 집안의 반대, 한 사람의 외도 뭐 이런것 때문에 헤어지는 것에는 사실 그다지 눈물을 흘리지 않습니다. 그러나 누구하나가 죽거나 아프거나 그러면 아주 쥐약입니다. 특히 가족에 대한 이야기에는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웁니다. (음....국제 경기대회에서 금메달 따서 애국가가 나올때나 시상식에서 상받는 사람이 울면 자동적으로 눈물이 나오기도 하지만...) 그런데 메이와 가브 이야기는 이런 저런 것을 떠나서 그 둘의 끈끈한 우정에 감동하여 눈물이 납니다.
아버지가 얼마전 돌아가신 친구와 함께 봤는데 그래서 인지 그 친구도 저도 목놓아 울었습니다. 영화가 다 끝나고 나와 퉁퉁 부운 서로를 보면 씨익 웃어보이며 영원한 우정을 다짐했습니다. 뭐 영원하지 않으면 어떻습니까. 함께 울고 함께 웃는 친구가 지금 내 옆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것이지요.
조카와 함께 본 만화영화가 토토로인데 참 즐겁게 보더군요. 아마 이것도 참 즐겁게 볼 것 같습니다. 언제 집에 초대해서 함께 봐야겠습니다. 조카 앞에서 울면 요것이 많이 놀릴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