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게 한달에 한번은 확.....저지르게 된단 말이지..

오늘 내가 저지른 총금액은 98000원...

이제 담달까지....자제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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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사마천 > 돈에 대한 관점을 바꾸는 좋은 책들의 백화점
부자들의 개인 도서관 - 돈버는 모든 원리가 숨어 있는곳
이상건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5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이가 발달하지 않은 유아들에게 여러 영양소를 섭취시키기 위해서 이유식이라는 상품이 있다.
이 책은 마치 재테크의 이유식과도 같은 목적을 가지고 만들어진 작품이다.
스스로 소화하기 어려운 좋은 책들을 잘게 잘게 씹어서 먹기 좋게 만들어 놓았다.
원래 남의 조력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독서는 좋지 않은 것이지만 이 책은 꽤 높게 평가할만하다.
작자가 그만큼 공을 들여서 자기의 주견을 가지고 정리해냈기 때문이다.
그 차이는 단순한 책의 요약이 아니라 목적에 맞는 재구성이다.

대박에 이르는 황금지도를 쫓지말고 지식을 꾸준히 쌓으라는 충고부터 시작하여
자본주의의 기본 원리를 깨우치는 것,
경쟁을 회피하며 이익을 볼 수 있는 산업에 투자한 것이 버펫을 만들었다는 통찰 등
길게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풀어나간다.
특히 재미있게 원리를 풀어가며 다양한 사례를 들어가는 것이 좋다.
경쟁 보다 차별화가 좋다는 점을 들면서
개그맨 남희석도 무한경쟁을 회피하며 독자적 영역을 구축해서 롱런하도록
전략을 구사한다는 것도 재미있었다.

읽다보면 여러가지 투자원리가 나온다.
인플레를 통해 나중에 줄 돈을 줄여버리는 보험에 들 돈으로
차라리 보험사 주식을 사는 것이 좋다는 주장.
강남과 여의도, 시청주변을 지나지 않는 7호선 역세권은 별로고
차라리 9호선이 낫다는 분석,
공급이 자유로운 오피스텔보다는 아파트가 투자가치가 높다는 점이나
할인점의 마수에 보다 자유로운 소규모 단지 상가투자가 더 낫다는 점 등
분석 중에서 버릴 것이 별로 없다.

생활 주변의 모습을 잘 보았던 저자의 시야지만 좁게 우리 주변에 머물지 않고
역사적으로 수백년을 오가며 인간 욕망의 불변함을 보여준다.
아울러 부를 쌓기로 유명한 대표적인 민족인 유태인과 중국인에 대한
민족성 고찰도 나오고 예술가,경제학자가 보여준 투자가로서의
면모도 드러낸다.

그 하나 하나가 버릴 것없이 유익한 말들이다.
부정한 행위의 댓가로 자녀를 최고급 유치원에 보낼 수 있도록
힘써달라고 요구했다는 어느 유태인 애널리스트의 모습도 특이하다.
이런 면모들을 통해 작가는 유태인에 삶을 통한 깊이 있는 교훈을 준다.

가난하게 죽어간 고흐나 고갱보다는 (참 둘은 동거까지 했던 친구였다)
많은 여인과 부를 누렸던 피카소의 모습이 더 좋지 않은가 하는 주장도 일리 있고.
예술에 대해서도 마케팅 원리를 적용해
고객의 허영심리를 자극했다는 루벤스의 활동에 대한 분석도 좋다.

학생들 앞에서 모든 것을 아는 것처럼 뻐기지만 이 책의 저자에게
요즘 돈되는 것은 뭐냐고 물어오는 경제학 교수를 답답하게 보면서
현실자본주의에 더 잘 적용된다는 점을 입증하면서 투자를 성공시켰던 
케인즈가 위대하다는 주장도 동감할 수 밖에 없다.

이상건씨의 책은 이것말고도 이전에 나온 것들을 거의 읽었는데 실망한적은 없다.
참 한가지 짚고 넘어갈 것은 증권투자대회에서 우승한 사람의 매매기록을 가지고
책을 대필해주고 300만원 받았는데 이게 15만부가 팔려나가는 대박이었다고 한다.
바꾸어 말하면 무슨무슨 비법이라는 이름을 달고 나오는 많은 책들이 이런 수준에 머무른다.
작가 또한 투자도 잘 모르던 자신의 필봉에 빠져들어 돈을 잃고만 수많은 독자들에게
뼈저리게 사죄하면서 이글을 만들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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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마태우스 > 우리 가족을 구한 알랭 드 보통
프루스트를 좋아하세요
알랭 드 보통 지음, 지주형 옮김 / 생각의나무 / 2005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 좋은 리뷰가 세상을 바꾼다고, 100만원의 상금이 걸린 리뷰 이벤트가 진행 중입니다. 그와 무관하게 리뷰의 개념을 바꿀만한 초현실 리뷰를 하나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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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랭 드 보통의 <프루스트를 좋아하세요>를 읽지 않았다면 난 오늘 하루를 망쳤을 뻔했다. 나 뿐만 아니라 생신을 맞은 할머니와 어머님까지도.


드 보통이 든 여러 유형의 환자 중 한가지만 인용해 보자. 매우 무식한 사람이 있다. 무식을 보상하기 위해 그녀는 “모든 것을 아는 척하는 습관을 얻게 되었다” 모르는 게 나오면? “만물박사 특유의 공황이 발생한다... 하지만 놀란 것처럼 보이지 않으려고 한다...” 마치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듯이 대답을 하고. 드 보통은 여기에 해결책을 제시하는데, 그건 잠깐 동안 고통스럽다고 하더라도 체면을 버리고 모르는 것을 묻는 것이라고 한다. 자신의 부족함을 솔직히 인정하고 더 나은 해결책을 얻으라는 보통의 말이 오늘따라 절실하게 들렸던 건 내게 행운이다.


할머니 생신이라 별로 비싸지 않으면서 근사한 곳-용산에 있는 양평해장국-에 가서 저녁을 먹기로 했다. 난 퇴근버스를 탔고, 버스는 오늘따라 밀렸다. 7시 반까지 집에 간다고 했는데 늦을 거 같아 지하철에서 엄마한테 전화를 드렸다.

“엄마, 저 십분만 늦을께요”

그랬더니 어머님이 하시는 말씀, “그냥 집에서 먹자!”

우리 어머님, 항상 이러신다. 당장 귀찮아서 이러시는 것 같은데, 오늘은 할머니 생신 아닌가.

“아이, 그러지 말고 갑시다. 오늘 할머니 생신이잖아요”


집에 갔더니 어머님은 또 이러신다.

“용산까지 언제 가냐. 그냥 이 근처에서 사먹자. 친구가 소개해 줬는데 설렁탕 맛있게 하는 곳이 있어”

나, 원래 욱하는 성질이 있다. 나름대로 이벤트를 준비했는데 이렇게 호응이 없으면 삐져 버린다. 삐지면? 밥을 안먹는다고 하고 친구를 불러내 술을 마셔버린다. 하지만 엄마의 시큰둥한 반응에도 내가 집 근처 식당을 가는 데 동의한 것은 순전히 드 보통의 책을 읽었기 때문이다.

첫 번째 길. 밥 안먹어!--> 친구랑 술마셔--> 엄마, 할머니 속상해한다. 내 몸 망가진다. 나도 속상하다.

두 번째 길. 엄마 말을 들어--> 맛이 없더라도 축하해 줘--> 엄마, 할머니 기뻐한다. 이 길이 훨씬 상책임은 말할 것도 없다.


89세의 할머니와 배가 고픈 나, 그리고 엄마는 엄마 친구분이 권유해 준 식당을 향해 걸어갔다. 이런, 그곳은 원래 보신탕집이었고 지금은 설렁탕을 파는, 아니 설렁탕 뿐 아니라 오만가지 요리를 다 파는 곳이었다. 손님이라곤 딱 두명, 넓은 테이블이 훵하니 비어 있다. 평소에도 그럴진대 오늘은 할머니 생신, 그런 데서 대접하고 싶은 마음이 쥐꼬리만큼도 없었다. 다시금 삐진 티를 냈다. “차라리 집에 가서 먹죠. 라면 먹을래요”

결국 엄마는, 모레네 설렁탕을 타협안으로 내세웠다. 평소 같으면 이미 늦었다. 난 삐진 후기 때문이다. 하지만 난 엄마 말씀을 좇았다. 왜? 드 보통의 책을 읽었으니까.

첫 번째 길. 라면 먹는다--> 엄마, 할머니 속상해한다--> 밥까지 말아먹으니 엄청 살찐다

두 번째 길. 모레네 설렁탕을 간다--> 겁나게 맛있다--> 김치도 한통 작살낸다--> 우리 모두 뿌듯하다. 이 길이 훨씬 상책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그래서 난 사람들로 바글바글한, 그래서 맛있는 식당이라는 느낌을 주는 모레네 설렁탕에서 고기 반, 국물 반인 설렁탕을 먹으면서 김치 한통을 작살냈다. “여기 김치는 정말 맛있어” 이래가면서. 조금 남기셨지만 할머니 역시 맛있게 드셨고, 우린 집에 와서 내가 사온 케이크로 해피버스데이 노래를 불렀다.

“할머니, 올해는 89세라 초가 많이 필요한데요, 내년에는 아홉 개만 있으면 된다구요”

크라운 베이커리 생크림 케이크를 먹으면서 할머니는 “고맙다. 니들 덕분에 호강한다”를 연발하셨다. 한손에는 내가 드린 용돈을 쥐고서.


다시 말하지만 이 모든 게 다 드 보통의 책을 읽었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삐진다고 내키는대로 행동할 게 아니라, 드 보통처럼 각각의 경우에 어떤 득실이 있는지를 따져서 행동해야겠다. 내가 이 책에 고마워하는 이유다.


사족: 그나저나 엄마는 왜 그렇게 외식을 싫어하셨을까. 집에 왔을 때 난 그 이유를 알았다. 엄마는 내가 차를 넣는 동안 먼저 들어가서 잠깐이라도 <굳세어라 금순아>를 보시겠다고 뛰어올라가셨고, 케이블에서 내일 재방송을 하는데 채널이 몇 번인지 아냐고 내게 물으셨다. 그러니까 엄마가 시큰둥했던 건 순전히 금순이 때문, TV가 바보상자고 드라마가 국민 의식을 저하시킨다고 그러지만, 드라마의 폐해가 이정도까지 심각할 줄은 몰랐다. 엄마 나빠요! 초현실주의 리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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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에게 (무삭제판) - 할인행사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 자비에르 카마라 외 출연 / 에스엠픽쳐스(비트윈) / 2004년 5월
평점 :
품절




처음 영화를 보았을때는 참 묘한 영화다 라는 느낌이였고 두번째 영화를 보았을때는 마냥  슬펐고 세번째 이 영화를 다시 보았을때 이거 참 예술이다.....라는 느낌이였다.

처음 이 영화를 보았을때는 그냥 가벼운  사랑 영화려니 하면서 보았다. 그런데 묘한 분위기의 남자가 나와 투우사를 사랑하더니 이내 식물인간이 되어버린다. 병원에 와보니 남자 간호사가 지극정성으로 식물인간이 된 여성을 돌보고  있다. 영화는 천천히 느리게 흘러 간다. 그러다가 남자 간호사가 보러간 영화 [연인이 줄었어요 : Shrinking Lover] 그 영화의 장면이 나에게는 너무 충격이여서 영화가 끝나고 난뒤 이영화가 어떤 내용이였는지 어떤 감정으로 영화를 봐왔는지에 대해서는 다 잊어버리고 말았다. 그냥 머리위 허공에서 그영화의 마지막 장면만이 둥둥 떠다닐뿐이였다. 얼마전에 어떤 리뷰를 읽다가 나처럼은 아니지만 그영화속의 영화에 깊은 인상을 받은 분이 올려놓은 사진과 글을 보고 조금은 무뎌지고 왜 그 영화를 넣었는지에 대한 이해도 되었다. 아래 사진은 알프레드 큐빈의 작품입니다.



두번째 이 영화를 보았을때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아나운서의 친구가 이세상을 떠났을때 그녀가 적은 글때문에 다시 한번 이영화를 보게 되었다.

이 글은 mbc 김지은 아나운서가 고 정은임 아나운서가  병상에 누워있을때 그녀의 회복을 빌며 썼던 글이다.

Hable con ella   그녀에게 (말을 해)  상영시간보다 늦은 나는 우연히 뒷쪽에 앉아있는 언니와 만났지
"처음부터, 처음부터 꼭 봐야했는데.."  10번도 넘게 언니는 그 얘기를 했지.
언니, 미안해, 아직도 그 앞부분을 다시 못 봤어.

12년전 반포로 가는 좌석버스에서부터 또 두려움에 떨며 몰던 기름이 다 떨어진 차안에서
우리는 가장 기쁘고 가장 힘들었을 때, 그리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평범한 날에도 함께했어.

우리는 서로 미워하고 질투하고  부러워하고 좋아했어, 서로를. 여느 자매와 다를바 없이.
사고나기 3시간 전의 통화.  "지은, 세수대야말고 다른 거 사주면 안 될까?"

전날의 점심. 어머니와 아들 얘기를 했지. 사랑하는 남편의 사려깊음에 대해서도.
매운 거 잘 못 먹는데, 그 날 매운거 시켜서 미안해.

일주일 전의 또 다른 점심. 12년동안, 우리가 함께해온 작은 역사를 얘기하면서..
the story of us의 명대사, it's our history!를 얘기하면서 처음으로 우리의 자매애에 대해 얘기했잖아.
그 날 그 큰 식당에서  사람들이 쳐다보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둘이 코가 빨개질 때까지 울다가 웃다가 시켜 놓은 타코와 샐러드를 하나도 먹지 못했어.

언니, 그 날 내 얘기로 언니를 울려서 미안해.
언니에 대한 모든 뉴스, 신화..그런 건 다 소용없어.

"지은,우리 팔짱 끼고 걷자"며 나를 꽉 안던 언니, 그 뛰던 심장,
우리 둘의 작은 이야기들안에서 살아있는 언니만 중요해.

마음여리고 착한 언니는  지금 우리를 더 염려하고 있겠지..
사랑이 너무 많으면서도 부끄러움때문에 잘 표현하지 못했던..
언니.
언니,
잘 해낼거야. 제발. 부디.

그녀에게 말을한다, 매일 매일.
그녀의 얼굴을 보며,  그녀의 강한 의지를 보며 그녀에게 말을한다.

일어날거야.

꼭.

이 글을 읽으면서 울고 이 글을 읽고 다시 영화를 보면서 또 내내 울었다. 그리고 나도 늦지 않게 내 주위의 사람들에게 더 잘해줘야지 해줄수 있는것 해줘야지 생각했던것 같다. 얼마전 김지은 아나운서의 미니홈피에 그녀의 사진이 올려져 있었다. 여전히 그립다는 글과 함께...



어느 날 새벽, 그녀가 남긴 방명록.
이렇게 밤을 새고 난 새벽이면.  어김없이 그녀는 그리움으로 똑똑 노크한다.
잘있니? 지은아!

여전히 명랑한 목소리지만,  그 커다란 눈에는 눈물이 맺혀있다.

떠나기 3시간 전 통화.  "지은아, 너를 위한 램프..."

언니가 실은 나의 램프였다는 걸... 지금은 알고 있겠지..


세번째 이영화를 보았을때는 피나 바우쉬를 알고 난 후였다. 김경의 책 뷰티풀 몬스터에서 정말 짧게 언급되어있던 흰머리가 아름답다던 피나바우쉬에 대한 글 때문이였다. 그녀가 누구인지 찾아보고 한국에 와서 공연한다는 소식도 접하고 무엇보다 그녀에게 라는 영화의 시작과 끝을 장식했던 그 알수 없는 무용극이 그녀의 것이라고 하기에 다시한번 보게 된것이다.  연극의 시작에 나왔던 무용극은 카페 뮐러 말미에 나왔던 무용극은 마주르카 포고이다. 마주르카 포고는 2003년 우리나라에서 공연 된적이 있다고 한다. 그녀에 대해 알고 나서 또 그녀의 작품을 내눈으로 실제로 보고 나서 그 영화를 다시 보았을때 카페 뮐러는 그냥 난해한 무용극이 아닌 지금 이 남자들의 현 상태를 그대로 보여주는 이래 저래 어쩔수 없는 처지의 모습이였고, 마지막 마주르카 포고의 무용극은 다시 살아난 생명력에 대한 아름다움을 노래하고 있었다. 이런 저런 자료들을 찾아보며 다시 본 그녀에게는 나에게 처음 봤을때의 그 충격과는 다른 아름답고 슬픈 그런 사랑 노래, 시 같은 영화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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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첩 리철진 - [할인행사]
장진 감독, 유오성 외 출연 / 에스엠픽쳐스(비트윈) / 1999년 9월
평점 :
품절


 

대학 4학년 시절. 울 대학 학생회관 앞에는 언제나 헌혈차가 서있었다. 나도 대학시절 통틀어서 20차례 정도의 헌혈을 한것 같다. 어쨋든!! 헌혈을 하면 극장표를 주었고 가끔 돈이 없을때 영화가 보고싶으면 헌혈을 하곤 했었다. 99년 5월!  나는 휴학을 했던 탓에  동기들은 모두 졸업을 하였고 후배들과 함께 수업을 듣고 있었다. 후배들과 오전 수업을 마치고 기분도 꿀꿀한데 영화 보러가는게 어떴냐며 뜻을 모았다. 나를 포함 총 4명이 있었는데 한명은 문화상품권이 있었고(그당시 극장요금은 5000원이었다) 2명은 헌혈로 받은 영화권이! 그래서 한명이 급히 헌혈을 하고 우리는 시내 극장으로 향했다. 대략 시간 맞는 영화가 간첩 리철진! 전에 장진 감독에 대한 기사도 읽은 적이 있고 평판도 좋은 감독이라기에 극장으로 들어갔다. 낮 3시쯤이였는데 극장에 손님이라고는 우리 4명이 전부였다. 난 후배들에게 "얘들아~ 오늘 내가 이극장 전세냈다. 편하게 봐라!" 라고 농을 던졌다. 극장 주의 강아지가 극장안으로 들어왔는데 아무도 기분나빠하지 않았다. 오히려 강아지를 안고 영화를 봤다.

여기저기 리뷰를 뒤적거리다가 보슬비님의 리뷰를 보니 대학 시절의 추억이 생각나서 리뷰를 적어본다. 간첩 리철진을 처음 접한 내 느낌은 처음은 신선하다! 였고 마지막은 이거 무슨 판타지 영화냐! 하는거였다. 우리나라에서 간첩으로 살아가는 박인환 아저씨와 정영숙 아줌마. 이제 어느정도 남한의 생활에 익숙해져 버렸다. 그냥 이대로 살아가도 무관할것 같다. 그런데 북에서 간첩이 하나 내려온거다. 유오성. 정말 큰일을 벌이러 왔는데 4인조 택시강도에게 물건을 도난당한다. 그 4인조 택시 강도의 구성을 살펴보면 정규수, 임원희, 이문식, 정재영이다. 지금 정말 우리나라 영화를 책임지는 내로라 하는 배우들이 아닌가. 그때는 정말 배꼽잡히게 웃기기만하고 사실 머리속으로 뭐 이런 요상한 영화가 다있어 말이돼~ 라고 하면서 봤는데 그것이 바로 진정한 장진식 유머였고, 그것에 아주 적합하게 연기한 이들이 저들이였던 것이다. 뭐 설정도 그렇고 살짝의 갈등과 아픔도 그렇고 여러가지로 잘 만들어졌는데 언제나 늘 느끼는 거지만 영화 막바지에가서는 왜이리 영화들이 뒷심이 부족한지...  여튼 굉장히 현실적인  영화로  가다가 손금을 옮기는 마지막 부분에서는 그냥 너무 퐝당~~ 하다 라는 마음만 갖게 될 뿐이였다. 지금도 그 부분은 왜 꼭 그래야만 했는가!! 라고 의문을 갖는데 얼마전에 본 [박수칠때 떠나라]를 보니 혹 장진이 바라는것이 그런건가! 이건 영화다! 현실이 아니다! 를 관객으로 하여금 깨닫게 하려고 그렇게 판타지 같은 것들을 마지막에 집어 넣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 영화를 보다보면 작은역에도 최선을 다했던 그들이기에 오늘날의 그들이 있지 않나! 생각하게 된다. 이 영화 볼때 가장 이상했던것이 다 늙어 보이는 고삐리였는데 그가 바로  신하균이다. 아무리도 봐도 20대 후반은 되어 보이는데 고딩이란다. 볼때 어디서 저런 배우를 갖다 썼나! 그랬는데..ㅋㅋㅋ 지금 얼굴이랑 그때 얼굴이랑 어째 똑같은거 같다. 회춘을 하나..ㅋㅋ  간첩 리철진!! JSA 보다 더 먼저 남북간의 문제를 화해! 라는것에서 푼 영화가 아니였을까 싶다. 지금은 장진식 유머가 너무 잘 먹어주고 있는데 그당시에는 시대를 잘 못 만나 흥행에 참패한것이 아닌가 싶다. 멋진 영화 재미있는  영화..그러나 아쉬운 영화! 간첩 리철진! 올만에 다시금 되새기게 해준 보슬비님께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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