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포인트 : 디지팩 한정판
공수창 감독, 감우성 외 출연 / 아트서비스 / 2004년 11월
평점 :
품절


한국영상자료원에서 하는 교양강좌 "영화 뿌리에서 줄기까지" 를 신청했다. 부천국제영화제에서 만나 인연을 맺게 된 단편영화 감독님과의 인연으로 수강하게 된 이 강좌의 첫날 강의자는 알포인트의  공수창 감독님이다. 이야기 구조에 대해서 강의를 하실껀데 이분의 영화를 미리 봐두는게 수업에 도움이 될것 같아 영화를 보게 되었다.

공포영화라면 아주 치를 떨듯 싫어해서 볼륨은 아주 작게, 화면도 절반만 설정해서 최대한 공포감을 줄여가면서 영화를 감상했다 (그래서 내겐  그나마 덜 무서운 공포영화였다 ^^;;;) 정일병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을 때 다시 영화를 돌려 봤다. 아..아홉명이였구나.  곳곳에 숨어있는 각 개인의 심리상태와 대립관계들을 살피면서 영화를 보느라 돌려보기를 반복했다.

마지막 깨끗히 치워진 오래된 별장, 그리고 눈먼 오병장의 주절거림... 첫 장면과 오버랩된다. 유일하게 살아남았던 대원도 눈을 다치지 않았던가. 어쩌면 피를 묻히지 않은자여서 오병장이 돌아간 것이 아니라 보지 못하기 때문에 돌아 갈 수 있었던건 아닐까?

우리는 보이는 것에 대해서는 확신한다. 예수님의 옆구리와 못박힌 손을 보고 만져본 제자들이 그제서야 예수님의 부활을 믿었듯, 아주 오랜 옛날부터 그래왔다. 보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좀체 믿으려 하지 않는다. 이건 이성의 발달 차원이 아니라 아주 초보적인 습득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뚜거우니까 만지지마라!! 라고 여러번 이야기해도 뜨거운 것에 다가가는 아이가 뜨거운 것을 직접 만져보고 그 뜨거움을 직접 느끼게 되면 손을 갖다 대주려 할때 뒤로 빼는 것처럼 말이다.

알포인트의 대원들은 그랬다. 귀신에 대해서 별로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러나 귀신을 본 자들은 두려움에 떤다. 보지 않은자와 본자의 두려움의 차는 매우 크다. 주인공 최중위! 아무리 애써봐도 한밤중에 가게 된 프랑스인들의 집단 공동묘지는 그에게 충분한 공포감을 주었을 것이다. 죽어갈때도 아마 그는 자신보다는 그 귀신에게 조준했는지도 모른다. 눈에 보이기 때문에 그렇게 된것이다.

눈이 먼 오병장은 알지 못한다. 시체들이 어떻게 치워졌는지, 그곳에 자신만 남아있는지.. 눈먼자는 돌아 갈 수 있다. 아무것도 보지 못했기때문에 아무것도 말할수 없고 아무것도 믿지 않기 때문이다. 귀신은 믿는자에게 크나큰 공포를 안겨다준다. 지금 이글을 쓰는데 갑자기 핸드폰 알람이 울린다 깜짝아...나 귀신 믿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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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6-07-29 1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영화 재미나게 봣어요

이쁜하루 2006-07-30 05: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요~~ ^^ 좋은 영화는 이상하게 제때 못보고 우연한 기회에 보게 되는것 같아요 ^^
사랑도 영화도 다 때가있나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