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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 ㅣ Art & Ideas 2
로버트 래드퍼드 지음, 김남주 옮김 / 한길아트 / 2001년 10월
평점 :
나는 달리를 모른다. 재작년 예술의 전당 달리 탄생 100주년 기념으로 열었던 전시회를 통해서 아~ 저 입술의자를 처음 만든사람이 달리구나..뭐 이정도 알았을 뿐... 그런데 사람들이 난리다. 달리 달리..한다. 진품이다, 가짜다... 뭐 이런 시비에도 휘말리기도 하고..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대체 달리가 뭐하는 사람이야? 그래서 이 책을 집어 들었다. 다빈치에서 나온 책을 구하려고 했는데 도서관에 비치 된 책이 이 책 뿐이라 어쩔수 없이 이 책을 읽었다. 아니 읽었다기 보다는 보았다라고 해야겠다. 윗틈 아랫틈도 없이 편집된 책 덕분에 글 읽는것이 곤욕 스러워 사진과 그림 위주로 책을 보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그의 삶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던 초현실주의에 관한 부분은 꼼꼼하게 읽으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조금은 달리가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되었다. 그냥 달리의 삶을 무미건조하게 쭈욱~ 늘어놓은 책이라서 오히려 방해 받지 않고 달리라는 인물을 아는데는 참 좋은 책이라고 여겨졌다. 특히나 수많은 자료 사진들이 책의 격을 한층 올려준다. (솔직히 편집은 꽝~~ 입니다)
달리에 대해 전혀 아는바가 없었기에 책을 통해 만난 달리의 삶은 그야말로 영화같은 삶이였다. 평범한 삶을 거부하고 뭔가 새로운것을 모색하려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중에서 가장 인상적이였던 건 자신의 생각을 회화로만 나타내는것에 부족함을 느껴 만든 [안달루시아의 개] 나 [황금시대]와 같은 영화작업과 아내 갈라와의 사랑이였다. 노년의 두 부부의 사진이 여전히 "우리 사랑은 건재해요" 라고 과시라도 하는 듯 실려있었다. 달리의 팝아트의 시작은 죽은 형의 초상을 그린 1963년의 작품부터라고 볼 수 있는데 초현실주의 그림에 비해서 조금은 가벼워 보였는데 상업적으로 많이 물들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달리에 대한 자료는 인터넷 검색창에 [살바도르 달리]만 치면 수없이 쏟아져 나온다. 그럼에도 이 책을 권하고 싶은건 좀더 객관적인 시각에서 달리를 볼 수 있기 때문이고 엄청난 양의 자료들이 집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회화뿐 아니라 영화, 패션, 디자인 분야 등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달리의 독특한 시각과 끊임없이 새로움 추구하는 그의 삶의 열정을 본받고 싶다. 그러나 제정신으로는 차마 못할 것 같은 요사스러운 행위들은 여전히 나의 것이 아니여서 거부감이 든다. (갑자기 낸시랭이 생각나는 까닭은? ^^;; ) 작품으로만 만나는 미술가도 좋지만 삶의 이야기와 함께 하는 미술가의 작품 세계는 그 재미가 훨씬 크다.

예술의 전당 전시회에서 매표소로 사용한 저 작품이 이 책의 표지그림이다.